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 콩알만큼 들기 시작할 중학교 시절부터, 군 제대 후 뒤늦게 학교로 복학한 이십대 중반 무렵까지 끈질기게 글쓴이를 괴롭혔던 의문이 하나 있었다. 도대체 이 놈의 지랄맞은 공부를 왜 해야만 하나? 안 할 수는 없나? 뭘 위해 하나?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공부해!' 소리를 그치지 않는데, 정작 당시의 이리니는 도무지 왜 이 힘들고 귀찮은걸 해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공부가 되기는 커녕, 공부할 의욕조차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주, 아주 괴로웠다. 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자꾸 하라고 강요 당하니까... 영문도 모른채 자꾸 괴로운 일을 당하니까 억울해서... 어렸을 때는 이곳저곳 묻고 다녔다. 아무도 답해 주는 어른이 없었다. 선생님께? 질문했다가 맞았다. 두 눈을 부릅뜨고 이러셨다.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