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습작/이리니의 사연

조직적 소매치기, 생생히 목격하다.

이리니 2009. 6. 24. 07:30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아주 오래전 옛날부터 한국에는 17 : 1 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 대표적 인물이 '조선의 주먹'을 상징하는 김두한일 것이다. 헌데 이 전설적 인물이 실제로 라디오를 통해 인터뷰한 내용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일대 다수의 싸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사실 모두 헛소문이에요. 저도 사실 2 :1 이상은 힘듭니다. 너무 수적으로 열세일 때는 좁은 골목길이나 주변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위험을 회피하곤 했습니다.
 조선의 주먹, 김두한이 이 정도라면, 과연 일반인이 8 : 1 정도의 상황에 맞딱드리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해야만할까...?

 바로 오늘이다. 
 그간 무수한 악플러들의 가슴저민 악플로 심장을 단련, 극강의 강심장으로 재탄생한 이리니가 8 : 1의 절대적 열세 속에서도 용감히 소매치기 조직에 맞서 싸우는 대활극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날이... --;

[ 중국 행님들의 후까시 (헛과시) ]


 버스 드라이브  

 

 한가한 평일 오전이었다.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이는 정말 산뜻한 날이었다. 평소 자가용 운전보다 버스 드라이브를 선호하는 이리니는 그 날도 별 볼 일 없으면서 '볼 일 보러요!'를 외치곤 집을 나서 버스에 몸을 실은 참이었다. 평일 오전의 버스가 늘 그렇듯 한가,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앉을 자리가 있는 것은 물론. 

 언젠가부터 생겨난 '버스타고 드라이브 하기'의 괴벽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버스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에 넑을 놓고 혼자 씨익 쪼개기, 날마다 변해가는 주변 상가들 구경하기,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아리따운 처자들의 감미로운 자태를 감상하며 무음으로 침삼키기 등등. 별 볼 일도 없고, 바쁜 약속도 없었다. 버스가 가는 곳이면 어디건 그냥 가겠다라는... 무심, 무사고, 무개념의 평온한 드라이브였다. 

 버스비 1000원과 맞바꾼 참으로 감미로운 행복, 계속 되리라 믿었다, 그 자슥들이 타기 전까지는... 


 이상형의 남자들  

 

 예전 초딩시절 활보하고 다녔던 옛동네를 지나치고 있을 때다. 그 얼마나 아련한 시절이던가...? 오락실에 갔다가 어머니께 들켜 뚫어뻥으로 전신을 강타 당했던 온몸이 시원해지는 추억, 주산학원을 땡땡이 치고 열라 놀던 놀이터에서 비참히 팔이 꺽인채 연행 당해야만 했던 억울한 사연, 화장실 가는 동네 동갑네기 여자 아이를 뒤따라 갔다가 볼꺼 안볼꺼 다보고는 '나는 여자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았다, 유레카!'를 외쳐댔던 환희의 순간들... 이 모든 추억이 영사기를 따라도는 필름처럼 돌아가다.... 가 끊겼다. 


 덜커덩. 앞문이 힘차게 열리고, 작달막한 아저씨 한 분이 버스에 올라, 이리니의 바로 앞 좌석에 앉았다. 그 뒤로 줄줄이 최소 키가 175이상, 더 크면 190도 될듯한 건장한 청년 8명이 그 아저씨 뒤를 줄줄이 이어 버스 안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키만 큰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모두 단정한 헤어 스타일에 말쑥한 옷차림을 한 젊은이들. 속으로 울화를 억누르며 이런 생각을 해 볼 정도였다. 
9 X 2 = (    )넘들. 여자들한테 인기 허벌나게 좋겠네... 뭘 쳐먹고 살면 뼉다구가 저렇게나 길어지냐...? 저 자슥은 대가리가 아예 버스 천장을 뚫고 나가겠네... 그 위쪽 날씨는 어때? 시원해...? 
 아무리 혼잣말이지만 너무 심하지 않냐고...? 키 작은 남자로 한국에서 살아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말어! 
나이 서른에 '아줌마, 담배 하나요...' 그랬더니, 이 어여쁜 담배가게 아줌마가 이리니를 아래위로 쳐다보며 이래.
야, 민증!
나이 서른에 택시를 잡아 탔더니, 룸미러로 이리니를 본 기사가 또 이래.
어디가?
나이 서른에 가르치던 학생이랑 편의점 같이가서 계산을 했더니, 그 편의점 쥔장이 또 이래.
어, 니가 친구들한테 한턱 쏘는거냐...?
나이 서른에 맘에 든 처자에게 대쉬를 했더니, 그 아리따운 처자가 또 이래. 
소년이여... 여자가 그대를 씹을지라도 부디 노여워하거나 분노치 말라.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당해 봤어? 안당해 봤으면 말을 말라니까... 우욱... 욱. 무슨 소리냐고? 설움 북받치는 소리... --;


 소매치기를 품에 안고...  

 

 근데 여기서 이상한 일, 사실 일반적으로는 전혀 일어날 수 없는 해괴망측한 일이 일어났다. 그 8명의 남자들 중 한 명이 갑자기 이리니의 좌석으로 엉덩이를 들이밀며 이러는거다. 
어으... 좀 같이 앉읍시다...
 그러면서 정말로 똥꼬를 이리니의 낭심을 향해 돌진시켜 오는거다. 이 썩을 넘, 호모냐...? 라는 의문을 가질새도 없이 그 녀석의 엉덩이는 순식간에 이리니의 낭심 바로 앞을 깔고 앉아 버렸다. 이때만큼 이리니가 여지껏 남성용 삼각 빤쓰만을 주구장창 고집해온 것이 다행스러운 적도 없었다. 사각이었다면...? 틀림없이 이리니의 분신과 똘똘이 형제들마저 그 녀석의 똥꼬아래 무참히 깔려 버렸을거다. 당근 입에서는 '뜨아아아악!'이라는, 여자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억눌린 고통의 비명이 터져 놔왔을테지...
야이, 개의 자손아! 너 미쳤어? 무슨  지 지 지 지 G랄이야!
라고 소리쳤다... 라고 쓰고 싶다. --;

1. 숨을 한껏 들이쉬며 아랫배에 있는 하단전의 기를 모은다.
2. 모여진 기를 가슴에 있는 중단전으로 보냄과 동시에 그간 쌓인 모든 울화와 스트레스를 여기에 섞는다.
3. 울화, 스트레스가 융합된 응축된 기를 모인 숨에 더해 일시에 목구녕으로 쏟아내며,
야이, 10 새야!
라고 소리치는 것이 '욕의 정석'이다. 그간 쌓인 모든 울화와 스트레스를 일시에 해소함과 동시에 상대마저 위축시키는 고도의 전략, 전술. 이것이 바로 '욕'인 것이다. 했냐고...? 

 욕을 하고자 숨을 훅하고 들이마실 때다. 느닷없이 이리니의 온 몸을 난도질하며 압박해 들어오는 7줄기의 날카로운 살기들. 자객인가...? 숨을 한껏 들이킨채로 고개를 살포시 들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살기의 근원지는 그 허우대 멀쩡한 7명의 남정네들이었다. 하여튼 재수없는 것들은 끝까지... --;

 어쨌냐고? 공중으로 순식간에 날아올라 가위차기, 2단 옆차기, 돌려차기, 암바... 할 줄 모른다. 참았다, 그냥... 아래의 말을 속으로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주머니에서 총이라도... 아니면 TV에 자주 나오는 '이거 누르면 터져!'라는 폭탄 스위치라던가... 그것도 아니면 '60Km 이상 달리지 못하면 버스에 설치된 폭탄이...'라는 협박 멘트라던가... 아니면 최소한 칼은 가지고 있겠지. 찔리면 피가 날거야... 그럼 무지 아프겠지... 돈도 많이 들거야...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내가 참는 것은 참으로 정당해! 암, 그렇고말고... 나이 서른 넘어 잘못 한방 맞아서 뼈라도 부러지면 잘 붙지도 않는다더라... 난 현명하니까, 그래서 참는거야...
 자기 합리화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게 된 것이다... --;



 7명의 병풍과 한명의 기술자  

 

 철혈의 강심장을 가지고... 
 오돌오돌 떨면서...
 두 눈을 부릅뜨고...
 똑바로 쳐다보지는 못한채...

 이 괴이쩍은 조폭 호모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공개수배 사건 25시' 시청 3년이면 우울증에 걸린다... 는 아니고. 여튼 범죄 재연 프로에서 상당히 많이 본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이리니의 낭심 바로 앞에 앉은 녀석은 틀림없이 기술자일거다. 나머지 7명은 바람잽이 겸 병풍. 틀림 없었다. 벌떡 일어나
버스 안에 소매치기가 있어욧 !
이라고 소리쳤더라면,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고 있지 못했을 것이다. 이리니도 명색이 남자라 어린아이 때부터 부단히도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우슈는 흰띠까지, 태권도는 노란띠, 합기도는 무려 검은띠까지 땄다. 언제? 초딩때. 이런 가공할 내공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칠 순 없었다. 그 7명 병풍들의 기세가 가히 범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열혈강호'에 나오는 '흑풍회'처럼 보였다. --;

[ 흑풍회의 본 모습. 가운데 기술자가 보인다... --;         저작권자 : 사진에 명기 ]



 쪽수의 위력과 배째.  

 

 시간이 조금씩 지남에 따라 녀석들이 뭘 노리는지가 점차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목숨을 걸다시피하며 힐끗흘끔 쳐다본 결과, 바로 앞 좌석에 앉아 있는 아저씨의 뒷주머니에 꽂혀있는 뭔가를 노리고 있는듯 했다. 

 급하게 복용한 다량의 침이 효과를 발휘한 것일까...? 서서히 마음이 안정되며, 예전의 헌앙하던 본래의 기도와 신색이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었다. 버스 좌측의 창과 우측의 창을 번갈아보며, 버스 안에 있는 다른 이들의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엄청난 여유를 회복했다. 이거, 아무나 못한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버스 앞쪽에 있는 이들은 당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버스 뒤쪽에 있는 이들은 이 8명의 훤칠한 인물들이 뭔가가 수상하다는 사실을 눈치챈듯 보였다. 너나없이 이들의 모습을 힐끔힐끔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놀라운 일...?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이 7명의 병풍들은 '볼테면 봐' 식이었다는 거다. '보면 뭘 어쩔거야...?'라고 묻는듯 했다. 왜? 쪽수가 많았으니까. 사실 바로 그 자리에 형사들이 있었다 할지라도 최소 6-7명이 아니면 힘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그들은 건장했고 또 쪽수에는 장사가 없다고, 자칫 3-4명으로 덤벼 들었다간 눈없는 칼 맞고 세상 하직하기에 딱이라고 생각했다. 이 와중에도 그 기술자 녀석은 끊임없이 꼼지락거리며 뭔가를 빼내려하고 있었다. 근데 꼼지락거릴거면 그냥 꼼지락거리지 왜 자꾸 엉덩이를 움직이는거냐...? 그 바로 뒤에 이리니의 분신이 있단 말이다. 유혹이니...?

 IQ를 총동원했다. 그간 보아왔던 모든 액션 스릴러 영화, 드라마, 범죄관련 프로, 추리소설, 1박 2일, 팼다, 무도, 야동을 모조리 검토했다. 사마중달을 상대했던 제갈공명의 지모와 귀계에 버금가는 지략을 발휘, 이 8명의 썩을 넘들을 모조리 콩밥을 쳐먹이겠다는 불타는 일념으로 맹렬히 골을 회전시켰다. 그 뛰어난 지능이 어디 가겠는가? 순식간에 최상의 지략과 계획이 도출됐다. 그 결과? 참기로 했다. --; 

 전설의 영물 이무기의 내단을 복용하고, 백두산 천지에서 만년의 장구한 세월을 살아간다는 만년설삼 한뿌리 정도만 복용했더라면 그깟 8명의 호모들은 아무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야속한 하늘은 이리니에게 그런 '기연'을 허락하지 않았다. 여지껏 하늘이 허락했던 기연은 로또 복권 5000원 당첨이 전부였다. 그것도 딱 한번. 지지리 복도 없지... 이리니의 내공과 수련정도는 8 : 1을 상대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다는 말이다.

 소리를 지르면? 누구 죽일일 있나...? 이리니는 외아들이다. 벽에 응아를 칠할 때까지 무병하며 장수해야만 하는 불타는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 아무 것도 안해도 된다. 그냥 오래 살기만 하면 목표달성, 효자 되는거다. 

 근데 갑자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이리니의 분신을 간지럽히던 그 기술자의 엉덩이가 들썩 들리더니, 벌떡 일어나 버스의 내리는 문쪽으로 걸어가는거다. 벨까지 눌렀다. 빼낸건가...? 나머지 7명의 병풍들, 역시나 흑풍회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내리는 문 앞에 집결했다. 그리곤 모두 순식간에 내려버렸다. 사사사사삭... 경공술일까?

 어떤 분들은 이렇게 물으실지도 모르겠다. 
왜 휴대폰 같은걸로 증거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지 않았나요...?
 7명의 병풍들이 군대 용어로 '사주 경계'를 펼치고 있었다. 한마디로 사방팔방을 주시하며 서 있었다는 뜻이다. 그 상황에서 휴대폰이나 디카를 꺼내든다? 여러분들은 모르겠지만, 이리니는 그렇게 못한다. 당시 버스 안에 있던 그 누구도 그 정도의 철석간담은 없었다. 




 무서운 세상  

 

 이 기나긴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앞에 앉은 아저씨는 그 어떤 낌새도 알아차리지 못한 모양이다. 자는건가? 아니면 엉덩이에 살이 많아 아무 느낌도 없는건가...? 근데... 어라... 저건 뭐야...?
아... 짱나. 아... 열나. 아... John나.
 입에서 마구마구 욕이 튀어나오려 했다. 그 아저씨의 뒷주머니에 새하얀 봉투가 2/3 이상 빠져나와 가히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시피 했다. 그 기술자가 갖은 방법을 모조리 동원해 뒷주머니 깊숙히 꽂혀있던 저 봉투를 저 만큼이나 빼낸거다. 근데 결정적 순간에 무슨 문제가 생긴게 분명했다. 그러니 그렇게 다급히 철수를 했겠지...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았으니 다행 아니냐고...? 상황 자체를 보자. 어떤 아저씨의 뒷주머니에 돈이 두둑히 든 하얀 봉투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바로 그 뒤에 이리니가 뻘쭈미 앉아 있다. 그렇다. 이거 까딱 잘못하면 이리니가 소매치기로 오인받기 딱 알맞은 상황이 되어 버린거다. 아니나 다를까. 버스 뒤쪽에 앉아 그 광경을 흘끔거리던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제는 이리니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느낌이 쎄~ 할 뿐만 아니라, 그네들이 쏘아대는 무언의 기운이 이리니의 뒤통수에 사정없이 작렬하고 있었다. 이렇게 말하는거다.
너, 한패 아냐...? 거의 다 빠진 봉투, 네가 마무리 지을거냐...? 그래서 남은거냐...?
 뒤통수가 따가운 정도를 넘어서고, 등 뒤의 아리따운 솜털들이 올올이 곤두서기 시작했다. 이리니의 예리한 직감은 끊임없이 '위기다! 위기다!'를 소리치고 있었다. 어떻게된게 소매치기 8명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보다 이 때의 위기감이 더욱 컸다. 하나도 틀린 말이 없다는 옛 말씀이 뇌리를 끊임없이 스치우고 있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재수없는 자슥은 넘어져도 코 깨진다.
물에 빠진 넘 건졌더니 강도더라. 
두 눈을 뜨고 있는데 코를 쓸어가더라... 
  버스 뒤쪽에 앉은 이들은 이리니의 다음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듯 보였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머리 속에 떠올랐다. 

1. 앞에 앉은 아저씨께 그간의 사정을 모두 말씀 드린다. 
2. 버스 기사에게 말해 무슨 조치를 취한다. 
3. 직접 민중의 지팡이에게 신고한다.
4.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한다. 한마디로, 쌩깐다...

 이리니의 선택? 그냥 쌩을 깠다. 
 그 자리에 고대로 앉아있자니 누명을 쓸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너무나 컸다. 그래서 슬쩍 일어나 반대편 창가로 가서 섰다. 그 이동의 와중에도 무수한 사람들의 눈초리가 이리니의 뒤통수를 때리고 있었다. 마치 이런 소리가 들려오는듯 했다. 
비겁한 놈... 못난 놈... 나약한 놈...
 

 마무리  

 

 솔직히 말해, 두가지가 너무나도 무서웠다. 
 첫째는 사람들의 오해다. 불신의 사회, 너무나도 유명한 말 아닌가? 물에 빠진 사람 건져줬더니 되려 누명을 씌워 한몫 잡으려 했다, 길 바닥에 자는 사람이 안쓰러워 깨워줬더니 되려 강도로 몰렸다... 등등. 살아온 세월이 있어서일까...? 이런 소리를 안 들으려해도 안 들을 수 없었다. 이것이 무서웠다.
 
 둘째는 그네들의 보복이었다. 8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악심을 품고 해꼬지를 하겠다면 그걸 무슨 수로 막아 내겠는가? 나 하나라면 혹 모르겠다. 죽을 결심을 하고 덤빈다면 무슨 길이 생길지도... 하지만, 누구나 이 상황이 되면 가족 걱정이 먼저 되기 마련이다. 그 화가 혹 가족에게라도 미친다면, 그 죄스러움을 무슨 수로 씻겠는가?

 해서 글쓴이는 비겁한 길을 선택했다. 여러 날 다시 생각해 봤지만, 무엇이 정답인지 알아낼 수 없었다.  
여러분들이 그 상황 속에 계셨다면, 어떤 선택을 하셨겠는가...?

 지금 이 순간, 강호동과 추성훈이 너무나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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