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습작/오류 깨기

그 인간이 이해가 안돼? 당연하지 바보야.

이리니 2009. 4. 30. 20:13

30년 훌쩍 넘는 세월동안 여자의 손 한번 잡아본 적 없는 '홀로 고고' 이리니가 남녀 사이의 글을 쓰게 될 줄은 이리니도 몰랐다. 장기를 두는 인간들은 장기판에 핏대 세우고 너무 몰입하는 통에 볼 걸 못보는 경우가 있다. 누가 잘 보나? 옆에서 별 생각없이 뻘쭈미 보고 있는 넘이 판세를 더 잘 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훈수'가 있지 않나?

이리니는 여러분처럼 '남녀 사이'라는 모진 광풍이 몰아치고, 끊임없는 밀고 당기기가 이뤄지는 '연애판'에 들어가 있지 않다. 그런고로 어쩌면 '훈수'를 둘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읽어보고 같잖거든, 악플은 달지말고, '이 블로그 바닥에는 정말 요상한 인간들이 많아...'라며 그냥 제 갈길 가시면 되겠다.


 '남녀 사이'란 말 자체의 의미  

 

'남녀 사이'란 말 자체의 의미를 말한다. 이거 글로는 못 쓴다. 영국의 희대의 문호 '샥스핀'도 못쓴다. 그래서 이리니는 그림을 택했다. 아래 그림을 보니 '남'과 '여'의 사이가 보이는가? 설마 한자를 모르지는 않겠쥐? 이리니는 오늘 그림에 나오는 짝대기 두개로 남녀사이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짝대기 도사 되기"를 시도할 것이다.




 남녀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해 버린다면?  


여자도 남자도 이런 말을 할 때가 있다. 특히 여자가 심하지 않나 싶다. 아니면 말고.

"이 남(여)자가 도저히 이해가 안 돼. 미치겠네! 돌아버리겠네! 아우, 짜증나!"

 

아내되는 이는 원수 같은 남편을 꼬옥꼬옥 씹어 삼키며 이렇게 말하곤 한다.

"저 인간과 수십년을 한 이불 덮고 살았지만, 도무지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알 수가 없어! 웬수!"


그렇다면 좋다.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완전히 이해하고 알아버린 상황[각주:1]을 그림으로 그려보자.


자, 어떤가? 남과 여는 서로 완전히 알고 이해해 버렸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남녀 사이' 자체가 사라졌다. 한마디로 '암수 동체'인거다. 좋냐? 이게 여러분들이 원하는거 맞는가?


 남녀가 일시적으로 접점에서 만난다면?  


 

남녀가 아주 일시적이겠지만, 접점에서 서로 만났다고 가정하고, 그걸 그림으로 그려보자.



빨간점으로 된 '접점'의 자리가 보이는가? 여러분들이 주목해야 할 사실은 1에서 4까지에 이르는 숫자 부분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1에서 4의 자리로 시간이 이동한다고 보자. 그럼? 맞다. 시간이 지나면서 '남녀사이가 점점 멀어진다'. 보통 이 일이 언제 일어나는가? 아는 분들은 다 안다. 서로 몸을 섞고 나서다. 아닌가?



 이상적 남녀 사이  



 아래 그림을 보고 눈치 채셨는가?


맞다. 최상의 남녀 사이는 서로가 평행선을 그릴 때다. 이 평행선은 진정코 무엇을 의미할까?

1. 서로는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
2. 서로는 일치하는 그 어떠한 접점도 가지지 않는다.   



위의 말이 사실이라면 너무 슬프지 않냐고? 평행선은 사실상 이런 의미이기도 하다.

1. 영원히 서로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
2. 영원히 서로 알지 못하기에 이 둘은 영원히 서로에 대한 관심에 이끌린다. 즉, 사랑이다.
3. 영원히 삶의 동반자로서 동일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평행선' 밖에 없다.



 마무리  


 

보셨다시피 이 글은 글을 쓴 이리니의 순전한 '개똥 철학'일 뿐이다. 이 '개똥 철학'은 이렇게 남녀에게 충고한다.

1. 서로 이해하려 하지 말라. 왜? 불가능하니까.
2. 서로 알려하지 말라. 왜? 불가능하니까.[각주:2]
3. 서로를 알아내려 하고 이해하려 애쓰는 시간에 차라리 그냥 사랑하려 애쓰라.
   왜? 남녀사이는 이것만이 가능하니까.




  1.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본문으로]
  2. 인간은 자기가 자기를 모른다는 사실을 모른다. 근데 무슨 수로 타인을 아나?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