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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니의 캔트노우

동네 마트 사장의 간 큰 속임수. 운좋게 발견한 사연.



오늘은 조금 괘씸하지만 한편으론 서글프기도한 사연 하나를 소개하자. 평소 대형 유통업체에 밀려 생계마저 위협당하며 고전하고 있는 동네 슈퍼, 영세 마트를 연민 어린 눈으로 봐오던 터라, 마치 배신이라도 당한듯해서 더욱 서글프면서도 왠지 찜찜한 사연이다.



대형마트 못지 않은 저렴한 가격 


사는 곳 바로 앞에 대형 유통 업체 마트가 있는지라 평소에 아주 자주 들르는 마트는 아니었다. 하지만 밤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어쩔 수 없이 들를 수 밖에 없는 마트이기도 했다. 대형 마트가 문을 닫아 버린 시간 이후에도 환히 불을 밝힌채 영업을 하고 있었으니까. 사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시간까지..."란 생각을 하곤 했었다. 


처음 그 마트를 들렀을 때, 가장 놀란 사실은 그 가격대가 대형 마트 못지 않게 저렴해서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는 사실이다. 평소에도 그 마트를 지나칠 때면 꽤나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터라, '이래서 그랬구나'며 수긍도 했다. 진열된 물건의 종류도 다양해서 집 앞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 취급하지 않는 물건들도 여럿 있을 정도.



정말 운 좋게 밝혀낸 속임수





바로 그 날도 귀가 시간이 너무 늦어 대형 마트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다행히 그 위치도 차를 몰고 귀가하는 길목, 대로변에 위치해 있는지라 망설임 없이 그 마트 앞에 차를 세웠다. 동네 마트답지 않게 큼직한 주차장이 있는 것도 큰 장점. 문을 들어서니 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늦은 시간에 귀가하며 필요한 물품들을 주섬주섬 바구니에 담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평소하듯 꼼꼼히 가격대를 체크하며 꼭 필요한 물품들만을 챙겼다. 대형 마트서 취급하지 않는 물품들 중, 저렴해 보이는 물건들도 이참에 여럿 주워 담았다. 평소처럼 별 생각없이 계산대에 돈을 내밀곤 바삐 집으로 향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계산대에서의 별 생각없음이 바로 그 마트 사장의 가장 큰 노림수였다.


집에 도착하고 보니, 아차. 이미 다른 사람이 벌써 마트에 들러 필요한 물건들을 여럿 사온 후였다. 사온 물건들을 바삐 대조하며 다시 환불할 물건들을 추려냈다. 고단한 몸을 이끌고 퇴근했는데, 다시 마트로 가야 하니 유쾌할리 만무. 속으로 '에이 짜증나'란 소리가 절로 나왔다. 거기에 짜증을 더욱 부치기는 소리도 들려온다. 


"환불할거 하고 남는 돈으로 이거, 이거 좀 사와!!!"


바로 여기다! 그 속임수를 정말 운좋게 밝혀낼 수 있었던 대목이.


마트에 도착해 환불에 대한 얘기를 꺼내니 흔쾌히 해주겠단다. 영수증에 씌여진 금액을 잘 계산해서, 새로 구입할 물건이 그 액수를 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지갑에서 돈 꺼내는 일이 그다지 달가운 일은 아니니까. 근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꼼꼼히 영수증에 씌여진 액수를 보며 물건을 고르던 중, 아까 구입했던 물건들의 가격표와 실제 영수증에 찍힌 금액의 액수가 다름을 보게 된 것이다. 



속임수의 실체


이 마트 사장은 아주 간단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했다.

 

1. 사람들이 제품 진열대 앞에서는 꼼꼼히 가격을 따지지만 그 가격들을 모두 외울 수는 없다.

2. 바코드를 통해 컴퓨터 같은 기계로 찍히는 가격에 오차가 있을리 없다고 믿는다. 

3. 따라서 계산대에서는 별 의심없이 그냥 계산한다. 

 


계산대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A 제품 앞에 4,300 이라는 가격표를 붙여 놓는다. 당연 이 가격은 시중 대형 마트 가격과 큰 차이가 없으니 사람들이 흔쾌히 구입한다. 하지만 정작 계산대에서 계산을 할 때는 4,800원으로 찍혀 계산되는 식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모든 제품이 다 이런 식은 아니라는 것. 어떤 물건은 가격표의 가격과 동일하게 계산되는 반면, 특정 물건들만 위처럼 가격을 속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누구나 짐작하겠지만, 모든 물건의 가격이 다 다르면 쉽게 들통날 것을 계산한 마트 사장의 또 다른 꼼수였던 것이다.


그 꼼수의 치밀함은 가격조작에서도 볼 수 있었다. 위의 4,300 과 4,800의 숫자처럼 눈으로만 대충보면 큰 차이를 느낄 수 없게 했을 뿐더러, 큰 액수의 차이는 확연히 사람들이 구분할 수 있느니 그 액수 조작을 주로 몇백원 단위, 많아봤자 몇천원 단위의 적은 액수로 조작해 사람들이 쉬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세밀하고 치밀하게 계산까지 했다는 것이다. 



고개 숙인 사장


이 부분은 그냥 길게 쓰지 말자. 그다지 유쾌한 경험도 아니었고 다시 회상하고 싶은 장면도 아니니까. 그냥 간단히 그 경과만 말씀을 드리겠다. 


영수증을 쥔 상태로 진열된 가격과 대조, 그 사이에 가격 차이가 여럿 있음이 밝혀졌으니 사장은 변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말 그대로의 명백한 상황. 주변에 쇼핑을 하던 사람들마저 돌아가는 상황을 보곤 웅성웅성, 수근수근거리는 상황이니 그 사장의 참담한 심정은 굳이 말씀을 안 드려도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냥 "그러지 마세요"란 말만을 남기고 마트를 나서고 말았다.




사실 이 글을 쓸까 말까 많이 망설였다. 안 그래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 슈퍼, 개인이 운영하는 영세 마트들에 대한 안좋은 편견을 심어줄까 싶어서. 어쩌면 이런 비양심 마트들이 많을 것이라고 믿고 싶지 않은 개인적 마음이 더 커서일지도 모르겠다. 


집안 식구들 중 "그냥 놔두면 다른 사람들 또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반드시 어떤 제재를 가해야 한다"를 주장하는 이가 있었다.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알아본 바, 이 일 또한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명백한 증거를 제시해야 함은 물론, 밟아야 할 절차가 성가시고 많이 복잡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위 말하는 '법 없이도 살고, 생전 경찰서에 갈 일이 없는' 일반 사람들이 일개인, 일개 마트를 상대로 신고니, 고소니 한다는 것이 뭐랄까... 마음 편한 일은 아니지 않는가.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셨겠는가...? 여러분들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는가...?


올라가는 추천수는 글쓴이에게 을, 자그마한 댓글은 글쓴이에게 행복을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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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ㅣ...이런 꼼수가 있었군요.
    영수증 잘 보질 않는 노을인..그냥 넘어가기 쉽상일듯..

    잘 보고가요

    • 건강히 잘 지내시죠? ^^
      왕성히 블로그 활동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고 부럽습니다.

      여기는 아침부터 비가 오네요.
      즐거운 하루 열어가세요. :)

  2. 저같은 경우는 영수증 대신에 여러물건을 살때와 따로 살때 이상해서 확인해보고 다른걸 안적이 있었지요... 아무리 힘들어도 양심은 버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보게 되는 글이네요..

    • 처음 뵙네요. 반갑습니다. ^^

      종종 들러 인사 드릴게요.
      활기찬 하루 여세요. :)

  3. 설마 그럴까 싶으면서도 무척 씁슬하네요.
    한두가지 실수로 그런게 아니라 여러 품목이 그러했다면, 사기 수준인데...쩝...

    • 평소 IT쪽에 관심이 많아 컴터맨님 블로그 종종 들르곤 했는데 이제서야 인사드리네요.
      반갑습니다. ^^

  4. 저도 전에는 영수증 일일 이 확인했는데.... 많이 사면 가격을 다 기억해내기 힘들어서
    대강훍어보고 많이 이상한 것 만 다시 확인하는데...
    그분들도 살아남기위해 꼼수를 쓴거 겠지만... 씁쓸하네요..

    • 그 사장님의 얼굴에 씌어져 있는듯 했어요.
      "나라고 해서 그러고 싶어 그랬겠냐..." 라고.

      여기는 비가 오는데 거긴 어떻습니까?
      날씨에 상관없이 활기찬 하루 열어가세요. :)

  5. 저런 속임수를 쓰다니... 씁쓸해 집니다. 저런 방법을 써가면서 영세마트가 다 죽어간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 솔브님 블로그 별 생각없이 클릭했다가 깜딱 놀랐네요. ^^;;
      사진 속의 그 분이 솔브님이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빈말이라도 그냥 '네'라고 해주시길... ㅋ

      좋은 하루 여세요. :)

  6. 글쎄요. 뜨네기 장사도 아닌데 고의적으로 그랬을까요?
    가격이 매일매일 변하는 농산물이다보니 제 때에 가격표를 바꿔주지 않아서 일어난 일일 수도 있지 않을까싶네요.
    이렇든 저렇든 잘못한 건 사실이지만....^^

    • 실수였더라면 저도 좋았겠네요.
      하지만 그 사장님의 침묵은 그게 실수가 아니였음을 무언으로 전달했답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

  7. 이럴수가 싶다가도 그렇구나 싶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네요. 저도 계산대 앞에서는 정작 무심하게 있는 거 같아요. 왠지 서글픈 이야기네요.

  8.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가격 표기의 실수이길 바랍니다. ^^;
    믿고 사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ㅠ_ㅠ

  9. 물론 고의로 그랬다면 지탄받아야하지만, 하나의 사례로 영세마트들을 싸잡아서 비난하거나 더 힘들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합니다. 대놓고 터는 기업형 대형마트들이야말로 사실은 경계해야할 곳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골목상권이며, 영세업종까지 다 잠식하는 대기업들보면 나중에 이런 대기업만 남은 곳에서 은퇴하거나 실직후에 할 건 뭐가 남을까싶습니다. 결국 대형마트 캐셔밖에 할 게 없어지지 않을까하는 상상에 섬뜩하더라고요..글쓴님은 충분히 이 부분에 대해 경계를 하셨지만 제목과 대강 훑은 내용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몰라서요.

  10. 거지를 동냥한다해서 거지의 삶이 좋아지지않듯이 영세상인운운하는 정치꾼들의 쥐약같은 적선정치 선동에 부화뇌동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을 더깊은 나락으로 떠미는 것입니다 질좋고 값싼 상품을 찾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이며 이것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적선정치는 결국 국가를 병들게 하는 공멸로 가는 길입니다

  11. 이것만으로는 고의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편의점에서도 이런 일은 많습니다.
    가격이 오른 제품의 가격표를 교체 안한다든지 하는 경우에 그렇거든요...
    뭐 그것도 일부러 교체를 안한건지 알수는 없지만...

  12. 경험담인데 저도 이런 적이 있답니다. 한 곳이 아니라 여러 슈퍼나 마트, 편의점 에서 경험. 처음에는 단순 실수인가했는데 반복되니 고의성이 있는 점포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2. 바코드를 통해 컴퓨터 같은 기계로 찍히는 가격에 오차가 있을리 없다고 믿는다.]라는 점을 악용하는것 같아요.

    이게 이상한게.. 동일한 상품인데 떨이로 파는 제품의 바코드와 냉장보관하는 바코드가 같음에도.. 찍는거에 따라 가격이 달리 표기되는걸 봤거든요. 갯수에 따라 할인가가 매겨지는 경우는 다들 알고 있을거고.

    동일한 제품을 구매할때마다 가격차이가 있다면 백 프로죠. 가격표기 안한 제품이 많은 곳은 꼼꼼히 확인해볼것. 또 상품구매자에 따른 속임도 있더군요. 대상이 남자냐 여자(주부층)냐 영수증을 잘확인하는가에 따라 덜찍고 더찍는..

    대형마트와 경쟁하기위해 특정제품을 싸게 하는 상술이 있는데(모든 상품이 다 싼게 아니고 할인상품이 별도로 있는), 그리고 정상가>할인가이기에.. 할인가자체를 명확히 알 수 없는 경우도 있고

    할인가를 구매자마다 다르게 매겨버려도.. 항의를 안하는 고객도 있을듯. 정상가보다는 적기에. 아이스크림류,캔류(세일제품)등. 혹은 소비자가가 명기안된 제품들. 그리고 종이봉투가격 이것은 요구했을때 돈을 받아야하는데. 요구하지않았음에도 몰래몰래 부가하는 경우 있음. 30원에 부가할때도 50원에 부가할때도.. 반응봐가며 부가시킬때도 있음. 자신의 총가격에 애매하게 잔돈이 찍혀있다면 확인해볼것.

    영수증을 제공안하는 업체라면 가격확인 확실히 체크해보세요..영수증을 사람에따라 주고 안주고하는 업체도 있고.. 영수증에 아예 제품명이 없는 점포도 있음.

    일부점포들 때문에 오히려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을 잃는것은 아닌지... 점점 신뢰를 잃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