이리니 연재/* 진짜 쓰고 싶었던...

연애 초보, 꼭 수강해야 할 과목 - 2강. 역사

이리니 2012. 8. 20. 06:30


살면서 이런 질문들을 참 많이 받았다. 


"이럴 때, 그 남자의 심리는 뭐죠...?"

"저럴 때, 그 여자의 심리는 뭘까요...?"


지금도 세상 이곳저곳에서, 인터넷의 방방곡곡에서 사람들은 저 심리라는 단어를 남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참 궁금하다. 


사람들은 과연 저 '심리'하는 말의 의미를 알고는 있을까?

사람들은 과연 저 '심리'라 하는 것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는 알고 있을까?

사람들은 과연 저 '심리'의 작동 원리와 방식은 알고 있을까? 


여러분들은 어떤가? 아마도 그냥 말 그대로 관용적으로 사용하고 계실 것이다. '봉창 뜯는 소리'라는 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도, 정확히 무얼 의미하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쌩뚱맞은'이라는 말을 대신해 쓰는 것처럼 말이다. 솔직히 남녀사이는 물론 자신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이 '심리'라는 것에 대해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보시길 권해 드리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안에서 꿈틀거리는 바로 자기 자신의 심리에게 잡아 먹히게 될지도 모르니까...  



질문을 조금 세밀하게, 그리고 현실에 한번 맞춰보자.


김여사. 참으로 유명한 분이다. 왜 여자들은 상대적으로 남자에 비해 운전을 못할까...?

왜 남자들은 그토록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이며, 상대적으로 여자들은 드라마에 열중하는 것일까...?

왜 남자들은 논리와 사고를 중시하는 반면에, 여자들은 감정과 느낌을 중시하는 것일까...?

왜 남자들은 액션, 전쟁 영화를 선호하는 반면, 여자들은 멜로 영화를 선호하는 것일까...? 


위 질문들은 얼핏보면 별거 아닌듯 보인다. 그 답을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시답잖은 무언가로 비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언컨대, 위 질문들의 안쪽 깊숙한 곳에는 열쇠가 있다. '남자의 여자에 대한 이해', '여자의 남자에 대한 이해'의 열쇠 말이다. 여기 오신 분들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아마 일부는 이 열쇠를 찾고자 오신 분들일거라 믿는다. 


그런 분들만 함께 가자. 

드래곤 볼 7개[각주:1]를 모으러 가는 손오공의 심정으로, 그 열쇠를 찾아 떠나보자.




01. 아담과 이브의 후손들


아담과 이브



아시다시피, 아담이 사고를 쳤다. 쪼잔한 신(神)이 에덴 과수원에서 애지중지 기르던 과일 하나를 따먹곤 쫓겨난 것이다. 사고치고 쫓겨난 주제에, 여전히 아랫도리의 힘은 왕성했던지 후손들을 낳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어디에? 지구에. 천국같은 에덴동산에서 낳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필이면 이 척박한 지구에 후손들을 싸지른 것이 모든 문제의 발단, 인간고(人間苦)의 시작이 되었다.


사실 이 당시, 다시 말해 인간들이 지구에 느닷없이 나타난 시기에 그들이 정확히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학자들의 말을 빌어 어느 정도 유추해 보는 것은 가능하다. 그럼 학자들의 말을 빌 것인가? 아니, 하지 말자. 왜?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여러분들의 머리라면 얼마든지 그 핵심적인 부분은 알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을테니까. 


잘 살았을까? 그랬을리가 없다.

과거에는 상상치도 못했던 온갖 과학 기술과 의료 기술의 혜택을 받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는 잘 살고 있는가? 깊이 볼 것도 없이 간단히 신문과 TV 뉴스만 좀 봐도 그냥 답을 알 수 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무수히 많은 난제들을 한가득 안고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과거의 그들? 전기, 석유는 커녕 몸을 덥힐 불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학자들의 말을 잠시만 빌자면, 그들은 나무 위에서 주로 살았다고 한다. 아니, 나무 위에서 살고 싶어서 산 것이 아니라 그렇게 밖에 살 수 없었을테지. 왜? 땅으로 내려가면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온갖 맹수들의 좋은 먹이감이 되었을테니까.


본 적도 없는 아담/이브의 후손 얘기는 이쯤에서 접자. 대신 딱 하나만 기억하자.


초창기 인류는 오늘날의 우리가 상상키도 힘들 정도로 어렵고 힘들게 살 수 밖에 없었다.      


말의 뉘앙스를 정확히 파악하자. 그들이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피치 못하게, 빼도 박도 못하게 그냥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들은 이 지구라는 연옥(燃獄)[각주:2]에 떨어진 것이다.


왜 이 사실을 꼭 기억해야만 하는가? 


이 삶의 척박함과 궁핍함, 생존에의 필사적 노력이 훗날까지 이어지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 분리, 그 동물적 / 생물학적 분리와 분열을 낳았기 때문이다. 




02. 수렵 시대



수렵시대



용하다. 참으로 용하다. 그 척박한 환경, 그 혹독한 조건 속에서도 안 죽고 살아 남았으니까. 하지만 이 수렵시대로 넘어 오기까지 그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굶어죽고, 얼어 죽었겠으며, 심지어는 맹수들의 한끼 식사꺼리가 되었을까. 아, 물론 인간들의 습성상 서로도 죽고 죽였을테지. 여튼...


자, 수렵의 시대다. 여전히 인간들은 농사를 지을 줄 모른다. 하지만 안 먹으면 죽는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나름 타 동물에 비해 조금은 진화한 두뇌, 지성을 이용해 이런 저런 조잡한 도구들은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주변을 휘휘 둘러보니, 모두 맹수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들보다 약하고 무엇보다 머리가 나쁜 넘들이 보인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다. 이런 작고 머리 나쁜 녀석들을 잡아 먹고, 죽지 말자고. 배고프지 말자고.


학자들의 말을 잠시 첨언하자면, 이 고기의 섭취가 '인간 진화'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간략히 정리해 보자면,  고기라는 양질의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큰 뇌'를 가질 수 있게 됐고(지성의 발달), 여자가 아이를 수유하는 기간을 단축[각주:3]함과 동시에 출산 터울을 짧게 함으로써 많은 자식들을 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타 동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지성과 많은 개체 수. 인간을 지구상의 지배 종(Dominant Species)이라는 왕좌에 올려놓는 주춧돌이 되었다는 말이다.    


자, 이쯤에서...

그 사냥은 누가 했을까? 당연히 남자들이 했다. 실내 낚시터에서 낚시하듯 했을까? 천만에. 산을 넘고, 물을 건너야만 했을 것이다. 때로는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을 목숨 걸고 가야만 하기도 했을 것이다. 사냥감이라 하는 것이 어디 콕 찝어 머무르진 않았을테니까.


남자들이 산넘고 물건너 바다를 건너 다녔다. 하고 하고 또 했을 것이다. 사실 이 일은 후에 나오는 농경시대는 물론 그 후로도 계속 이어진다. 도로도 잘 닦여 있지 못한 시대, 산이나 들에 맹수가 출몰하고, 치안은 커녕 그런 말조차 없던 시절에 어디 먼 곳을 가는 일,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곳을 가는 일은 언제나 남자들의 몫일 수 밖에 없었다는 말이다.


눈치들 채셨는가? 이런 행위, 삶의 방식을 통해 남자들은 여러 능력을 개발할 수 있었지만, 여자들은 그럴수가 없었다


1. 아주 먼 곳을 가고, 다시 그 길을 되짚어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오는 능력. 

2. 사냥이라 하는 것이 쉽지 않고 그 성공률이 낮은 만큼, 여러 명의 남자들이 계획 /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능력.


1번을 조금 연장해 생각해 보자. 시간이 흐르면 남자들이 말을 타고 마차를 몰며 1번 행위를 하게 된다. 더 시간이 흐르면 자동차를 타고 그 행위를 계속하게 된다. 눈치 채셨는가? '김여사'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2번은 어떤가? 지금도 이곳저곳에서 말이 많다. 여자들의 사회생활, 직장생활에 대해서. 잘 보라. 남자들은 엄청나게 오랜 시간동안 서로 합심해서 계획을 짜고, 그 계획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시간과 함께 말 그대로의 '조직'이란 것이 생겨나며, 그 구성원은 거의 전부가 남자였다. 이 일은 비단 수렵시대만이 아닌 오늘날까지도 해당되는 얘기다. 단적인 예로 군대를 보라.


또 눈치 채셨는가? 모두들 야근한다고 정신 없는데, '저 그만 가볼게요'라 말하며 휑하니 퇴근하는 여직원이 있는 이유를. 때때로 남자들의 눈에 '저러면 조직의 단합을 해치는데..., 사회생활 힘들텐데...'란 생각이 들게하는 여자들이 있는 이유를.  


아, 노파심에...

이 부분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시지 않길 바란다. '모든 여자들이 다 못한다'라거나 '모든 남자들이 다 잘한다' 따위로 해석하시지 마시란 소리다. 남자인 이리니만 해도 여자인 어머니보다 운전을 못하고, 어디 먼 낯선 곳이라도 갈라치면 갈팡질팡하는 길치다. 


이해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내는 '모델화'를 일반화, 보편화, 개인화 시켜 해석하면, 정말 방법이 없다. 인간의 마음은 뭔가를 제대로 이해할 수단이 없다는 말이다. 여러분들이 과학시간에 '원자'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했던 그 원자 모형. 사실은 허구다. 실제 원자는 전혀 그렇게 생겨먹지 않았다. 원자핵은 원자의 한가운데 있는 동그란 알갱이가 아니며, 전자는 그 동그란 원자핵의 주위를 뱅글뱅글 도는 자그만한 알갱이 역시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원자 모형은 사용이 되고 있다. 왜? 비록 허구일지라도 인간들의 이해를 도우니까. 이 글 역시 마찬가지. 이해의 편의를 위해 남자와 여자를 모델화, 모형화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간단한거 하나를 정리하고 넘어가자. 


사람은 원래 자기가 일정기간 이상 계속해 왔던 일은 잘 한다. 

사람은 원래 자기가 일정기간 이상 계속해오지 않은 일은 잘 못한다.

  

저 '사람'이란 말 대신에 '남자', '여자'란 말을 집어넣어 보라. 그럼 여태껏 이해되지 않던 많은 것들이 절로 이해될지도 모른다. 




03. 농경 시대


농경시대


말이 좋아 농경 시대지, 사실은 인간들이 비로소 자기네 먹을 것을 스스로 길러 먹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겨우 알게 된 때를 말한다. 농사 기술? 제대로 있었을리가 없잖은가. 이 때의 인간들은 시계는 커녕 달력조차 없었다. 다시 말해 계절, 시간이란것 자체를 몰랐다는 말이다.  


그러니 씨를 뿌릴 때를 제대로 알았겠는가? 아님 수확할 시기를 제대로 알았겠는가? 농사 기술은 커녕 비가 많이 와도 울고, 안와도 울며, 천둥이나 번개라도 한번 칠라치면 모두들 두려움에 벌벌 떨던 시절이었다. 우리 세대의 바로 전전 세대, 지금으로부터 고작 수 십년 전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때까지 보릿고개라 하는 것이 있었다는 사실은 다들 아시잖는가? 그럼 저 농경시대 때의 인간들은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그 처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먹고 살자니 농사는 지어야겠고, 기술도 뭣도 없으니 어쩌겠는가? 오직 밑천이라고는 인간의 노동력 밖에는 없었던 시절이다. 아이 어른 할것 없이 온 가족이 총 출동해서 농사일에 매달려야만 했다. 말 그대로 총출동이다. 왜? 아이를 가진 임산부들 역시 출동을 했었으니까. 


왜? 이 당시의 인간들은 자식을 만들 줄만 알았지, 그 이외의 것은 아무것도 몰랐던 것이다. 아이가 어떻게 들어서는지, 아이를 밴 여자의 몸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 임신/출산 과정은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따위를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어느 날부터인가 배가 불러 있던 여자들이 아래로 피를 쏟으며 쓰러지는 일이 잦아졌다. 채 태어나 보지도 못한 아이가 죽거나, 산모가 죽거나, 아님 둘 다가 죽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짐작조차 못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던 또 다른 어느 날, 비로소 인간들은 알게 된 것이다.


"아이를 가진 여자는 힘든 일을 해선 안되는구나..."   


이 인식이 농경 시대의 그 어느 날, 갑작스레 인간종의 마음 안에, 의식 안에 생겨난 것이다.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라는 말의 시작이 바로 이 농경시대다. 이 말의 시작이 있기까지, 이런 인식이 인간들의 마음 안에 생겨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아이들과 여자들의 희생과 참담한 고통이 있었을지를 잠시 생각해 보라. 그럼 어쩌면... 지금껏 자신을 무던히도 괴롭히고 있는 현실적 문제가 지극히 작고 사소하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갑자기 말이다.   


여기서!!! 

살다보니 때때로 자신이 여자인 것을 무슨 대단한 벼슬처럼 여기며,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전 여자잖아요'하며 쏙 빠지면서, 무슨 이득을 볼 일이 있으면 정반대로 '여성의 권리'를 내세우며 득세하려는 여자들을 종종 보곤했다. 이들은 마치 여자가 '원래' 소중하고 가치있는 존재라고 믿고 있는 모양이다. 심지어는 남자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천만에. 위에서 봤지 않은가? 진짜 가치있게 여겨지는 것은 여자의 육체에 깃들여 있는 '출산 능력'이지, 여자라는 그 사실 자체가 아니다. '나는 여자예요'는 아무런 감투도 벼슬도 아니라는 소리다. 일부 극소수 여성들이 제발 그 현실성 없는 착각에서 좀 벗어나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여기까지 읽어오신 분들은 아마도 이리니가 갑자기 여자를 씹기 시작한다고 느끼실지 모르겠다. 천만에요다. 분명히 얘길했다. 아이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농사일을 해야만 했다고. 아직도 모르시겠는가? 임산부가 이런 대접을 받는 시기에, 과연 다른 여자들은 어땠을까...? 어쩌면 현대인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처참한 지경이었을 것이다.


이 여자들의 처참하고 처절한 고통과 괴로움은 인류 역사 내내 계속 된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오늘날까지 말이다. '어머, 전 아닌데요...?'라 말하고 싶은가? 한국이 언제부터 전세계였던가? 눈을 돌려 세계를 바라 보라. '나'에서 벗어나 '나 아님'도 좀 바라보라. '나'만 아는 어린 아이 상태에서 벗어나, 비록 잠시 잠깐이라도 좀 어른이 되어보라. 비록 찰라라도 다른 이들의 고통을 자신의 것처럼 느껴보라. 




04. 전쟁, 전쟁 그리고 또 전쟁



또 학자들의 말을 잠시 빌려오자. 돈 드는 것도 아니니까. 유전과 진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조사를 했다고 한다. 


"여태껏 지구 위를 살았던 그 무수한 남자들과 여자들은 

과연 얼마나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로 잇는데 성공했나?"


여자 80%. 남자 40%.

전쟁


즉, 여자 열명 중의 여덟은 어떻하든 자식을 보는데 성공한 반면, 남자는 열에 넷만이 성공했다는 소리다. 나머지는? 그들의 유전자는 그냥 땅에 쓰러져 썩었거나, 불에 태워져 없어졌거나, 물에 떠내려가 물고기들의 밥이 되었다. 잔인한가? 인류의 역사뿐만 아니라, 지구의 역사, 우주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일은 '그냥' 일어나는 일일 뿐임을 발견할 것이다. 인간들이나  잔인, 참혹, 처참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자연이나 지구, 우주는 이런 것들을 전혀 모른다. 


자, 이제 저 수치가 뭘 말하는지 한번 살펴보자. 남자 40%. 당연 그 가장 큰 원인은 전쟁이다. 이 '전쟁'이란 말이 나올 때면 꼭 생각나는 여인들이 있다. 그들은 툭 그냥 이런 소리를 내뱉는다. 


"그 전쟁, 모두 남자들이 일으키는 거잖아요? 그러니 모두 짐승같은 남자들 책임이죠..."


만약 지금 이 순간 전쟁이 벌어졌다. 북한이 쳐내려왔건, 일본이 쳐올라왔건, 전쟁이 났다고 가정하자. 만약 이런 소리를 별 생각없이 내뱉는 여자분들의 아버지, 오빠, 남동생, 남편, 아들들이 국가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로 떠나야만 한다면, 과연 또 어떤 소리를 내뱉을지가 궁금하다. '전쟁'이란 '모두 남자 책임이야!'란 단순한 꼬끼오 소리로 얼버무릴 수 있는 단순한 일이 아니란 소리다. 자 그럼...


"왜! 대체 왜 인간들은 그토록 끝없이 전쟁을 해온 것일까?"


이런 질문이 제기 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탐욕'이란 표현을 쓰곤 한다. 이 말은 진실일까? 이리니는 이 말에 그다지 동의하는 입장이 아니다. 물론 많은 왕, 군주들과 소수 지배층의 개인적 탐욕으로 전쟁이 발발하곤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부분은 그 소수가 '전쟁 하자!' 했을 때, 제 죽을줄 뻔히 아는 그 무수한 남정네들은 대체 왜 그 죽음의 전쟁터로 향했는가 하는 점이다


쉽게 가자. 그들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들은 스스로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갈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남자들 중 진정 군대에 가고 싶어 간 이들은 과연 몇이겠는가? 또 있다.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가 없어서였기도 했다. 그들이 진쟁터로 가 사람을 죽고 죽이는 댓가로 받은 돈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했고, 스스로의 입에도 풀칠을 해야 했으니까.


사실 이 전쟁에 대한 얘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허니 이 정도에서 이 글의 주제로 그 범위를 좁혀보자. 남자들은 비단 이 전쟁 상황뿐만 아니라, 삶의 중간중간에 마주치는 온갖 어려움에 대처해야만 하는 입장이었음을 기억하자.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란 사실도 기억하자. 단지 남자들이 이런 상황들에 대처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여자들 더러 뭘 해보라 할 순 없지 않겠는가? 불량배들이 술을 쳐먹고선 행패를 부리는데, 여자들의 등을 떠밀순 없지 않겠는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육체적 힘을 억지로라도 짜내야 하는 일에 여자들을 내몰수는 없지 않겠는가?


자, 이 쯤이면 여자들과 대비되는 남자들 특유의 종특(?)이 왜 그리고 어떻게 생겼는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때때로 감정과 감성이 메말라 보일 때가 있다. 

내적 공감 같은것 따위 보다 문제의 해결 자체를 중시한다.

물리적 힘, 권력, 성공 같은 것에의 탐욕이 짙다. 

폭력적 게임, 경쟁적인 스포츠를 즐긴다.

때때로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는 기이한 열정, 광기에 휩싸일 때가 있다. 

   

남자들은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전쟁터로 내몰렸다. 가족들의 안위를 위해 때때로 위험을 무릅써야만 했다. 가장이라는 이유로, 집안을 짊어지고 나갈 장자라는 이유로 온갖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해야만 했다. 이런 상황일 때, 위에 언급한 남자의 종특이 그들의 안에, 내부에 자리잡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여자들은 남자가 자신의 얘기를 조목조목 들어주며 공감하길 기대한다 들었다. 남자들은 이런거 잘 못한다. 여자들은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는것 자체를 소중히 여긴다 들었다. 남자들은 그 얘기 자체가 아니라 그 속에 있는 문제의 해결을 우선시한다. 여자들은 남자가 끊임없이 자신의 근거리에 머물며 자신만을 바라봐주길 원하는 모양이지만, 남자들은 계속해서 세상을, 바깥을 보려하며 그곳으로 나가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느낀다.


이제 좀 감이 오시는가? 

왜 그토록 남자와 여자가 다른지, 또 왜 그토록 다를 수 밖에 없는지를 말이다. '애매한데~?' 하시는 분들을 위해 조금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05. 요점 정리 



정리를 하기 전에, 이 부분은 꼭 명심하자.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모두 역사에 기인한다...라고 착각하셔선 안되겠다. 다음 글에서 살펴 보겠지만, 남녀 차이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육체적/생물학적 차이에 기인한다. 이 글에서도 계속 봐왔다시피, 남자들이 남자들만의 그 무언가로, 여자들이 여자들만의 그 무언가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육체의 차이다. 일례로 만약 여자들의 육체가 남자들보다 강건했더라면, 전쟁은 분명히 여자들의 몫이었을 것이다. 


이 글은 이제 겨우 2강. 단지 남자들과 여자들이 그 장구한 역사 동안 어떻게 뒤섞여 살아오며 남자는 남자의 특성에, 여자는 여자의 특성에 젖어들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약간 들여다보는 과정일 뿐이다.


자, 정리하자.


1. 인류 초창기. 힘들어도 너무 힘들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느냐 죽느냐의 생존 문제에 끊임없이 직면해야만 했다.


2. 살아가기 위한 인간들의 노력은 끝없이 계속됐고, 그 와중에 아주 자연스레 남자의 역할과 여자의 역할이 분화됐다.


3. 이 역할 분화의 원인은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단순한 육체적/생물학적 기능 차이다. 


4. 이런 역할 분화가 계속 또 계속되면서 남자는 남자의 종특을, 여자는 여자의 종특을 자연스레 가지게 되었다.


5. 이 종특의 형성 원인, 형성 과정을 모를 경우, 남녀의 서로간 이해는 불가능하다.




마무리


쓸데없이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가 많으셨다. 

글을 마무리 짓는 시점에서 노래 하나 들으며 조금 쉬어 가자. 비욘세의 "I was here[각주:4]".


 


인간의 이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건 마치 거미줄처럼 생겼다. 대단히 유기적으로 상호 연관되어 있으며, 거미줄의 처음과 끝을 찾을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의 이해 역시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부분인지를 알 수가 없다. 다시 말해, 비선형적이다. 이에 반해, 글이라 하는 것은 일직선이다. 보통 좌에서 우로 진행하며, 그 흐름은 반드시 논리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글 읽는 이들이 이해를 못할테니까. 글은 이해와는 정반대로 선형적이다. 


글쓰는 이의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여기다. 비선형적이며 직선도 곡선도 아니며, 시작도 끝도 없는 것을 일직선의 형태로 만들어 내야만 하는 것이다. 잘 되느냐? 해본 이들만이 아는데, 사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그 무언가를 말이나 글로 모두 표현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애를 써볼 뿐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자그마한 당부를 드리고 싶다. 만약 이 글이 전혀 와닿지 않으시는 분들은 그냥 그렇게 하시면 된다. 억지를 부린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니까. 하지만 조금이라도 와닿고 도움이 된다 싶으신 분들은 이 글만을 보지 마시고, 조금 더 능동성을 가미해 보시라 권해 드리고 싶다.


위의 수렵시대. 남자들에 대한 언급은 많지만 여자들에 대한 언급이 적다. 남자들이 사냥을 나가고 나면 과연 여자들은 뭘하며 지냈을까...? 어떤 식의 삶을 살았을까...? 남자들이 사냥을 다니며 그들 특유의 종특을 형성할 때, 여자들은 어떤 종특을 만들어내고 있었을까...?


위의 농경시대. 여자들에 대한 언급이 주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여자들이 질색하는 그 '가부장제'는 어떤 식으로 형성되었으며, 또 왜 생겼야만 했을까...? 이런 부당해 보이는 가부장제가 형성될 때, 왜 여자들은 거세게 반발하지 못했을까...?


이런 식의 의문을 스스로 던져보며, 역사 속에 한번 흠뻑 젖어보는 능동성을 가져보시란 얘기다. 그 당시의 여자 또는 남자로 이입되어, 마치 아주 재밌는 영화에 몰입하듯 해보시란 당부를 드리고 싶은 것이다. 그러다보면 아주 자연스레 이해되지 않던 그 인간이 이해되고, 오늘날 남녀군상들의 온갖 천태만상이 아주 기묘한 만화경처럼 떠오르며, 서서히 서서히 알고 또 이해가 가기 시작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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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7개 모두를 모으면 '용신'이 나타나 소원을 들어준다. [본문으로]
  2. 연옥(燃獄, 라틴어: purgatorium) 또는 정죄계(淨罪界)는 로마 가톨릭의 내세관 가운데 하나이다. 로마 가톨릭에서는 의인의 영혼이 있는 천국과 악인의 영혼이 있는 지옥 사이에는, 죽은 후 지옥에 갈 정도의 대죄는 없지만, 천국에 바로 갈 수 없는 소죄가 있는 영혼이 그 소죄를 속죄하기 위해 천국에 대한 희망을 품고 얼마 동안 단련하고자 머무는 장소 또는 과정이 있다고 믿는데, 이를 연옥이라고 한다. 그 실례로 연옥의 연(燃)은 불로 단련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연옥설은 지금까지 로마 가톨릭 종말론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천국의 하부 개념으로 보는 신학자도 있으며, 연옥에서 지옥으로 가는 경우는 없다. -위키백과 [본문으로]
  3. 모든 종의 새끼들은 뇌가 특정 발달 단계에 이르면 젖먹기를 중단한다. [본문으로]
  4. I wanna leave my footprints on the sands of time Know there was something that, and something that I left behind When I leave this world, I'll leave no regrets Leave something to remember, so they won't forget I was here... I lived, I loved I was here... I did, I've done, everything that I wanted And it was more than I thought it would be I will leave my mark so everyone will know Beyonce I Was Here Lyrics I was here... I want to say I lived each day, until I died I know that I had something in, somebody's life The hearts I have touched, will be the proof that I leave That I made a difference, and this world will see I was here... I lived, I loved I was here... I did, I've done, everything that I wanted And it was more than I thought it would be I will leave my mark so everyone will know I was here... I was here... I lived, I loved I was here... I did, I've done, everything that I wanted And it was more than I thought it would be I will leave my mark so everyone will know I was here... I just want them to know That I gave my all, did my best Brought someone to hapiness Left this world a little better just because... I was here... I was here... I lived, I loved I was here... I did, I've done, everything that I wanted And it was more than I thought it would be I will leave my mark so everyone will know I was here...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