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습작/환상 깨기

여성의 화장, 남자에겐 독이 될 수도.

이리니 2009. 5. 23. 18:08

여성의 자존감, 자기 만족을 위한 화장에 대한 글이 아님을 미리 밝힙니다.
이 글은 단지 '남녀사이'와 '화장'으로 그 글의 주제를 좁힌 글입니다. 오해가 없으시길...



 불행녀 A 의 사연  


 평소 훤칠한 키에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를 이상형으로 삼던 A양. 이 스포츠센터, 저 스포츠센터를 전전, 없는 쌩돈을 깨가며 이상형의 바지씨를 물색하던 중, 이상형에 완전 매치되는 B군을 드디어 만나게 되었으니... 봄처녀 A양에게도 드디어 뒤늦은 봄날이 찾아온 것이다. 근육질의 몸매만으로도 이상형에 꽉 차는데, 알고보니 집안도 빵빵하단다. 주변의 '신중에, 신중을...'이라는 간곡한 충고를 사뿐히 즈려밟고, 앞뒤 잴것도 없이 당차게, 무대포로결혼에 골인. 오늘이 드디어 꿈에도 그리는 근육남과의 신혼 첫날 밤인 것이다.






 불행남 B 의 사연  


 어려서부터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단한 삶을 영위해야만 했던 B군. 남들 일할 때 일하고, 남들 놀 때도 일한 덕분인지 어느정도의 재산을 쌓아 주변에서 자수성가했다란 평을 듣고 있다. 재물과 명성이 있으면, 여자가 따른다던가? 힘들게 모은 재물 이외에 내세울게 없던 B군에게 여자 연예인 뺨치는 이쁜녀와의 인연이 생길 줄이야... 재물이 좀 있다는 소문이 주변에 퍼지자, 중매 소개가 이어졌고, 별 기대없이 나갔던 어색한 만남에서 이런 여인을 만날 줄이야... 평생 일만하며 연애 경험이 없던 B군은 그만 사랑에 빠져버리고, 1년이라는 시간동안, 엄청난 물량과 돈, 노력과 애정, 지극 정성의 사랑을 다한 결과, 바야흐로 자수성가 노총각 B군도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으니. 이제 아름다운 아내와 부족함이 없는 재산으로 정말 행복한 삶을 영위할 달디단 꿈에 젖어있는 것이다. 







 위의 두 사연은 읽으셨다시피 상당히 극단적인 상황을 묘사했다. 하지만 이리니가 뭘 말씀드리고자 하는지는 대충 짐작하셨으리라 믿는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여성의 화장율은 엄청나게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상당수의 성인 여성들이 화장기 없는 맨얼굴로 바깥 출입하기를 꺼려한다 들었다. 왜냐고 물으면, 보통 '자신감'을 언급한다고 들었다. 

 이 부분과 관련한 '여성 심리'에 대해 남자인 이리니는 아무 것도 아는 바가 없다. 그리고 말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한 남자의 시선으로 보는 여성의 화장에 대해선 언급을 해 보겠다. 모든 남자가 다 같지는 않을테지만, 상당수의 남자들이 공감하는 내용일테니, 여성분들은 아래 펼쳐지는 글을 읽고 다만 참조만 하시라.


 한 남자가 본 여성의 화장  

 

 전 세계 남자가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화장을 짙게한 여자에게 호감을 느끼는 남자는 많지 않다. 남자에게 있어 여자의 화장은 때때로 가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현대의 뛰어난 화장품 제조기술과 그에 더해 발전한 화장 기술에 대해서는 남자들도 익히 들어 알고 있기 때문에, 화장을 한 상태로 이쁜 여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의심을 바닥에 깔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화장을 안한 모습이 예뻤으면 하는 기대도 있지만, 화장을 지웠을 때, 그 모습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아는 남자들도 많다. 특히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성형 열풍은 이 '여성에 대한 남성의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남자는 여성의 화장을 꿰뚫어보는 눈에 더해, 성형여부까지 파악해야 하는 '천리안'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화장한 여자는 화장 전보다 더 이뻐 보일까? 아닌 경우도 많이 목격해 왔다. 특히 여성들이 질색하는 화장이 뜨는 현상, 더운 날씨에 땀과 뒤섞인 화장 등은 때때로 대단히 불쾌한 모습을 연출하는 경우도 많이 봐 왔다. 


 남녀관계와 화장  

 

 남자인 이리니는 이렇게 여성분들에게 말씀을 드려보고 싶다. 역시 참고만 하시라. 

1. 화장, 옷 등으로 포장한 상태의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자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자를 만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2. 포장된 상태의 여성에 대한 사랑은, 그 포장이 풀려버림과 동시에 순식간에 식어버리며 증발해 버릴 수 있다.

3. 이리니 주변의 결혼한 남자들에게서, 신혼 첫날 밤, 화장을 지우고 나오는 자신의 아내 모습을 보면서 모든 환상과 사랑이 식어버렸다는 소리를 여러차례 들었다.

4. 중매로 갑작스레 결혼한 커플보다 오랜시간 연애한 커플이 되려 이혼률이 높다는 보도가 있었다. 왜일까? 어쩌면 그 기나긴 연애기간이 고스란히 자기 포장의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수년간의 포장된 모습만을 봐왔던 남녀가 결혼을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포장이라는 환상이 사라지면서, 당장 등장하는 것은 눈 앞의 바로 그 현실. 바로 그 본 모습일 것이다. 환상의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 환상이 깨졌을 경우의 배신감은 더욱 커지지 않겠는가? 남녀 모두 내심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 기나긴 시간동안, 날 속여온건가? 정말 그런건가? 이 사람이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맞는건가?'

5. 여성 잡지, 광고, TV 프로 등을 간혹 볼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은 없는가?

 기업들의 상술과 엮인 매스컴, 잡지, 광고 등에 내가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꾸기 보다 포장하는 법만을 배워온 것은 아닐까? 나는 나 자신의 겉모습을 포장이라는 환상으로 도배하느라, 진정한 나 자신의 가치를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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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비님이 가신 분을 추모하며 만드셨다는군요. 글과 어울리진 않지만, 달았습니다. ^^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寧邊에 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1. 시나리오나 희곡 읽을 줄 알죠?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