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습작/C

마음 꼬리잡기

이리니 2012. 9. 1. 03:01


마음은 묻는다. 

"이건 왜 이래?"


마음은 또 묻는다.

"저건 왜 저래?"


답이 나오지 않으니 마음은 또 묻는다.

"왜 답이 안 나오지?"


마음은 묻고 또 묻는다. 

마음은 질문에 또 질문을 만든다.

답이 나오지 않으니 괴로워하고 또 괴로워한다.


마음은 제 꼬리를 물려는 개와 같다.

한 발자욱도 나아가지 못한채 제자리만을 맴돈다.

그러면서 괴로워하고 어지러워한다.


개가 그것이 제 꼬리임을 아는 순간,

그 어지러움이 멈추듯.


마음이 그 질문 모두가 제 스스로 지어낸 허상임을 깨닫는 순간,

그 괴로움과 혼란은 끝난다.


이 사실을 깨치기 전까지

마음은 스스로가 만드는 꼬리잡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돌고 또 돌며, 괴로워하고 또 괴로워할 것이다.


이것이 환생이라는 배움의 장이 소중하면서도

동시에 슬프고 눈물겨운 이유다.




깨어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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