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연재/O형 남자

애먹이는 O형 남자, 여인의 현명한 대처법

이리니 2009. 12. 18. 07:00


약속됐던 '애먹이는 O형 남자에 대한 여인의 대처법'이다. O형 시리즈로는 5탄. 글이 많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 사족을 모조리 자르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 이 글은 어제 발행됐던 '여자들 애먹이는 O형 남자의 기질'에 이어지는 후속 글이다. 이 글만 읽으셔도 상관이 없겠으나, 이해가 되지 않으시는 분들은 위의 글을 먼저 읽어 보실 것을 권해 드린다.  



 O형 남자에 대한 '예비 지식'  

 

아래로 길게 이어질 글에 대한 이해도를 높히기 위해, 잘 알려진 O형 남자의 특징을 다시 한번 간략히 살펴보고 가자.

 - O형 남자는 자존심과 자부심의 동물. 이 부분은 가히 O형남의 '제1 역린'이라 하겠다.
 - O형 남자의 주된 가치체계는 '의리'라는 한 단어를 뿌리로 한다. 제2 역린.
 - '남자다움'에 대한 이상과 로망을 꿈꾼다. 자부심도 대단. 제3 역린


사실상 이 세가지가 'O형 남자의 비밀을 풀어내는 열쇠'임과 동시에 잘못 건드리면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요소'들이 되겠다. 그래서 '역린'이라 적었다. 바꿔 생각하면, 이 세가지 역린을 잘 알고 지혜롭게 대처하면, O형남들을 아주 손쉽게 찜쪄먹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위 세 역린에서 익히 잘 알려진 아래의 O형남 특성들이 나온다. 익히 잘 알려진 것에 이리니 개인의 사견을 조금 첨가했다. 참고 정도로만...

 - 보스 기질, 리더쉽. 쉽게 말하면, '나서야 직성 풀림'의 '나서기 기질'이 되겠다. 오지랖 포함.
 - 명랑, 대범. 이게 빠지면, ( 남자다움 + 자존심 )에 손상을 입는다. 문제는 '~인 척'도 많다는 점.
 - 정(情)에 대한 의외의 소심함. ( 의리 + 남자라는 자부심 )이 종종 이 소심함을 낳는다.
 - 가슴에 품은 이상에 대한 일종의 결벽증. 때때로 여자의 피를 말리기도 한다. 그걸 강요하거든.
 - 자신이 그렇기 때문에 상대도 응당 그럴꺼다...라는 황당한 믿음과 신뢰. '의리상'이라는 명목.
 - '자기편'에 대한 맹목적인 애착. 좋은 말로는 ( 의리 + 순수 )지만, 나쁘게 말하면 '꼬마 아이' 기질.

  
자, 마지막이다.
O형 남자의 치명적 단점
  • '역린'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 종종 자기 스스로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한다. 
  • O형의 '순수'가 '미성숙'과 맞물릴 경우, 아집, 독선, 독단을 낳는다.
  • ( 남자다움 + 의리 + 자존심 )으로 대표되는 자신의 이상을 지키기 위해, 때때로 극단적인 선택을 서슴치 않는다.



 수컷의 본능  

 

갑자기 웬 수컷의 본능? 쌩뚱맞네... 하실거다. 우선 댓글 하나를 먼저 보시고 나서 얘기하자.  

뀨뀨님 曰,
어떤 글에서 봤는데 남자는 여자와 달리 자신의 일상과 연애를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남자는 누구나 자신의 영토가 있다고 합니다 그 영토를 지켜주는것이 남자에 대한 배려일듯ㅋ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서로 배려해주면 싸울 일은 없을것 같아요~

사실 이 댓글 하나 때문에 예정에 없던 '수컷의 본능'이라는 파트를 따로 만들 정도로, 이리니 정말 캬~를 연발하며 감탄해 버렸다. 뀨뀨님의 남친은 전세계 1%의 행운아실듯... ^^

개인적으로 남녀 연애에 대한 메뉴얼을 수십, 수백가지 보는 것보다, 상대방 이성 자체에 대한 공부와 연구를 하는 것이 연애 전선의 최종 승자가 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라 믿고 있다. 여자는 남자 자체를, 남자는 여자 자체를 공부하는거다. 한마디로, '핵심'을 바로 꿰뚫자는 얘기. 헌데 위의 댓글 단 3줄에 남자의 핵심, 수컷의 원초적인 그 무언가가 기가 막히게 꽂혀 있더라는 것. 그러니 감탄할 밖에...

이 부분에 대한 상세한 글은 다음 글로 미루고, 지금은 이 사실 두 가지만 기억하자. 
1. 남자는 자기는 자기고, 상대는 그냥 상대로 본다. 즉 '동화'가 없거나 약하다. 여자들처럼 상대에게 스스륵 녹아들어가는 것이 없다는 소리다. 따라서 일상과 연애 또한 별개로 볼 것이다. 이 부분의 남녀차이는 소위 남자들이 질색하는 '여자의 간섭, 참견' 문제를 야기한다. 다시 말해, 친밀한 연인사이에서 여자에겐 당연한 것이 남자에겐 아닌거다. 이 차이점에 대한 '자각'. 놓치시면 안되겠다. 

2. 동물 수컷의 대표적 습성이 냄새 또는 분비물을 이용한 자기 영역의 표시 및 확보다. 놀랍게도 이 습성이 인간 남자들에게도 있다. 어제 글에서 이리니가 표현한 '남자들의 성지'가 바로 이것이다. 야생의 세계에서 우두머리 수컷은 이 자기 영역을 침범한 '적'을 그냥 놔두는 예가 없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처절하고 잔인하게 공격, 그 영역을 지켜내려 한다. 때론 그것을 지켜려다 목숨을 잃는 일도 비일비재. 

간단히 충고하자. 여자들이 이 '영역, 성지'에 대한 이해가 없을 경우, 무심결에 또는 무의식적으로 그 성지에 발을 들일 수 있다. 보통은 간섭, 참견의 형태일터. 그러면...? 공격을 받을 것이다, 수컷의 본능, 동물의 원초적 본능으로 무장한 남자의 잔인한 공격을...

어떤 분들은 이러실거다. 너무 심하지 않냐고... 기억하자. 남자들이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란 사실을. 인간은 인간이기 이전에 동물. 그래서 피치 못할 본능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 이 엄연한 진실, 간과하셔서는 안되겠다. 역으로도 마찬가지. 
 

자, 이 정도면 웬만큼 준비가 됐을듯 싶다. 각 상황별 대처법으로 들어가 보자. 



 갑작스런 '폭발'  

 

어제 글에서 이 갑작스런 버럭 폭발의 주 원인으로 '쌓이고 쌓인게 뒤늦게 터진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오늘 이 파트에서는 그 원인, 대처, 예방책을 한꺼번에 보겠다. 

[ 폭발의 원인 ] 
남자다움 + 자존심의 결합. 이 특성은 좀체로 남자로 하여금 자기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도록 만든다. 사사건건 일일이 자신의 감정, 느낌, 속내를 드러내는 것을 남자답지 못하다고 느끼며, 또 그것을 자칫 드러내 버렸을 경우, 자부심과 자존심이 상함을 느낀다. 특히나 여자 앞일 경우, 이 특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따라서 여자와 함께 있을 경우, 필히 속에 쌓여가는 감정의 잔재, 앙금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쉽게 말하면, 여자한테 잘 보이고 싶어한다는거다. 그래서 감출려는거다.  

역으로 계산할 경우, 이 버럭남은 그녀를 대단히 강력하게 '여인'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금 더 계산하면, 그 남자의 사랑이 깊으면 깊을 수록, 그 감추기, 속에 꾹꾹 눌러쌓기가 더 심할 것이며, 종내에는 그 폭발이 더욱 크고 깊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사랑만큼 아픔과 상처가 크다는 소리는 여기서도 적용이 되는 셈이다. 여성분들에게는 완전한 아이러니가 되겠다. 그의 사랑이 크고 깊을수록, 그 폭발이 크고 강력하다는 말이 되니까 말이다. 물론 둘 사이의 트러블이 너무 잦고 커서, 쌓인게 그만큼 많았던 경우는 이 계산에 들지 않는다. 구별에 주의하자. 

[ 대처 ]    
지금뿐만 아니라 아래로 계속 나오는 '대처법'은 최악의 상황이 아니란 전제하에서란 사실, 꼭 명심하자. 왜? O형남이 끝까지 갔을 경우, 그가 스스로 마음을 돌리기 전까지는 대책이 사실 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끝내자'라는 마음을 이미 굳혔고, 그것을 끝까지 밀겠다고 주장할 경우, 무슨 수로 그 마음을 되돌리겠는가? 이런 글의 주 용도가 '예방', '조심'일 수 밖에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1.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하려는 욕심을 버리자. 왜? 그는 지금 활화산과 같다. 뭔가가 계속 뿜어져나오고 있는 상태인거다. 자리를 떠나려고 하거든, 떠나게 하라. 혼자있고 싶어하거든, 혼자있게 하라.
 

2. 성가실 정도의 연락은 그 폭발을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되, 그 남자의 모든 것이 쏟아져 나올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주라.

3. 여자인 자기가 뭔가를 하려 하지 말고, 그 남자가 스스로 해결하고 난 후,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라. 하지만 자기가 잘못했을 경우, '사과'를 빠뜨리진 말자. 어떨 땐, 단순한 사과 한마디로 그 폭발이 씻은듯 사라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의외로 이런 단순+순수 남자들이 많다는 사실도 기억해 두자. 

4. 때때로 그 불안의 정도가 큰 경우, 여자들은 남자에게 '비굴'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아시다시피, O형남은 자존심의 화신. 비굴녀를 자신의 여자로 좋아할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 사과를 할 때 하되 비굴하지 말며, 허리를 숙일지언정 의연하자. 


단순화 !!!
버럭남, 폭발남은 '활화산'이다. 그 화산이 바로 여러분 코 앞에서 터지고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텐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후, 그 뒤에 나오는 답이 바로 여기서의 '대처법'이다.

기억하자. 영원히 폭발하는 화산은 존재할 수 없다. ^^ 


[ 예방 ]
자, 이 참에 이리니가 아주 흥미로운 일을 하나 벌려보려 한다. 

이리니가 제시하는 예방책은 아주 단순하다. 또한 꼭 O형일 필요 없이, 모든 혈액형에 다 적용할 수 있다.

1. 상대방의 기질, 성향을 잘 설명하는듯한 자료를 구한다.  
2. 원하신다면 자신의 혈액형, 기질, 성향이 잘 나와있는 문서도 준비한다. 
3. 상대에게 그 준비한 자료 또는 문서를 건네며, 어디가 맞고 어디가 틀린지를 묻는다. 
4. 또 원하신다면 자신의 기질을 설명하는 문서도 보여주며, '나는 이러이러해. 저러저러해'를 설명한다.
5. 점점 세부적인 부분을 검토하며 서로가 서로에 대해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진다.
  

얘기는 길었지만 한마디로 줄이자면,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혈액형을 매개로해서 말이다. 사실 이 서로 알아가기를 실제 말로 하려면, 참 뻘쭘하고 어색하기 그지 없다. 특히 한국 남자들은 질색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서가 있다면 얘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주의하자. 상대 남자가 '혈액형 같은거 순 엉터리야'라며 이 작업을 강력히 거부할 경우, 강요하지 말자. 

이리니는 여인이 생기면 꼭 이 작업을 할 작정이다. 오붓하게 커피숍에 앉아, 이 작업을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콩닥거린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숨결과 향기를 맡아가며... 캬... ^^;;

자, 이제 이 폭발남에 대한 예방책을 언급해 보자. 위의 작업을 하기만 하면 사실 예방책이라는 것도 따로 필요가 없다. 왜인고하니 대다수의 남녀문제는 사실 서로 잘 몰라서,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일 뿐이니까 말이다. 그냥 상대에게 이렇게 얘기만해도 충분할거다.

"자기, 평소 이런 성향이 있으니까,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게 있으면 속에다 쌓지 말고, 제깍제깍 얘기해줘. 알았지? 나도 고칠려고 애써볼께. ^^ "

솔직히 위의 예방법, 이리니 개인에겐 사뭇 흥미로운데, 여러분들께는 어떨지 모르겠다. 예방법의 두가지 요건은 사실 아주 간단하다. ( 서로 알기 + 솔직한 대화 ), 아닌가...? 만약 이 두가지 요건을 갖출 수 있다면, 어떤 방법이든 예방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리니는 위에 쓴 저런 아이디어를 내봤는데, 여러분들께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 방법을 쓰시면 되겠다. 그리고 시간이 나신다면, 댓글로라도 그 아이디어를 알려주시면 고맙겠다. 다음에 써먹게... ^^



 전화, 대화, 만남을 피할 때  

 

어제 글에서 O형남들은 폭발 후 또는 안 좋은 일이 있고 난 후 갑작스레 자리를 떠난 후, 전화나 얼굴을 맞댄 대화 일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 회피의 원인 ] 
이리니는 이 상황을 크게 세가지로 나눠 봤다. 

1. 최악의 상황이 발생, '이제 끝내자'는 마음을 굳혀버린 경우. 
보통 이런 경우는 그 커플의 다툼이 아주 잦았고, 그 교제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을 때다. 한마디로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진저리를 치는 경우. 사실상 아무런 대책이 없다. 

2. 상대에게 뭔가를 전달하려 할 경우
이것은 정말로 '어린 아이의 삐지기'와 대단히 유사하다.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는데, 상대가 알아줬음 하는게 있는데, 상대에게 말을 하긴 곤란한거다. 남자니까 그렇고, 존심 상하니까 그런거다. 그에 더해, 이러이러한 상황이 생길 경우, 나는 화가나서 이렇게 반응하니까, 너는 앞으로 조심 좀 해줘...라는 메시지도 전달한다. 

3. 남자 자존심의 발버둥인 경우.
O형남은 때때로 자신의 화난 모습, 옹졸한 모습을 보이는것 자체를 싫어한다. 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자존심 상하니까. 왠지 남자답지 않으니까. 특히나 자신의 여자에게는 더더욱. 예상외로 많은 여자분들이 이 사실을 모르는듯 보였다. 이들은 단지 남자가 숨는다, 외면한다, 피한다...라고만 여길 뿐, 정작 그가 자신의 못난 모습을 사랑하는 여자에게 보이기 싫어서 그런다는 생각은 못하는거다. 모르니까...

이런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남자의 상태를 모르니 자꾸 문자를 한다거나, 팔을 붙잡는다거나, 끊임없이 전화를 하며 '만나자, 일단 만나서 해결하자'라고 한다는거다. 결국 이런 행위는 남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너의 못난 모습을 나한테 보여봐. 보여 보라구!"

남자가 어떻게 반응할 것 같은가...? 

[ 대처 ]

1. 쓸데없는 부정적 생각으로 불안, 초조, 조급해하지 말자. 아주 자주 이게 일을 그르친다. 차라리 초조함, 조급함보다는 '세상에 남자는 많아'라는 똥배짱이 이 상황에서는 더 낫다고 말씀 드리겠다.

2. 남자가 스스로를 추스를 시간과 공간을 허락하자. 때로는 삐진 아들이 생긋 미소짓는 그 순간을 느긋이 기다리는 지혜로운 어미의 마음이 필요할 수도 있다.

3. 역시나 자신의 잘못일 경우, 사과를 빠뜨리지 말자.

4. 직접 대화보다는 이메일, 문자를 잘 활용하자. 쉽게 말해, 살살 구슬리는거다. 기억하자. 따지기보다는 구슬려야한다. 아니면 또 웈하거든...

5. 이런 일이 무사히 잘 넘어가고 난 후, 남자에게 요령껏 물어 그 원인과 이유를 알아내라. 단, 성급하면 안된다. 이런 자료들이 하나하나 모여 미래의 훌륭한 궁합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변종이 아닌지 확인하자. 소위 말하는 '밀고 당기기', '심리 게임'의 일환이 아닌가를 점검하자. 미성숙, 어린 치기로 인한 것이라면 몇번 더 기회를 줘보자. 그렇지 않고 악질적 상습범이라면, 과감한 정리가 무병장수에 이롭다.

이 때,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것이다. '그걸 어떻게 구분합니까...?' 이리니는 이렇게 답한다. '진심은 무겁다'라고. 이 무거움은 때로는 너무나 벅차서 그 활발, 대범하다는 O형남들을 쫄게 만들고, 소심하게 만들며, 여자 앞에서 떨게 만든다. 그 진심의 향기, 진지의 무거움을 잡아내라. 하지만 남자한테서 무작정 이 진정한 사랑을 원하지는 말자. 스스로에게 '내가 자격이 있나?'를 먼저 묻는 것이 성숙의 제일 요건이다.  




 나홀로 동굴로 숨었을 때  

 

위와 상당히 흡사하지만, 그 정도가 조금 더 심하고 그 기간이 더 길 경우다. 마치 홀로 고립되길 자처하는 수도승 마냥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관계로부터 떠나려 할 때다. 이런 일은 O형에만 국한되는 일일 수 없으며, 꼭 남자에게만 국한되는 얘기도 아니다.

하지만 이 글의 주제에 맞게, 여기서는 남녀사이에 있는 O형 남자로 그 범위를 좁혀 보자. 이 범위가 아닐 경우는, 사실 '자아'와 관련된 문제라서 이리니가 쓸 수도 없다.  

[ 원인 ]

 - 실제로 남자들 중에, 위에 잠시 언급한 '자아'와 그것의 불안정 문제를 가진 이들이 있다. 이 불안정이 남녀사이의 갈등으로 표면화 되는 경우거나, 남녀사이와는 상관없는 순전히 개인의 내면 문제일 수도 있다.
 

 - 일종의 '우울증', '조울증'과 같은 질환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요즘처럼 '취업난'이 극심한 상황에서는 어쩌면 남녀 불화, 부부 불화의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경제적 문제일테니까 말이다. 남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적 문제 또는 취업 문제를 안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겠다. 여기에 문제가 있을 경우, 누구나 다 알겠지만, 사람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감 상실을 동반하는 어둠 속에 잠길 수 있으니까...

 - 수컷의 본능에서 언급한 '남자의 영역, 성지'와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 심대한 자존심의 상처, 남자로서의 굴욕, 이상의 좌절 등으로 인해 크게 손상된 내면의 뭔가를 새로 구축 또는 보수하려 할 때다.
 

 - 위에서 언급한 '자신의 여자에게 못난 모습 안 보이기'의 긴 버전일 수도 있다. 역시나 문제는 자존심. 

 - 변종의 장난질


[ 대처 ]

 - 위에서 언급했던 취업, 돈 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인지를 잘 살피자. 자존심이 강한 남자는 이런 사정을 여자에게 구차하게 설명하려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그냥 모습을 감추길 선택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 우울증, 조울증과 같은 질환도 한번쯤 살펴보자. 어떤 심리학자는 전 인류의 1/3 이상이 일종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고뇌, 고민 때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자. 꼭 자기와 자기와의 관계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 남자의 영역, 성지를 구축하는 와중이 아닌가를 점검하자. 한마디로, 남자가 '성숙'의 과정을 밟고 있는 경우다. 이럴 경우는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그를 돕는 것이다.

 - 남자의 영역이 손상되었던 일이 있는지를 점검하자. 여자 때문일 수도 있고, 어떤 사건, 사고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 그 보수가 끝날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상책.

 - 잦은 다툼으로 남자가 어떤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신중을 기하려 할 때일 수도 있다. 역시 동굴에 있는 남자를 억지로 꺼내려 하는 것은 역효과.
 

 - 변종의 장난질이 아닌지도 살펴보자. 소위 말하는 '모습을 감춰, 여인의 애간장 녹이기' 수법이다. 이리니가 봤을 때 이런 넘들은 눈에서 표시가 난다. 그나마 그게 '치기'일 경우는 용서가 되는데, 간사함 또는 간악함일 경우도 있다. 일명 여자 등치기의 명수들로, 약은 매 밖에 없는 놈들이다. 이럴 경우, 의지할데라곤 하늘이 내린 행운과 여자 스스로 갈고 닦은 지혜 밖에 없다. 




 삐짐 방지 대책  

 

남녀사이에 O형남이 가장 잘 삐질 때를 

자기 여자가 자기편 안 들어줘서 
자기 여자가 다른 남자한테 관심을 보여서 

라고 말했다. 이제 여기서 하나를 더 추가해 보자. 자기 여자가 '남자의 영역, 성지'를 지켜주지 않아서. 

대책은 다음과 같다.  

 - 의리를 중요시 여기는 O형남 아닌가? 더럽고 아니꼬와도 웬만하면 그냥 '네가 옳아. 나는 네 편.'이라고 해주라. 뭐 돈 드는 것도 아니잖아? 특히나 둘 만 있을 때보다, 모임 등에서처럼 주변에 사람이 많을 경우는 특히나 '표시'를 좀 내주는 것도 훌륭한 처세일 수 있다. 일명 '남자 기 살려주기'. 사실 현모양처는 내조를 잘 한다기보다 이 처세, 남편 기 살리기에 능한 경우가 많다. 물론 기고만장해서 방방 뜨는 꼴사나움이 생길 수도 있지만, 때때로 그 방방 뜨는 힘을 바탕으로 남자가 세상에서 돈과 명예를 긁어 들어오기도 한다는 사실.

 - 남자의 영역, 성지. 그 '난 남자다!'라는 자존심만큼은 그냥 건드리지 말자. 그 기본적인 것조차 지켜주질 않으면서 여자인 자신의 그 뭔가를 배려해 주길 바란다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지 않겠는가?

 - 다른 남자에 대한 관심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순 없을 것이다. 이건 남자도 마찬가지. 다만 그 O형남 앞에서 티만이라도 내진 말자. 마치 '난 당신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예요~'라는 척이라도 하란 말이다.

 - 이리니가 쓴 다른 글 '내 남편, 내 남친, 슈퍼맨 만들기'에서도 밝혔듯, 여자는 남자와는 사뭇 다른 힘을 가지고 있다. 사소한 하나하나 일일이 남자와 충돌하면서 남자와 싸워 이기려하지 말고, 그 '여인의 힘'을 깨달아 그냥 쉽게 이겨 버려라. 물리적인 힘싸움은 거의 언제나 남자가 이긴다. 하지만 그 여인의 진정한 힘을 이길 수 있는 남자는, 극소수의 성자들 밖에 없다. 이 사실을 잘 이해하라. 

 - 남자 기를 살려주되, 희생적일 필요는 없다. 즉, 남자에게 필요한건 당당하게 요구하란 소리다. 남자에게 '자기 편'이 되어줄 것을 요구하고, 최소한 '해바라기'인척이라도 해주길 당당히 요구하라. 단, 자기가 먼저 주고 난 후라야만,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는 점. 잊지 말자.

 - 남자의 '동물적' 요소, '다혈질' 요소를 잊지 말자. 특히나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은 남자가 태초부터 짊어진 무거운 쇠사슬 같은 것이다. 남성 호르몬 분비가 차단된 남성은 보통 남성보다 평균 9년 정도를 더 산다. 다시 말해, 남성호르몬은 남자의 수명을 9년이나 깎아 먹는다. 그만큼 거칠고, 다루기가 힘든 그 무엇인가로 여자는 절대 이해 못한다. 어쩌면 남편이랑 수십년을 같이 살고, 아들을 낳아 장성할 때까지 길러내면, 어쩌면 이해가 좀 될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다시 그 얘기가 또 나온다. '남성 자체'에 대한 이해. 이거 정말 빠른 길이다. 


쓰고 보니 엄청 길다. 이 긴 대책을 단순화하면...? 댓글에 무수히 달렸던 그 말, 
그냥 어려서 철없는 '아들' 정도로...
또 어떤 분이 댓글에 다셨던 것처럼, 이런 생각을 절대 들키면 안된다는 사실. ^^

특히나 다른건 다 좋은데, 삐짐과 변덕이 심한 남친, 나이 어린 남친을 두신 분들은 그냥 이렇게 믿고 사시는건 어떨지... '남자도 생리를 하더라...' 카는... --;


 

 마무리  

 

글을 다 쓰고 퇴고를 하고 있자니, 이리니가 참으로 건방진 짓을 저지르고 말았구나...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구멍 즉, 헛점이 많다. 그렇다면 메울 수는 있는 구멍인가하면 그렇지도 않다. 이유...? 이리니는 단지 한 사람일 뿐이기 때문이다. [원인] 이니 [대처]니 했지만, 그 모든 사람들의 다양한 마음을 무슨 수로 읽고선 원인을 알겠으며, 또 그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

부디 다만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그냥 옆집 할아버지께 듣는 옛날 얘기 듣듯 하시길 바란다. 

하지만 단 하나만은 알아주셨으면 한다. 블로그에 실린 'O형' 관련 글에 보면, 여지없이 '혈액형이 어쩌고~'하는 악플들이 빠짐없이 달려있다. 이 글에도 분명 달릴 것이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끊임없이 눈없는 돌을 맞으면서도 이 글을 또 다시 발행하는 이유는 오직 단 하나. 여러분들에 대한 '선의' 때문이다. 

'아, 이제서야 알게 됐어요. 고마워요'라는 댓글,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요'라는 댓글,
 이것 하나 보고 쓰는 것이다.

부족한 글이지만, 그 누군가 단 한 사람에게만이라도 자그마한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