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하지만 이 엄동설한이 어찌 여인들의 '미(美)에 대한 욕구'를 가로 막으랴...? TV 프로 몇몇에 난데없는 털신이 몇번 등장, 당대의 스타들이 몇번 착용 하는듯 하더니, 바야흐로 털신이 올 겨울의 대세로 자리 잡는듯 보인다. 한마디로,
마케팅의 승리닷 !
그 연예인들로 하여금 그 UGLY(?) 부츠를 신게하려고 얼마나 많은 패션 관계자들이 그네들의 문지방을 들락거렸겠으며, 또 얼마나 굽신굽신 허리와 자존심을 굽혀야 했겠는가...? 하지만 그 모진 고생의 댓가로 지금 이 순간 숱한 젊은 여인들이 지갑을 털고, 없는 돈에 빚을 내 그 털신을 사고 있으니, 가히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하겠다. 1
불혹을 바라보는 누나도 여자는 여자던가...? 한 날, 평소 징하게도 쇼핑을 터부시하는 이리니에게 와서 대뜸 이런다.
나 어그부츠 살건데... 네것도 하나 사다줘...? 아마 발 시려운 일은 없을걸...?
평소 옷을 징하게도 안사는 이리니에게 간혹 옷을 사다주곤 하던 누이라 그냥 그렇겠거니...하며 넘기려는데, 문제는 그 제품의 명칭에 있었다.
무슨 부츠...? 그게 뭐꼬...?
어그부츠 명칭의 유례
어그는 원래 호주에서 100% 양가죽과 양털을 이용하여 만든 방한 목적으로 사용하던 엉성한 디자인의 부츠 신발로, 1978년 호주의 어린 서퍼였던 브라이언 스미스(Brian Smith)가 호주의 양털부츠를 미국으로 가져가 캘리포니아 해변 윈드서퍼들에게 처음 소개하면서 유명해지게 된 양털 신발로, 한마리 양의 가죽으로 만든 고급부츠이지만, 모양이 못생겼다고 해서 영어의 '어글리(Ugly)'를 줄여 "어그(UGG)"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출처 : 다음 지식 "웰컴투똥막걸리"님의 답변
어감이 이상터니, 컴 앞으로 달려와 '어그부츠의 유례'를 검색했더니 나온 결과가 저렇다. 어글리해서 어그부츠라 부르게 됐단다. 바야흐로 UGLY 부츠가 유행하는 최첨단(?)의 시대가 도래했고, 자칫 잘못하다간 이 나이에 저 털신을 신어야 할 판국인 것이다.
잽싸게 거실로 달려나가 누이에게 '이리니가 어그부츠를 신을 수 없는 101가지 이유'를 읊어야만 했다.
1. 딱 봐도 여자꺼다.
남자가 그냥 재미삼아 치마를 입었다 할지라도, 그 모습을 바라볼 때의 남자의 심정은 남자들만이 안다. 특히 남자가 레깅스를 신었, 또는 입었거나, 팬티 스타킹이라도 입은 모습을 볼라치면 정말 총이라도 난사하고 싶어진다.
물론 어그부츠는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예상컨대 이리니 같은 동안의 작고 깜찍한 남자가 어그부츠에 털모자를 곱게 눌러쓰고 쫄래쫄래 다니면, 틀림없이 여인들이 눈으로 이렇게 말할거다...
주책이야... 재수없어...
2. 연상되는 군대 전투화
군 전역 후, 이리니는 단 한번도 부츠류의 신발을 신은 적이 없다. 이유는 단 하나. 군 전투화를 연상시켜서다. 국방색 무늬의 의류, 침구류, 악세서리를 단 한번도 구입, 착용했던 적도 없다. 군대를 연상시키는 모든 것을 무조건, 무조건 꺼리고 피해왔다.
간혹 길거리에서 보이는 밀리터리룩의 소유자들에겐 늘상 속으로 이런 질문을 하곤 했다.
너... 진짜 총은 싸 봤니...?
또 간혹 보이는 밀리터리룩의 여인들에겐...
왜...? 아예 말뚝을 박지...?
3. 신고 벗기
신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또한 벗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시는가...?
남자들은 본능(응?)적으로 벗는데 오래 걸리고, 특히 벗기는데(으응? --;) 오래 걸리는건 무조건 싫어한다.
이 자리를 빌어 여인들에게 이런 충고를 조심스럽게 드려보자.
제발 아주 친한(?) 남친 만나러갈 때, 타이트의 극치, 스키니진은 제발 입고 나가지 마라.단, 아주 잘 늘어나는 스판 재질은 좀 낫더다. --;
그 절친(?)에게 기어이 옷을 찢어야 직성이 풀리는 변태 기질을 심어주기 싫거든... 왜 간혹 영화에서 나오잖아...
응...? 그런 거친 넘이 좋아...?
그럼 청바지로 팬티를 만들어 입고, 그 위에 벨트를 매... ^^
4. 스멜...
특히 군필자는 2년 이상의 전투화 생활로 발에서 땀이 많이 나는 경우가 많다. 전투화 자체가 땀의 방출을 완전 무시한 최첨단 소재로 제작된지라, 전혀, 전혀 땀의 배출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2년 넘게 경험한 인체는 그 상황에 적응하고자, 발쪽 땀의 방출이 많아지는 쪽으로 진화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자연스레 날 수 밖에 없는 발냄새에, 진한 땀의 체취마저 더해지면... 안구에 습기, 가슴에 쪽팔림...
5. 탁월한 배양력
생물, 미생물 관련 전공자는 저 '배양'이라는 말에 익숙할 것이다. 보통 영양액(?)이 든 플레이트에 세균을 이쁘게 찍어 바른 후, 뜨끈한 냉장고(?) 같은 곳에 집어 넣는다. 다음 날 확인해 보면, 플레이트 속에 아름답게 성장해 있는 각종 세균, 미생물들을 볼 수 있다.
남자들의 영원한 천적이면서도 도저히 뗄래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인 무좀...
어그부츠 속의 그 포근한 온도는 무좀균의 진화와 발전, 공생과 상생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단, 이리니에게 무좀이 있는 것은 아니다.
6. 빨래 걱정
대신 어그부츠를 신는 여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그거... 제대로 빨아서 신고 다니는거니...?
마무리
어그부츠를 제작, 판매하시는 분들께 이리니의 포스팅은 달갑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러신 분들은 '남성 전용 어그부츠 스페샬 에디션'을 제작, 이리니에게 착불로 보내달라. 한 며칠 신어보고, 디카로 사진을, 디캠으로 동영상까지 찍어 멋진 리뷰 포스팅을 올릴 것을 약속한다. 간혹 신문 기사를 보면 상품 리뷰와 그에 이은 공구로 수천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던데, 혹 아는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남친에게 어그부츠를 선물하시려는 품절녀들에게,
남친의 어그부츠에 대한 의견을 먼저 물으시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여친에게 어그부츠를 선물하시려는 품절남들에게,
여친의 무좀 보균 여부와 발의 땀 배출 정도, 스멜의 강도를 먼저 확인하시라...확인이 되거든, 무좀 치료제와 방향제를 선물에 첨가하는 세심함으로한겨울 여친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는 센스를 보여 주시라...
마지막으로 이 글은 단지 어리석은 한 남자, 이리니의 사적 의견일 뿐임을 밝히면서 긴 글을 마친다.
<덧1> 아, 만약 어떤 아리따운 여인이 이리니에게 이런다면...?
만약 당신이 이 어그부츠를 신으신다면, 저는 당신의 여인이 되어 드리겠어요. 하트~ 하트~이리니는 그 어그부츠를 품고 자고, 신은채 밥을 먹고, 업고 샤워를 할 의향이 있다. ^^
[ 이리니의 어그부츠 파헤치기 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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