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습작/이리니의 사연

(릴레이 독서론) 나의 독서론

이리니 2009. 6. 20. 01:37

릴레이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inuit님의 글을 참조해 주세요.


 독서란 [ 마지막 배 ] 다. 

 현재 시각 2009년 06월 20일 0시 46분. 야심한 시각, 컨디션의 난조로 힘겹고 피곤하다. 그래서 짧게 쓴다.

소시적이다. 생전 독서라곤 해본적 없던 한 아이가 책을 쥐게 되었다. 당시 그 책 속에서 무엇인가를 보았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보았다. 

 어린아이가 가진 마음의 크기라 해봐야 얼마나 클 것인가? 그 좁디 좁은 어린아이의 마음이 빠그작 부서져 버렸다. 그리고 어렸던 이리니는 자신의 마음이 부서지며 더 큰 마음이 탄생하는 희열을 맛봤다. 그리고 중독되어 버렸다, 책에...

 나름 많은 책을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것이 중단 되어 버렸다. 더 이상, 더 이상 이리니의 마음을 부수어 줄 책을 만나지 못했다. 마음을 살찌우고, 능력을 배양해 줄 책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하지만 어렸을 적 경험했던 그 희열, 기존 자신의 마음이 산산히 부서지며 그와 동시에 또 다른 더 큰 마음이 탄생하는 희열을 맛보게 해줄 책을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수 년간 최선을 다해 마음 속에 그려지기만 하는 '그 책'을 찾아 헤맸다. 

 갑갑한 추구의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갑작스레 그 모든 추구가 부질 없음을 깨달았다.
책으로는 마음을 지키며 살찌울지언정, 부술 수는 없음을 깨달았다. 
 그 동안 읽어왔던 무수한 책들을 발판삼아, 이리니가 마음으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끝간 지점에 도달했다. 책을 배삼아 이르고자 했던 항구에 도착한 것이다. 이리니는 현재 항구에 있다. 배는 뒤에 남겨져 있다. 

 그래서 독서를 [ 마지막 배 ]라 이름지었다.



앞선 릴레이 주자 : White Rain님 

 오늘 이리니에게 이 고달픈 짐을 이게 한 이는 White Rain님이다. 개인적으론 하얀비님이라 부르는걸 더 좋아한다. 언제인지 기억도 없다. 어느 순간 홀연히 나타나 무명의 블로거 이리니와 인연이 이어졌고, 지금까지 그 인연을 이어주고 있는 고마운 이다. 

 이리니는 그의 댓글을 사랑한다. 예의상 쓰여지는 타블로거들의 한 두줄짜리 인사성 댓글들 속에서 그의 댓글은 언제나 찬란한 빛을 발했다. 이리니는 언제나 그의 댓글을 천천히 읽었고, 두번 이상 읽었다. 그리고 조심조심 답글을 달아야만 했다. 

 그는 독서는  [ 운영체제 ]라고 정의했다. 평소 그의 사색성 향기를 알고 있던터라, 그의 글을 읽고 유쾌하게 웃었다. 여러 다양한 주제의 다채로운 글을 쓰는 재주는 아마도 그의 그 짙은 사색 때문일 것이다. 



다음 릴레이 주자 : 검은괭이2님 , 2Proo님

 사실 여러 이웃들 중에서 두 사람만 뽑는 것은 난처하다. 그냥 가장 격의 없이 편하게 댓글을 주고 받는 두 분을 골랐다. 

 검은괭이2님은 개인적으로 '별자리의 여왕'이라 부른다. 별자리 관련 글을 쓰시는데, 시중에 널리 알려져 있는 혈액형만큼이나 사람을 소름돋게 할 정도로 정확할 때가 많다. 꼭 한번 들르셔서 글을 읽어 보시길 강추한다. 아울러 많은 책을 읽어온 분이라, 이 독서 릴레이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덧> 아, 빠뜨렸다. 미혼의 여성 블로거로, 아담 통통 체형의 소유자다. 취미는 다른 여자 다리 쳐다보기.

 2Proo님은 32세의 대전 사는 꽃미남이다. 그 허우대 멀쩡한 얼굴로 여친을 사귀지 못하고 있는 미스테리의 인물로서, 초식남 이리니에게 끊임없이 '가지 치기와 여친 소개'를 요구하는 귀여운 남자다. 짝없이 홀로 무더운 여름 밤을 히스테리로 보내고 있는 소심한 여성 블로거들의 조속한 각성과 그와의 만남을 촉구하는 의미로 다음 주자로 선정했다. 


  글을 끝마친 현 시각은 01시 34분. 내일 발행할 글을 미루고 이 글을 먼저 쓰는 미친짓을 감행했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최초로 아무 글 없이 무작정 3일을 쉬게 될지도 모르겠다... --;


<덧> 하얀비님, 검은괭이2님, 2Proo님. 컨디션이 좋지 못해 소개가 성의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