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을 다 쓰고 이리니의 일생의 연인, 커피 한잔을 옆구리에 끼고(?), 이리저리 확인해 보니 발행한 상편은 이미 묻혀 버리고 보이지도 않는다. 특히 다음 블로거 뉴스의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는 가히 '글의 무덤'이다. 밤 늦은 시간 발행한 글이 새벽녁에 묻혀 버리다니, 다음, 다음 열린 편집자들... 고대하라. 이리니가 자알 까서, 꼬옥꼬옥 씹은 후에 꿀꺼덕 삼켜주마. 제목?
"다음의 지뢀맞은 행태에 떡실신한 이리니""다음 열린 편집자, 진정 열려 있는가? 뭐가? 지퍼가?""다음을 떠나야 하는 1001가지 이유""다음 열린 편집자의 막장 편집 100가지"
태평양 건너 멀고 먼 타향에 떨어진 이리니의 생활이 5개월째에 접어들 무렵이다. 이리니의 뛰어난 지성, 영특한 머리에도 불구하고 머나먼 나라의 꼬부랑 말을 익힌다는 것, 한마디로 지랄 맞았다. 다시 한마디로 내맘대로 되지 않았다. 후에 이 시련이 이리니에게 많은 깨침과 영감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 당시만해도 하숙집 식구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듣곤 했다.
게르만족 거구의 아저씨 왈,
"인생은 한번 밖에 없다. 너 왜 그렇게 사니? 그러다 죽을지도 모른다. 정말 죽고 싶어서 그러냐?"
멕시칸 아줌마 왈,
"당신이 이틀을 꼬박 세운 후, 잠을 자는 모습이 마치 죽은 것 같았다. 12시간 이상 마치 시체처럼 꼼짝없이 누워있는데, 정말로 죽은 줄 알고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그러다 당신 큰일난다. 제발..."
지금이야 웃으면서 글을 쓰지만, 당시만해도 이리니 스스로 생각해도 뭔가 잘못 되고 있다 느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가히 '영어 능력' 하나에 목숨을 걸고 있던 시절이었고, 그 기간이 장장 1년에 걸쳐 계속됐다. 무슨 소리냐고? 진정 모르겠는가? 이리니가 열심히 공부를 했노라고 자랑하는 거잖아. 2
이런 날이 계속 되던 어느날, 갑작스레 하숙집 식구들 전체가 괴이쩍은 소리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게르만족 아저씨 왈,
"너, 바깥에 나가보면 많은 젊은 아가씨들이 있잖아. 공부는 좀 쉬고, 어디 카페라도 나가 앉아 있어봐. 그럼 네가 마음에 들어하는 아가씨가 접근해 올거라구."
멕시칸 아줌마 왈,
"그래요. 밖에 나가서 바람도 좀 쏘이고, 친구들도 좀 만나고 그래봐요. 돈이 떨어졌어요? 아줌마가 빌려줄 수 있어요. 이제 당신은 성인이니 아무도 당신 일에 간섭하지 않아요. 어때요? "
시집가서 분가해 있는 아줌마 딸까지 와서 아저씨, 아줌마랑 합세, 끊임없이 온갖 괴상한 말들을 계속해서 쏟아내는 일이 매일, 그것도 한달 가까이 지속되는 괴이쩍은 일이 있어났다.
미칠듯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모두 녹초가 되어 하숙집 식구들조차 두려운 눈으로 이리니를 쳐다보던 어느날, 평소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던 한국 녀석들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말인 즉슨, 하숙집 주인 내외가 어디로 여행을 떠나니 집이 빈다. 이 참에 아주 신나게 한 번 놀아볼 생각이 있으면 합류하라.. 는 것이었다.
이리니 말은 친하다 했지만, 최대한 한국인들과의 접촉을 피하려 무던히도 애쓰던 시절이라, 전화 통화, 학교에서의 어쩔 수 없는 대화 이외에는 좀처럼 한국 녀석들과 어울리지 않던 참이다. 아주 간혹, 지금처럼 스트레스 해소의 돌파구가 필요할 때, 술을 한잔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정말 절묘한 타이밍이 된거다. 이 참에 그 동안 쌓인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겠다 결심하고 아줌마한테 한 2-3일 집을 비우고 친구집에서 자겠다고 말한 직후다.
갑작스레 아줌마가 이리니를 거실 한 구석으로 데려가더니 야릇한 미소와 함께 지긋이 쳐다보는게 아닌가.
멕시칸 아줌마 왈,
"정말 친구네서 자고 올거예요? 정말 그렇단 말이죠? 네? 네?"
이 말을 할 때의 아줌마 표정은 마치 상기된, 아주 상기된 사춘기 소녀를 연상케 했다. 도대체 왜 그렇게 기뻐하는거냐? 내가 하숙집 나가니까 그렇게 기쁜거냐?...라고 묻고 싶을 정도였다.
더 지긋한 표정과 야릇한 미소로 다시 멕시칸 아줌마 왈, ( 이번에는 손까지 꼭 잡는다. 왜 이래? )
"당신은 이제 어른이에요. 알죠? 그러니 마음에 드는 여자랑 같이 잠.자리를 해도 추웅~분한 나이에요.
그러니 괜찮아요. 암요, 괜찮구 말구요."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쌩뚱맞다, 쌩뚱맞다 말은 들었어도 이렇게 쌩뚱맞은 적은 처음이었다. 그 뒤에 이어진 말이 하이라이트 중에 하나다.
"가진 돈 있어요? 없어요? 그럼 아줌마가 빌려 줄게요.
저기 슈퍼 알죠? 거기가면 진열된 벽면에 여러가지 콩돔이 있어요.
그걸 꼭 사세요. 어떤걸 사야 하는 줄 알아요? 몰라요? 사용할 줄은 알죠?"
이 말을 태연히 내뱉고는 끊임없이 생글생글 웃고 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 아닌가? 지금의 이리니야 더욱 능글맞게 아줌마의 말을 받아칠 수 있는 절륜한 공력이 있지만, 그때는 고작해야 나이 24의 어린아이였다. 시뻘게진 얼굴로 버벅대던 이리니는 간신히 냉정을 회복, 이렇게 말을 내뱉고는 줄행랑을 치게된다. 3
"아, 아, 아줌마. 이번에 놀 친구들 여자들 아니에요. 다 남자들이에요.
그냥 당구치고, 술 좀 마시면서 그냥 놀거에요."
믿겨지는가? 그 녀석들은 운도 좋게 지하겸 1층을 두 놈이 고스란히 다 쓰고 있었을 뿐 아니라, 하숙집에 풀장, 포켓볼 당구장까지 겸비돼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 허겁지겁 달려나갈 그 시각, 이리니는 정작 상황 자체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하숙집 내의 기류가 어떠한지, 하숙집 사람들이 이리니에 대해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정말, 정말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렇게까지 눈치가 없을 수 있었는지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한 이틀 당구를 신물나게 치고, 술도 먹을만큼 먹은 후 한결 개운해진 기분으로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정신없이 놀다보니 피곤했던지 가자마자 곯아 떨어졌다. 상당한 시간 동안의 수면 후, 부스스한 모습으로 이리니의 애인, 커피를 한 잔 마시려니... 이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평소 비록 장난이겠지만, 어지간히도 이리니를 이뻐하며 '원한다면 입양을 해서라도 당신을 아들로 키우고 싶다'라고 까지 말하던 아줌마다. 이 아줌마가 딸 하나 밖에 없는 것이 첫째 이유였을 것이고, 둘째는 이리니의 영특함과 뛰어난 미모 때문이었을 것이라 강력히 믿고 있다. 문제는 그 날은 달랐다. 마치 눈에 날이라도 서 있는듯 했다. 그리곤 아주 심각한 표정과 어조로 나를 식당으로 부르고선, 자리에 앉으란다. 이런 일이 단 한번도 없던 양반이 이러니 꽤나 긴장되고 무서웠다. 그 당시 아줌마의 말을 가감없이 쓰겠다. 4
"이리니, 잘 들으세요. 당신은 혹시 여자보다 남자가 좋나요?
그렇다면 우리는 같이 살 수가 없겠군요. 잘 들으세요. 이거 정말 심각한 일이에요.
우리는 동.성.애자랑은 도저히 함께 살 수가 없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에.이즈.는 정말 무서운 질병이에요. 이리니가 우리랑 정이 많이 들었지만,
이런 경우는... 이런 경우는.. 도저히 안되는 거에요. 에.이.즈는 정말 무섭거든요."
하도 어이가 없어 중간에 말을 끊으려 했지만, 이 아줌마가 정신이 나갔는지 나의 모든 말과 제스처를 무시하고 위의 말을 끊임없이 내뱉는거다. 정말 그 얼굴 표정을 뭐라고 말로 해야 하나? 화가 나 있음 + 안타까움 + 애석함 + 두려움... 정도?
아줌마의 화 + 흥분이 가라앉길 끈질기게 기다린 끝에 드디어 아줌마의 숨결이 조금씩 잦아 들며, 흥분이 가라앉는듯 했다. 어디서 그런 영특함이 나왔는지 이리니는 하나하나, 꼬박꼬박,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했다.
이 : 아줌마, 도대체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된거에요?
→ 이리니 당신, 여기서 몇 개월 동안 우리랑 같이 살고 있죠?
이 : 한 5~6개월 정도?
→ 그 긴 시간동안 우리는 단 한번도 당신이 여자 얘기를 하거나, 여자를 만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당신은 마치 여자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듯 보였어요. 당신 몇살이죠? 스물넷이죠? 이게 스물 넷의 혈기 넘치는 남자에게 가능이나 한 일이에요? 이건 불가능한 거에요. 그렇지 않아요? 5
이 : 그건 그냥 영어에 빠져 살다 보니까...
→ 아무리 그래도 그럴 순 없어요. 심지어 당신은 TV에 나오는 여자들에게조차 아무런 관심이 없었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최소한 여자 연예인에게라도 관심을 가지는게 정상적인 스물 네살의 남자잖아요, 안 그래요?
이 : 그건 그 여자랑 나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어서...
→ 그럼 이건 어때요? 학교에 여학생들이 없나요? 여자인 친구는 없나요?
이 : (아주 강한 어조로)있.어.요. 있고 말구요. 6
→ 그런데 어떻게 5개월이 넘는 그 긴 시간동안 여자한테서 단 한 통의 전화도 없을 수가 있죠? 매일 전화만 왔다하면 남자잖아요. 그랬어요? 안 그랬어요?
이 : 침묵.....
정말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이 때 아주 절실하게 깨달았다. 한국에서는 아무 문제도 아닌 것이 이 동네는 엄청나게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위에 언급했던 하숙집 식구들의 기괴한 행각이 이해된 것은 이때였다. 한마디로 그 인간들은 끊임없이 내가 호.모가 아닐지를 의심하며, 온 식구가 단결해 이리니를 이리 떠보고, 저리 떠보고 있었던거다. 그리고 내가 친구 녀석들의 전화를 받고 이틀정도 집을 비운 것이, 그네들에게
"이 넘, 정말로 호.모구나!"
란 확신을 심어주게 되어버린거다. 심지어 아줌마의 그 콩돔 사건도 아줌마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던거다. 그 사춘기 소녀 같던 밝은 표정은 내가 '그게 아니다'란 사실을 알았다는 기쁨의 표시였던거다. 근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남자들이다'라고 천연덕스럽게 내뱉고서는 집을 횡하니 나가버리다니... 그 당시 아줌마의 표정이 그토록 어두웠던게 다 이유가 있었던거다.
이리니는 그 후, 어떻게 했을 것 같은가?
그 오해를 씻기 위해 정말 처절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내가 아는 여학생들에게 일일히 전화해서 사정은 설명하지 않고 그냥 틈틈히 '전화해 줘'라는 다분히 오해를 또 사고도 남을 괴상한 소리들을 해야만 했고, 평소 무던히도 궁금증은 일었으돼 대한건아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택도 없는 생각으로 가지 않던 성.인가게까지 방문하게 된다. 가봤는가? 가히 남자의 모든 로망이 집약되어 있는 헤븐이다. 뭘 했을까?
가장 많은게 VHS 쌩 성.인 비디오였고, 다음으로 많은 것이 성.인 토이들, 그 다음이 쌩 날 잡지들이었다. 무엇보다 그 가격들을 보고 놀랐다. 학생이 성큼 살 수 있을 정도의 것은 민망해서 살 수가 없고, 결국 결정을 내린 것이 잡지를 사자는 것이었다. 솔직히 가능만 하다면 날갱도 짓을 해서라도 모조리 쓸어담아 오고 싶었지만, 어쩌겠는가? 대한의 자존심이 이리니의 어깨에 걸려있는 것을... 7
시커먼 비닐 봉지에 잡지 두 권을 담고, 털래털래 버스를 타고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곤 보란듯이 한권은 책상 위에 펼쳐두고, 나머지 한권은 책장에 역시 보란듯이 꽂았다. 이리니가 집을 비울 시, 아주머니가 가끔 한번씩 청소하러 들어온다는 사실을 노린것이다. 8
이 후, 미친척하고 별 할 얘기도 없으면서 하숙집으로 전화를 걸어준 여학생들과 야잡의 도움을 받아 억울하디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가장 주요했던 사건은 이랬다.
일부러(?) 책에 야.한 사진들을 오려 여러군데 끼워 놓았다. 어느날, 난데없이 아주머니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이 말씀, 저 말씀을 하시다 책장에 꽂힌 책한권을 무심코 펼치는 순간이 왔다. 있었다. 바로 거기에. 야_사가. 이리니의 지혜로움이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인거다. 한국 같으면 서로 민망하기 이를때 없는 일 일터이지만, 분명히 기억한다. 그 당시 아줌마의 얼굴 빛에 감돌았던 그 '기쁨'을... 이렇게 이리니는 1차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거다.
허무한가?
사실 이 부분에 한국과 서양의 성.관념에 대한 부분을 첨가하려 했지만, 안하는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블로그가 불온한 검색 유입으로 오염되는게 싫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지금도 이리니는 상기에 언급됐던, 캐나다에선 다분히 괴상한 삶의 방식을 여전히 유지하며, 고고히 독야청청 독수공방하고 있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간혹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나라는 어찌하다 이토록 '이.성교제'를 부자연스럽게 바라보게 되었을까?... 라는... 이리니는 사실 자신의 30년이 훌쩍 넘는 독신의 고고함을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고 있다. 내가 아픈건가? 병원에? 비노기과? 상부인과? 어디를 가봐야 하나?
상, 중, 하편을 하루에 다 쓰자니 솔직히 힘에 부친다. 이 부분은 그냥 간단한 에피소드니 간략히 쓰겠다. 뭐라지 마라. 코피 쏟겠다. 9
하숙집을 떠나, 뱅쿠버 다운타운 시내 한 가운데 제법 비싸다는 아파트에 미친척하고 방을 얻어 혼자살던 시절이다. 대략 1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더 이상 '영어! 이노무 영어!'를 외칠 필요가 없는 수준에는 도달했을 무렵이다. 그 만큼 발광을 했으니, 어느정도의 소득은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일까? 1년이 지난 그 무렵에는 다시 마음의 여유가 찾아왔고, 한국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이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시점이 왔다. 한국 녀석들과 대화를 하다가도 영어로 말을 하는게 그닥 어렵지 않게 되었을 무렵, 이제 한국 사람들과 어울려도 되겠다 싶어 운동을 시작했다.
괜히 선진국이 아닌거다. 한국에서야 헬스클럽이다 뭐다 하지만, 그 동네는 국가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이 있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헬스 시설을 즐길 수 있었다. YWCA 였던걸로 기억한다. 그 날도 스쿼시를 미친듯이 치고, 온 몸이 땀에 젖었을 무렵이다. 그 상태로 집에 가면, 근육통으로 고생할 것은 뻔한 노릇.
우리나라 헬스장을 연상시키는 곳으로 들어가 몸의 이곳저곳 근육을 풀고 있던 참이다. 남자라면 누구나 탄탄한 근육을 바라지만, 이리니는 특히 신체상의 특이성으로 인해 가슴 근육을 많이 탐내던 시절이다. 그래서 가슴 근육을 발달 시킬 수 있는 기구 앞에 앉아 없는 용, 있는 용, 갖은 용을 다 쓰고, 인상까지 써가며 무거운 쇳덩이를 들었다 놨다 할 때다.
아주, 아주 새야한 운동화, 역시 새야한 반바지, 무지하게 흰 티셔츠를 입은 말쑥한 차림의 한 중년 남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처음 느낌은 그냥 지나치게 깔끔을 떠는 남자 정도였다. 내 옆에서 운동을 할려나 싶었지만, 나를 향해 정면으로 오더니 말을 걸어왔다. 짐작컨대 중국계 정도? 동양인 남자였다.
안부를 물었다. 늘상 있는 일이라 나도 웃으며 안부를 받고 안부를 되물었다. 근데 난데없이 이 깔끔떠는 중년남이 나에게 쪽지 하나를 성큼 건넨다. 그러면서 이런다.
"거기 내 집 주소랑 전화번호가 있어요. 시간이 나면 언제든 전화하고, 지나던 길이라도 집에 한번 들러줘요.
내 그대를 위해 파티를 열어 줄 테니까..."
순진한 이리니, 아무 생각 없었다. 그냥 호의겠거니 라고 생각하며 한국식으로 치자면 '아, 예'라고 답했다. 그리곤 쪽지를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나중에 이곳저곳 알아보니, 그 중년...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대로다!"
이 에피소드를 겪은 후, 이리니는 완전 확신했다.
"이리니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까지 유혹할 수 있는 절세의 미모를 지녔구나!" 10
여자랑 엮인 얘기는 하나도 없으면서 여자뿐만? 왜 없었겠는가?
하지만 이리니의 현재 에너지는 완전 소진상태. 타이핑 자체가 고된 상태다. 그러므로 이리니의 이국 여인들과의 불타는 사랑, 그 치열한 밀고 당기기의 십구금 스토리는 다음으로 미루자.
별 특별한 것도 없는 긴 글 읽어주고, 관심 기울여 주신 점 정말 고맙고 감사한다. 꾸벅.
그리고 다시는 하루에 글 세편 올리기 테스트...라는 미친 짓은 하지 않기로 다짐한다. 여러분도 하지마라. 죽을지도 모른다. 진짜다.
- 설마 이런 부분까지 진담으로 받아들이는가? 그래서는 이리니의 글을 읽어낼 수 없다. 기억하라. 이리니의 말 10중에 9 그냥 헛소리다. 웃자고 하는 얘기다. [본문으로]
- 간혹 이런 말을 하는 이들이 있다. 영어, 그거 단숨에 어떻게 되는거 아냐... 라고. 맞다. 하지만 이리니, 너무나도 많은 학생들이 나태한 생활을 하다, 귀국을 며칠 남겨두고 마치 변명처럼 위와 같은 말을 내뱉는걸 너무나도 많이 봤다. 비겁한거다. [본문으로]
- 물론 누구나 마찬가지로 이리니는 그때 이리니가 이미 성인이며, 모든것을 알고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착각 속에 있었다. 지금도 있을거다. 나이 스물 넘은 어린이들이... [본문으로]
- 믿고 싶다. [본문으로]
- 하숙집 전 식구. [본문으로]
- 시나리오 쓰니? [본문으로]
- 스물 넷의 이리니는 정말 그렇게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본문으로]
- 정말로 그 이유 뿐이냐고? 상상에 맡기겠다. [본문으로]
- 커피가 아니다. 코피다! 코피! [본문으로]
- 설마 이 부분이 완전 농담, 완전 코미디라는 사실을 모르고, 이 재수없는 녀석...이라고 하시는 분이 없길 간절히 기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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