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연재/연애론

연애 상대방의 냉대, 난 '잡힌 물고기' 일까...?

이리니 2009. 12. 28. 18:11

예고 되기로는 '장기 연애'와 관련한 남자 심리에 대한 글이었는데, 너무 식상한 감이 있어 글의 제목과 형식을 조금 수정했다. 

'잡힌 물고기는 더 이상 먹이를 주지 않는다.'

연애판에서는 정말 유명한 말 아닌가? 아직 잡힌 물고기로써의 경험이 없는 분들은 정말이냐고 묻기도 하시던데, 이리니의 관찰 결과, 상당수의 인간들이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는다. 하지만 완전히 주지 않는 것은 아니고, 잊을만하면 찔끔찔끔 떡밥을 던져주며, 그 그물과 낚시대 주위를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게 이들 '꾼'들의 전형적 수법이다. 

그럼 남자만 이러냐? 요즘은 여자 낚시'꾼', 어장 관리'꾼'들도 많이 늘었다. 이 여자'꾼'들의 폭발적 증가는 아마 연하남, 꽃미남 열풍 때 최고조에 이르지 않았나 싶다. 뭐 딱히 별다른 일이 없는 한, 이 꾼들은 계속 증가는 할지언정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왜? 그만큼 살기가 많이 좋아졌으니까. 

자, 아래의 글을 잘 읽고 과연 자신이 그 누군가에게 '잡힌 물고기'인지 아닌지를 잘 살펴 보시라.  



 1. 어디까지 내줬는가...?  

 

여기가 제일 중요하며, 가장 먼저 살펴봐야할 부분이다. 

"그 상대에게 자신의 어디까지 내줬는가?"

손? 어깨? 입술? 바스트...? 그럼 아직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대를 지켜줄 최후의 보루가 굳건히 서있는 상태이니만큼, 상대가 섣불리 그대를 '잡힌 물고기' 취급하진 않을 것이다. 

끝까지 갔다고...? 
그 말은 이런거다. 상대가 그대에게 '내 볼일은 끝났어. 나 이제 갈테야'라고 말했을 때, 손을 등 뒤로 슬며시 숨기며 '나 뭐 좀 더 있는데...?'라고 할게 없어졌다는 뜻이다. 도박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밑천이다. 상대에게 그 최후의 보루를 내준 그대는 그 밑천이 모조리 바닥 났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묻자. 
"'난 그대를 사랑해'를 외치며, 그 밑천을 모조리 상대에게 긁어줬는데도, 여전히 관계가 삐걱거리는가?"
그럼 '잡힌 물고기'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2. 전부다 주고나니 변하더냐...?  

 

모든 이들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꾼'들의 상당수는 그 최후의 보루 함락 후, 갑자기 돌변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다음 날 바로는 당연히 아니다. 그들이 괜히 꾼이겠는가? 서서히, 서서히 조금씩 변해간다. 

만약 그 '사랑의 밤'을 통과한 직후부터, 상대가 변하기 시작했음이 느껴졌다면 그대의 '잡힌 물고기'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3. 연락 방식의 변화  

 

만남이 시작된 초기. 상대는 대단히 기민하게 연락에 반응하기 마련이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마자, 상대쪽에서 '엽떼요?' 소리가 들릴 때도 있을 지경. 문자는 또 어떤가? 무슨 문자가 아니라, 채팅이라도 되는양, 엄청나게 많은 문자가 엄청나게 빠르게 왔다갔다 한다.

헌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전화 통화는 물론 문자의 횟수조차 현저히 적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니, 겁나게 울려대던 자신의 전화기는 울어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순간이 온다. 자신의 전화기는 이제 전화기가 아니라 마치 '송신용 무전기' 마냥, 오직 전화를 거는데만 사용한다. 다행히 통화, 문자가 되도 문제. 상대의 반응은 정말 예전과 다르다. 틱틱, 무덤덤 또는 짜증 일색이다. 뭣보다 말을 길게 안한다. 헌데 또 '왜 전화 안해?'라고 따지고 들면, 한 며칠 전화가 좀 걸려오긴 한다. 그게 며칠 안가서 문제지. 

헌데 이 연락 방식의 변화가 '밑천 모두 내주기' 이후에 시작됐다면?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4. 대화보다는...  

 

만남이 대단히 잦긴 하다. 연락도 잘 하고 또 잘 된다. 헌데 이 인간이 만날 때마다 몰입하는 일은 육체와 관련된 일이 주를 이룬다. 어떨 때는 대화는 일체 없이 바로 그곳으로 가려 할 때도 많다. 

혹시나 싶어 거부를 했더니, 미친듯이 화를 내며 절교를 언급하며 방방 뜬다. 혹시나 비극으로 관계가 끝날까 싶어 '오냐'하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듯이 돌변하며 예전의 생생한 상태로 돌아간다. 그리곤 다시 그 육체쪽으로 무섭게 몰입한다.

전화나 연락이 와서 만나면 계속 이 지경인가? 가능성은 엄청나게 높아졌다. 



 5. 줄듯 말듯...  

 

 이 경우는 보통 남자들이 많이 당한다. 어장녀들의 그물 브랜드 이름이 '줄듯말듯'이다. 만날 때마다 항상 뭔가를 줄듯 말듯 하다가 언제나 안주고 다음으로 미룬다. 마치 어린 아이가 순진한 강아지 먹이로 놀리듯이, 입에 살짝 댔다가 떼고, 댔가다 떼고를 계속 반복하는거다. 근데 이게 좀처럼 딱 끊기가 힘들다. 왜?

조금만 더. 약간만 더 하면 그게 입 안에 들어올거 같거든. 뭔가를 조금만 더 잘 하면, 조금만 더 그녀의 비위를 잘 맞추고, 선물도 좀 하면 왠지 될거 같거든. 거기다 입 안에는 온통 군침 투성이고, 배는 허기로 가득차 있으니 더 참기가 힘들거든. 그러다 어떻게 되게...?

결국 '조금만 더, 쬐끔만 더'만 계속하다가 끝나는거거든. 그 결과로 남은건 텅빈 통장 계좌. 더 심한 인간들은 사채까지 쓴다지? 더 심하면...? 나이 40-50에 진짜 꽃뱀한테 물리면, 전 재산을 한 순간에 날리기도 한다. 더 더 더 심하면...? 수 주, 길면 수 개월의 오랜 고생 끝에 기어이 원하던 그걸 비로소 입 안에 넣게 됐는데, 알고 보니 다른 넘들의 침이 잔뜩 발려 있을 때다.



 6. 금전적 손실  

 

역시나 남자들에게 많이 해당하는 사항이지만, 의외로 여자들 중에서도 그 수가 제법 되는걸 알고 놀랐다. 이 이치는 단순하다. 그 상대가 진정 그대에게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낀다면, 분명 그대의 금전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써주기 마련이다. 

헌데 이게 아예 없거나, 뭔가 신경을 써주는것 같긴 한데 여전히 계속 돈이 나가기만 할 때가 있다. 물론 연애를 하면서 돈을 쓰지 않을 순 없다. 문제는 돈을 쓴만큼의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관계는 계속 제자리만 맴돈다면...? 가능성이 높다. 그대가 그 상대의 봉, 물주일 가능성 말이다. 



 7. 계속되는 느낌...  

 

뭔가 자기가 상대의 손에서 놀아난다는 느낌. 뭔가 자기가 계속 지고 들어간다는 느낌. 어떻게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의 심리게임에 말려 들어있다는 느낌. 사람은 누구나 이런 느낌을 느낄 때가 있다. 이건 사실 느낌이라기보다 일종의 직관이라 봐야 한다. 

물론 이건 상대의 지나치게 변덕스런 성격, 남녀 연애시에 빠질 수 없는 밀고 당기기 시에도 이런 느낌은 찾아올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느낌이 일정 수준,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될 때다.

직관, 느낌은 일종의 생존 매커니즘의 일종이다. 따라서 여기서 '경고! 경고!'하는 소리가 들리거든, 잠시 멈추고 자신과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8. 갈테면 가...  

 

한마디로 볼 장 다 봤다는거다. 맛도 볼 만큼 봤고, 먹을만큼 먹었다는 얘기며, 단물도 빨만큼 빨았다는 얘기다. 연애 초기에도 이런 자세는 분명히 나온다. 일명 밀고 당기기의 쎈 버전 정도다. 상당한 관계의 진척 뒤에도 이런 자세는 역시 나올 수 있다. 일명 겁줘서 상대 떠보기.

하지만 '잡힌 물고기'에게 하는 '갈테면 가'는 뭔가 다르다. 마치 다 먹고난 쭈쭈바 비닐 껍질을 버리는 느낌? 전혀 미련이 없다. 때때로 아주 재수 없는 것들은 야릇한 미소마저 띄우며 갈테면 가보라고 한다. 그 미소의 의미는 대략, '난 우월해... 너 정도야 뭐...' 내지는 '네가 나의 손아귀를 벗어 날수나 있겠어...?'. 

아마 가장 큰 특징은 웃음일거다. 씨익 웃으면서 그러는거지. '갈테면 가...' 



 마무리  

 

뭐 어디 위의 8개뿐이겠는가? 어떤 이들의 수법은 너무나 교묘해서 이게 밀고 당기기인지, 아니면 그물치고 떡밥주기인지 구분이 안가는 경우도 많다. 또 요즘은 시대가 많이 변해, 그냥 서로 다 알면서도 엔조이 목적으로 만남을 가지는 경우도 많은만큼 쓰고 보니 이 글도 여전히 식상하기는 마찬가진듯 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언제나 선하면서도 순진한 이들이 있기 마련. 그들을 위해 썼다고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다. 

아,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곤 또 메일로, 댓글로 상담을 청하실 분들을 위해 몇자 더 적는다. 비록 이 글을 쓰긴 했지만, 여러분들의 말만 듣고 그들의 속내를 한 순간에 잡아낼 재주가 이리니에겐 없다. 물론 그 또는 그녀를 눈 앞에 바로 두고 볼 수 있다면, 대번에 잡아낼 자신이 있지만, 그럴순 없지 않은가? 

드릴 수 있는 충고는 딱 하나다. 시간을 넉넉히 두고, 자세히 관찰하라. 무조건 단정짓지 말고, 추측하지 말며, 단지 느긋이 관찰하라. 필요하다면 찔러보기를 때때로 병행하되, 지나치지는 마라.

마지막으로, 정 안되겠거든, 그냥 눈 딱 감고 말을 갈아타라. 그게 밀고 당기기든, 아니면 수작이건 간에 그런 짓을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진국을 만나는게 최고다. 옛말에 이르기를 싸우지 않고 이기는게 최고라 했다. 연애 전선에서 이길 생각으로 치열히 싸우지 말고, 애초에 싸울 필요가 없는 상대를 만나는게 싸우지 않고 이기는것 보다 백배 천배 더 낫다. 아닌가...? 

도대체 몇번을 얘기해야 믿을건가...? 세상에는 여자하고 남자가 60억이 넘는다. 
걔중에 자기 것 하나 더 없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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