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리니식 궤변에 개똥철학이 될지도 모를 글을 한번 써보자. 솔로들이라면 너나없이 '택배왔어요'라는 말보다 더욱 설레고 기다려지는 "우리 사귀자"라는 말에 대해서다.
1. '우리 사귀자'라는 말의 의미
이리니가 알고 있기로 '우리 사귀자'라는 말은 다음의 뜻을 담고 있다.
우리 함께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자.
사전을 찾아보면, '서로 얼굴을 익히고 친하게 지내다'라고 나온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아마 대다수가 '어? 그거 누구나 다 아는거 아냐?'라고 하실거다.
과연 그럴까...?
2. 그 사람은 제게 '사귀자'는 소리를 안해요.
전형적인 상담 사연 하나를 소개하자.
그 사람과 저는 보통 커플들이 할건 다해요. 자주 연락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주말엔 영화도 보죠. 다른 사람들은 다 우리가 사귄다고 생각할거예요.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는거죠. 이 남자는 여태 저에게 '사귀자'라는 소리를 한적이 없어요. 여러 달 그냥 이렇게 지내오고 있는데, '확실한 관계'를 원하는 저로서는 점점 참기가 힘들고 화가 나요. 이 남자의 심리는 뭘까요? 저를 그냥 그저 그런 여자 정도로만 보는걸까요? 아니면 그냥 친한 동생?
혹시 이상한 점을 눈치 채셨는가? 두 사람은 분명 사귀고 있다. 다시 말해, 서로 시간을 함께하며 이것저것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진짜 이상한 부분은 저 '확실한 관계'라는 표현이다. 여자들은 아무래도 남자의 이 '사귀자'라는 말이 둘 사이의 '확실한 관계'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리니가 묻고 싶은 것은 상대가 '사귀자'라고 하면, 과연 둘 사이에 어떤 '확실한 관계'가 생기느냐 하는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상대의 '사귀자'라는 말은 '우리 서로 알아가자'라는 의미일 뿐이며, 이 사귀는 행위는 이미 둘이 벌써부터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둘이 벌써부터 사귀고 있으면서, 단지 상대가 '사귀자'라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대의 마음을 의심하고 화를 낸다는 것. 이거 뭔가 요상하지 않은가 말이다. 심지어는 상대가 그 말을 하지 않는다고해서 '지쳐간다', '그만 끝내야 할까요?', '괴로워서 이제 더는...' 같은 심경 고백이 상담 글들 안에 줄을 잇는다는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볼까?
3. '우리 사귀자'는 '확실한 관계'를 의미할 수 없다.
천천히 다시 한번 살펴보자. 우선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뭘까?
우리는 본격적으로 서로를 알아가기로 한 사이
단지 이 뜻일 뿐이다. 그럼 이 안에 대체 어떤 '확실한 관계'가 있는가? 눈치 채셨는가? 이 '사귀는 사이' 안에는 사실 아무런 확실한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왜...?
당최 왜 사귀려 하는가? 그 사귐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확실한 관계를 맺기 전에, 그래도 되는지 안 되는지, 서로가 서로에게 맞는지 아닌지를 알아 보려고.
이게 바로 사람들이 사귀는 이유다. 확실한 관계를 맺기 전이니, 그 안에 확실한 관계가 있을 수 있겠는가? 없다는 것이다.
정말 궁금하다.
"과연 사람들은 '우리 사귀자'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이리니가 봤을 때, 사람들은 그 안에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괴상한 착각들만을 담고 있다.
4. '우리 사귀자'에 담긴 착각
이해의 편의를 위해 이 착각들을 딱 두개 정도로만 간추려 보자.
1. 확실한 관계의 성립으로 착각
2. '우리 사귀자'를 '난 너를 사랑해'로 착각
2. '우리 사귀자'를 '난 너를 사랑해'로 착각
2번의 착각도 대단히 심하다. '우리 사귀자'라는 말은 '우리가 진정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자' 정도의 의미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걸 '난 너를 사랑해'로 착각한다.
이 착각들이 제크의 콩나물처럼 무럭무럭 자라나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여러분들도 익히 잘 아시는 것들이고, 때론 직접 경험도 하셨을 것이며, 주변에서도 아주 자주 볼 수 있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대표적인 몇가지만 뽑아보자.
- 상대에 대한 구속
- 상대에 대한 집착
- 끝없는 사랑 확인
- 끝없는 연락 요구
- 상대의 마음에 대한 의심
5. 착각이 빚은 처참한 결과
사귀는 사이. 다시 말해, 서로를 알아가는 사이에서 위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짓들을 하게 되면 상대가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될까? 당근, 이런 생각들이다.
"아, 저 사람은 구속이 너무 심해. 그래서 싫어."
"어? 얘는 집착이 심하군. 안되겠어."
"사랑 확인? 벌써? 우린 그걸 이제 겨우 조금씩 알아가는 사이라구. 참 어처구니가 없군."
"왜 자꾸 연락을 하라고 강요하는거지? 피곤한 스타일이네."
"얘는 왜 이렇게 의심이 많아? 별로야."
한마디로, 서로 알아가는 와중에 상대로 하여금 자신을 나쁘게 알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니 어찌 그 결과가 좋을 수가 있겠는가...?
글을 마무리 하자.
'우리 사귀자'는 '우리 서로 잘 알아가자'는 뜻이다.
'우리는 사귀는 사이'란 말은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사이'란 뜻이다.
허니 상대에게 자신을 잘 알리고, 자신은 상대를 잘 아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요량이지,
허황된 욕심으로 상대를 내 맘대로, 상대를 내 것으로 만드려 구속하고 속박할 일이 아니며,
터무니 없는 착각으로 상대의 마음을 떠보고, 의심하며, 집착할 일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사귀는 사이'란 말은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사이'란 뜻이다.
허니 상대에게 자신을 잘 알리고, 자신은 상대를 잘 아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요량이지,
허황된 욕심으로 상대를 내 맘대로, 상대를 내 것으로 만드려 구속하고 속박할 일이 아니며,
터무니 없는 착각으로 상대의 마음을 떠보고, 의심하며, 집착할 일이 아닌 것이다.
님들... 이리니랑 함 사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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