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연재/연애론

남자 입장에서 "일본 여자가 한국 여자보다 편한 점"

이리니 2012. 9. 21. 11:01


예전 캐나다에 둥지를 틀고 한창 백인녀들의 궁디를 쫓아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왜 궁디냐 물으실지 모르겠지만, "그냥 모든 동물 수컷들의 본능입니다"정도로 밖에 답해 드릴 수 없음을 심히 애석하게 생각한다. 강산이 네번 가까이 변해올 동안을 살아왔지만, 여전히 이리니의 이 수컷 몸이 왜 여자들의 궁디를 그토록 애지중지 사랑하는지를 알아낼 수가 없었다.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의 유래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채, 미궁으로 빠지지는 않았고... 학자들 사이에서 조차도 이런저런 가설들만 세워진채 유야무야 기냥저냥 세월만 보낸다고 들었다. 이 연사 이리니는 "하트의 상징은 궁디다"라 강력하게 주장할 필요는 없겠지... --;


D 얘기는 고마하고, 얘기를 다시 캐나다로 돌리자. 당시 한 연상의 한국녀가 그것도 수업시간에 대놓고 째려보며 토해냈던 말이 있는데, 기나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아주 일본년들한테 둘러쌓여 사는구나. 재수 없는 쉐이..."


한국녀나 일녀나 캐녀[각주:1]나 미녀[각주:2]나 할 것 없이, 전부 잘 생긴 숫넘을 사랑한다. 남자들이 자기네들의 궁디를 사랑하는 만큼이나. 요즘 한류 어쩌고 말이 많지만, 당시의 이리니 또한 적어도 일녀들, 캐녀들에게 만큼은 한류를 강하게 각인시키는데 짜그맣게, 아주 짜그맣게 한 몫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싸이코(응?)[각주:3] 강코쿠진[각주:4] !!!"

"핸썸 싸우쓰 꼬리안 뽀이 !!!"


라는 말... 들은 적 없다. 오글거리게스리... --;


각설하고. 이 글은 당시 일녀들에 둘러쌓인채, 백녀들의 궁디를 쫓던 그 치열했던 삶의 기록은 아니고, 당시에 했던 몇가지 경험들[각주:5]과 주변에 있던 소수 일녀들을 치열하게 관찰[각주:6]한 결과 나온 몇 방울의 엑기스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글이다.


주의


1. 이 글은 이리니의 사적 생각과 경험을 적은 글일 뿐이다. 다시 말해, 완전 구라일 가능성도 있다는 소리. 

2. "모든 일본 여자들이 이렇구나 !"란 망측한 편견을 지으셔선 안되겠다.[각주:7] 

3. '이 쉐이 재수없게 잘생겼구나...'라며 속좁은 질투를 하셔서도 안되겠다. 

4. 댓글로 "먹어봤니...?" 같은 의미가 너무나도 분명한 질문을 하셔서도 안되겠다.[각주:8]

5. 1번, 2번 빼고는 주의를 안하셔도 되겠다. --; 





신세지거나[각주:9] 상대에게 부담/피해를 주는건 대단한 실례


일본 전통 / 문화와 연관이 있는 모양이다. 다른 이에게 부탁하는 것을 꺼려하며, 꼭 부탁을 해야할 경우에는 필요 이상으로 정중하거나 아니면 쩔쩔매는 모습들을 보인다. 한국인 입장에서 봤을 때는 지나치리만큼 상대의 입장을 살피려하며, 될 수 있는한 부담이나 피해를 주지 않으려 한다. 이런 측면이 남녀 사이, 남친-여친 사이에도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였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선 화대남(응?). 화장실 앞에서 대기하는 남자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을 잠깐한 적이 있다. 이 화대남에 대해 일본녀들에게 물어보면, 전부는 아닐지라도 상당수의 일녀들이 아래와 같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추측된다. 


"화장실에 똥 때리러 갈 때, 남친에게 빽 맡기고 간 적 있어요? 한국녀들은 간혹 그러는데..."


"다메데쓰요. 고찌와 다메 낭까 헹 에찌에찌 이따이~[각주:10]

(번역 : 절대 안돼요. 남친에게 어떻게 그런 일을 시킬 수 있어요? 실례예요!)



다음으론 한국녀들이 목을 메고, 목숨을 거는 연락에 대한 부분.


"남친이랑 하루에 연락은 보통 어느 정도하세요? 한국녀들은 10번, 20번도 적다고 난린데..."


"신지라레나이. 고레와데쓰네 강코쿠진노 에미나이상 따찌가 간뗑이가 삐까삐까 뿌러데쓰네..."

(번역 : 전 그렇게 못해요. 물론 저도 자주 만나고는 싶지만, 남친도 사생활이 있고 그것을 존중해야 하니까...  


아래로 계속 이어지는 얘기도 이 부분의 연장선상이지만, 이해의 편의를 돕기 위해 파트를 나누기로 하자. 




내가 불러냈으니 내가...


일요일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무료히 누워 어떻게하면 19금 유료 채널을 돈 안내고 볼 수 있을까를 궁리하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일본녀 A였다. 


"헬로우"

"아이 원 츄. 아이 니 쥬. 아이 워너 잇 츄." ( 번역 : 잠깐 좀 [각주:11]볼 수 있을까요? )

"오케이"


저녁을 먹었냐고 묻길래, 너를 대신... 이랄순 없으니, 안 먹었다고 답했다. 만난 곳이 묘하게 생긴 까페였는데, 느끼해 보이는 빵들과 음료를 같이 파는 곳이었다. 상대를 귀찮게 하기 싫어서 일어나 먹을것 좀 가져 올랬더니, 상대 일녀가 놀란듯 벌떡 일어나더니 이리니를 거의 강제로 앉히다시피 하며 이랬다.


"내가 당신을 먼저 불러냈으니, 내가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예요. 

걱정 말고 그냥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요."     


큼지막한 빵과 음료를 배불리 먹으며 두런두런 이런 저런 얘기들을 알콩달콩 나누다가 각자 집으로 갔다. 정말이다.


이 얘기를 '여자가 먼저 계산했고 또 대접도 했다' 식으로 해석하셔선 곤란하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가벼움이다. 님이 상대 남자 입장이 되었다고 생각해 보면 이해가 편하다. 이런 식의 만남을 가져줄 수 있는 여자 하나가 있고, 반대로 남자가 리드해야 되고, 데이트 스케쥴도 남자가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당연하고, 기대만빵 예상이빠이 여자 둘이 있다고 하자. 님 같으면 누구랑 편히 만나시겠는가?




진정한 1 : 1


또다시 전화를 받고 이젠 일녀 B를 만나러 나갔다. 일녀 B 역시 일녀 A와 마찬가지로 그닥 큰 면식은 없었던 인물. 그래도 외모는 가히 발군으로 여태껏 봤던 일본녀들 중 가장 출중한 육체적 조건을 갖췄었다. 밥 때가 가까워 근처에 있는 햄버거 가게에서 끼니를 떼우곤 별 생각없이 이리니가 계산을 했다. 그랬더니 그녀가...


"한국에서도 남녀가 데이트를 하면 남자가 계산을 하는 모양이죠...?"


히꺽! 했다. 왜냐면 설마 그게 데이트일 줄은 전혀 상상도 못하고 나갔으니까. 그 때 입고 나간 옷이 츄리닝이었지 아마...


이후로 몇번 더 전화를 받고 나가 커피를 후루룩 홀짝이곤 했는데, 처음과는 사정이 달랐다. 뭘 먹던지 간에, 뭘 마시던지 간에 모든 계산은 더치 페이로 진행됐다. 식사 같은 경우야 간혹 돈없는 학생에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그럴 수 있다쳐도, 우리나라 돈으로 700원 정도 하는 값싼 커피조차 더치를 고집하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한날은 물어봤다. 왜 그러냐고.


"당신도 학생이고, 나도 학생이니까요. 당연한 일 아닌가요...?

설마 자기가 남자니까 뭐 어쩌고 할려는건 아니죠...? 발끈"  


No 를 한 대여섯번 날렸던 걸로 기억한다. 손사레까지 치면서...



 

독특한 나와바리 의식


이 나와바리라는 말. 보통 야쿠자들이 니 구역 내 구역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여기서는 그냥 '영역' 정도로 해석하자. 일녀들 또한 굳이 말하자면 이런 나와바리 의식 또는 이와 비슷한걸 가지고 있는듯 보였다. 위에서 언급했던 '남친 사생활 존중' 부분처럼 그 상대 남자의 나와바리, 그 개인적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려 한달까.  


다른 예를 들자면, 전화를 해서는 대단히 조심스레 여러가지 것들을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혹시 자고 있었냐, 지금 바쁘지는 않냐, 자기랑 통화를 해도 괜찮으냐, 내 전화가 뭔가를 방해하고 있지는 않냐... 기타 등등.


간혹 집을 방문할 일이 있을 때도 꼭 전화를 해서 이것저것을 묻는다. 


"내가 당신에게 실례를 하는 것은 아닙니까?

나로 인해 당신의 뭔가가 방해를 받는 것은 아닙니까?"



글로는 나와바리 의식이라 썼지만, 서구인들의 프라이버시 존중과 거의 비슷하다 보시면 되겠다. 


아마 이 부분이 한국녀와 일본녀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싶다. 남자 입장에서 봤을 때, 한국녀들은 그 상대 남친과 자신을 뒤섞어 버리려 하는듯 보일 때가 많다. 마치 진짜 사랑하는 사이라면 그래야 하는것 아니냐... 라 외치기라도 하듯 말이다. 


하지만 이 영역의 뒤섞임은 때때로 남자들로 하여금 숨이 막힌다라 느끼게 만들고, 이런저런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신만의 공간,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훌쩍 떠나고 싶게 만든다는 사실. 한국녀들은 과연 알고 있을까?      




저기요... 라 했을 때


우리가 낯선 사람을 부를 때, 자주 "저기요~"라 하지 않는가. 바로 그 때를 말한다. 우리나라 젊은 여인들에게 이리니가 다가가 저기요라 했을 때, 그 돌아올 반응은 안봐도 비디오처럼 선명하다. 이 부분은 여러분들도 다들 잘 아시고 또한 숱하게 경험하셨을테니 굳이 쓰지 않겠다. 


그럼 일본녀들은 어떨까? 그들의 속내야 어떻든 그들의 외적 모습은 한국녀들과는 굉장히 많이 다르다. 굳이 표현하자면, 상대가 편하게 말을 하게 만들어 준달까. 영어로는 예스로, 일어라면 하이~ 정도로 반응할텐데, 그들의 얼굴에는 한국녀들이 보이는 긴장/경직/경계 같은 것들 대신에 상대에 대한 예의, 자기를 왜 불렀는지에 대한 호기심 같은 것들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이들은 웃음을 띄기도 했고.


자, 이쯤에서 한번 생각해보자. "저기요~"라 불렀을 때, 움찔움찔 긴장하며 힐끗힐끗 자기를 경계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여자와 "아, 네~"라 대답하며 자연스레, 때론 웃음 띈 얼굴로 자기를 쳐다보는 여자. 둘 중 누구에게 남자가 더 다가가기가 편할까?




마무리


일본녀들과의 쫄깃하고 찰진 뭔가를 기대하고 들어오셨던 남성 독자들께는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언제 인연이 닿는다면, 걸쭉한 찌게에 쐬주 한잔 걸치면서 그 당시 있었던 이리니의 "대한 거시기 만세" 사건을 필두로, 한국 남자의 강인함과 끈기를 만천하에 과시했던 그 장엄했던 역사의 기록을 술김에 들려드릴 것을 약속 드린다.


모두 한가위 같으시길 바라면서 글을 줄인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고뿔 조심하시길... 

올라가는 추천수는 글쓴이에게 을, 자그마한 댓글은 글쓴이에게 행복을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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