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습작/습작

한 남자가 말하는 '여인의 향기 BEST 5'

이리니 2009. 12. 7. 09:30

 인간에겐 촉이 있다 하던가...? 
 이리니의 이 글이 발행된 후, 쪼오기 아래에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넘이 여자 냄새(?)나 맡고 다니고... 쯔쯔쯔...
 라는 댓글이 달릴 것이라는 촉이 왔다.
 이리니는 요로케 응대할 것이라는 촉도 왔다. 
너네집... 비데 없구나...? 
 구라는 여기까지...


 이리니는 어려서부터 예민했다. 이리니를 배아파 낳으신 분의 증언에 따르자면,
너는 안겨서도, 등에 업혀서도 자지 못했다. 무엇이 그리도 불안하더냐...? 
내가 떨구기라도 할까봐?
너는 오직 바닥에 눕혀져야만 안심하고 대(大)자로 자는 대범한(?) 넘이었다.
 한마디로, 태생적 예민함을 갖춘 샤프[각주:1]한 남자인거다. 
 그래서일까...? 평생을 살아오며 여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이거다. 
너... 무서워...
 상대방의 모든걸 감지한다. 습관, 기질, 심리상태, 감정상태, 기타 등등의 모든 것을...

 그러던 어느 날,
모든 인간은 제각각의 향기를 지녔다.
라는 사실을 깨닫고, 오늘 같은 글을 써 보리라 결심했다. 
 
 인간이기에 지닐 수 밖에 없는 여러 향기들 중, 오늘은 '여인의 향기'에 대한 글이다. 



BEST 5 : 싸네 No.5

 베스트라고 할 것도 없다. 싸네 넘버 파이브라는 향수가 있을 턱도 없고. 그냥 일반적 '향수'를 지칭한다.
 어떤 이들은 향수 냄새에 질색을 한다고 하긴 하던데, 이리니가 봤을 때, 여인들의 향수 사용은 상당히 지혜로운 바가 있다. 

 예전 직장의 20대 초반 여사원에게서 '낯선 남자의 향기(?)'를 맡은 적이 있다. 이리니가 미취학 아동이었던 어린 시절, 멋 모르고 어머니를 쫄래쫄래 따라갔다 맡게 됐던 '숙성된 된장'의 향기가... 왜 그녀의 등 뒤, 뒷목덜미와 웃옷 사이의 그 미세한 공간에서 소올소올 올라왔던 것일까...?

 이 사건 전만해도 그녀의 인상은 상당히 좋았다. 20대 초반의 젊음에, 양볼에 오른 통통한 젖깔까지... 아, 오타. 젖살까지... 그 사건 이후로, 그녀의 인상 앞에는 그녀가 뭘해도 '잘 안 씻는...'이 따라 붙어 버렸다.

 화장품 냄새, 비누 냄새, 샴푸 냄새, 린스 냄새, 향수 냄새. 무엇이든 좋다. 적절히 잘 활용하여,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피해갈 수 없는 '숙성(?)의 향기'를 없는척 하자. 없는 척 할 수 있는데까지 하다가, 나중에 결혼하고 나서... 방귀를 틀 때, 같이 트자. 에라이 모르겠다...라면서... 

 마지막으로, 혹 너무 귀찮게 따라 다니는 엉따남[각주:2] 때문에 고민이신 여성분이 계신가...? 

 '쾌남[각주:3]' 강추!!!



BEST 4 : '순함'의 향기

 아마도 한 남자가 추측컨대, 대한민국 여성들이 가장 갖추지 못한 향기가 아닐까 싶다. 물론 이 부분은 남자도 마찬가지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인의 특성에 대해 물었을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표현이 'Stone Face', 즉 돌같이 굳은 얼굴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말이다. 





 헌데 여인들의 경우, 몇 가지가 더 추가된다. 
나 비싼 여자야. 나 쉬운 여자 아니거든. 이래뵈도 나 미대(?) 나온 여자야...

 여인이 홀로 있을 때는 또 추가된다. 
나한테 다가오면 죽여 버릴테야, 이 치한들아...

 Stone Face에 위의 두 가지가 추가되면 뭐가 나올까...?
표독함

 이리니가 한국 여인들, 특히 젊은 여인들에게서 가장 자주 맡는 향기가 바로 저 표독함이다. 어디 무서워서 다가갈 수가 있나...?

 나중에 나이들어 옆구리가 시리고, 가슴 속에선 설움이 북받칠 때, 
이리니야, 어디 괜찮은 남자 없니...?
라고 하기 싫거든, 아래 사항을 유념해 보자. 

1. 눈에 힘을 빼자.
2. 미간에도 힘을 빼자. 
3. 온 몸에 싸늘함을 담지 말고, 나사 하나 정도를 풀어보자. 아무도 안잡아 간다...
4. 그러고선 순한 양인척 해보자. 

 혹시 아는가...? 깔쌈한 늑대가 와서 덥썩 물어줄지... ^^



BEST 3 : '단아함'의 향기
 
사실 이 단아함이란 표현을 쓰면서도 스스로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미쳤구나...
  예전 여중생, 여고생들을 상대로 '단아함의 미학'을 설파해 본 적이 있다. 돌아온 반응...?
뭥미...?
 요즘은 모르겠고, 당시 여중생, 여고생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헤어 스타일이... 에... 그 뭐라더라... 여튼 '사자머리'를 연상케하는 더벅머리였다. 머리는 산더미처럼 부풀리고, 교복은 있는대로 줄여 입으니 그 몰골이 참으로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 놀라운 점...?
걔네들은 모르더만... 자기 꼴을...

 이 단아함을 말로써 표현하자니 너무 어렵다. 그래서 몇 장의 사진을 준비했다.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 '허준'. 그 드라마 상의 '예진 아씨'. 솔직히 이 드라마 상의 예진아씨가 당시의 어린 이니리에게 '단아함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깨닫게 해 준 인물이었다. 아, 착각하지 말자. 황수정이 아니라 예진아씨다. 

 당시의 이리니는 그 드라마상의 예진아씨에게 너무도 홀딱 반해서 이런 생각까지 하곤 했다. 
저런 여자를 만나면, 내 모든 것을 걸고 그 여인에게 장가를 갈테야... 암... 흐뭇흐뭇...
  이 단아함의 향기는 아마도 여인만이 풍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고, 완전, 홀라당, 발라당 남자를 사로잡아 버리는 것인지도 모르지...

 하지만... 하지만... 현대에서는 무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1, 2위를 다툴 향기지만, 그냥 3위로 넣어 버렸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단아한 여성분을 아시거나, 목격하신 분은 부디 이리니에게 제보를... 인간문화재로 지정... --; 



BEST 2 : '긍정'의 향기

 예전에 외국 모 항공사의 전직 항공 승무원, 그러니까 스튜어디스랑 잠시 잠깐의 인연이 있었다. 물론 외국 여인. 어찌나 외모가 뛰어나던지, 주변의 한국 여자들 사이에서도 '이쁘다...'라는 소문이 자자한 여인이었다. 

 어찌어찌, 저찌저찌, 찌찌찌찌(응?)해서... 그 여인과 단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을 때다. 천하의 절세가인과 꽃미남 이리니가 오붓이 마주 앉아... 맞담배를 피고 있는데... 음... 여기까지는 좋았다. 뭐, 내 마누라도 아닌데, 담배 좀 피면 어때. 문제는...

 그 대단한 미모에, 주변의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도 여전히 루저(?)계열에 속하던 이리니에게 상당히 직설적인 호감을 표시했다는거다. 어디어디를 갈건데 같이 가주지 않겠냐는둥, 여자친구로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는둥...하면서 말이다. 또 문제는...

 당시의 이리니는 '거절'의 메시지를 보냈다는거다, 그 대단한 미인에게. 미쳤지...미쳤던게 분명해... --;
 참으로 괴상한 일은, 그 여인의 대단한 미모를 볼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도, 저 가슴 속 깊은 곳, 또 다른 곳에서는 괴상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었다는거다. 그 메시지는 이랬다. 
어두워... 어두워...
 많은 대화를 한건 아니지만, 이리니가 그 여인에게서 끊임없이 받았던 느낌은 '부정의 어두움'이었다. 그 축복 받은 미모는 본채만채하면서, 말끝마다 '이게 잘 안돼', '저게 잘 안돼', '난 이게 못났어'를 되내이는데... 그 상태서 담배까지 물고 있으니, 그 어둠은 더더욱 증폭되어 보였다. 한마디로,

그녀의 내면적 부정성, 어두움이 그녀의 빛나는 외모를 완전히 가려 버렸다.

 요즘 같은 불황의 시대, 취업난의 시대. 이런 '긍정'의 향기를 가진 이를 찾기는 더욱 힘들어져 버렸다. 

 살다보면, 삶이 참 벅찰 때가 있다. 
 살다보면, 자신의 한계에 부딪쳐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삶의 부침 속에 함몰되어, 몸도 마음도 어둠 속에 잠기려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이 '긍정'이 향기를 내뿜는다.
 '잘 될거야'라는 단순한 한마디 말일 수도, 얼굴에 살포시 띄워주는 자그마한 미소일 수도, 말없이 묵묵히 내밀어주는 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빛이다. 어둠에 잠기려 하는 이들, 이미 잠겨버린 이들에겐 희망의 빛, 구원의 빛이다. 

 남녀사이를 떠나, 이 '긍정'을 가진 이는 마치 어둠 속의 빛과 같은 존재. 자신은 물론 주위까지 환히 밝히니 그 어떤 이가 사랑하지 않으리...

 이것이 바로 '긍정의 향기', 긍정이 가진 힘인 것이다. 



BEST 1 : 자기만의 '내면의 향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자기'와 '내면'이다. 정형화 되지 않은 자기만의 향기여야 하며,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여야 한다. 

 모든 이들이 이미 '자기'와 '내면'을 가지고 있다. 그 말은 이미 기반은 닦여져 있다는 소리다. 아닌가...?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것이다. 마치 이리니가 쓴 '우아'에 대한 글에 '우아란 뭘까요...? 어떻게 해야 우아해질 수 있는거죠...?'라는 질문처럼...
자기만의 내면의 향기는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내뿜으란 말인가요...?
 

 이리니는 이렇게 답한다. 

자기의 내면에 대한 진지한 관심, 
자기의 내면에 대한 애정어린 주시, 
자기의 내면을 빛으로 밝히겠다는 건실한 의도와 그에 따른 굳건한 의지.

이것들 자체가 '자기 내면의 향기'가 될 것이며,
내면을 빛으로 밝혀가는 과정 그 자체에서, 바로 그 '향기'가 뿜어져 나올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자아 실현'의 진정한 뜻, 진정한 의미다. 






  1. sharp : 쪼삣한, 날카로운 [본문으로]
  2. 오타 아님. '엉덩이를 따라다니는 남자'의 줄임말. 저작권은 '이리니'에게. [본문으로]
  3. 대한민국 공식 지정 '남탕 전용 화장품'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