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연재/연애론

사랑이 '둘'이 아닌 '하나'에서 시작하는 이유

이리니 2010. 2. 9. 07:00



오늘은 여러분들께 뜨끔한 똥침을 놓는 글을 한번 써보려 한다. 추운 겨울을 맞아 국소 부위(?)가 극도로 불편하시거나, 때때로 뜬금없이 그 둔덕(?)과 둔덕 사이로 피를 보시는 분들은 삼가시면 좋겠다. 

우선 약 2분에 걸쳐 해괴한 동영상 하나를 감상하자.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 전, 먼저 스피커의 볼륨을 확인하자. 볼륨이 너무 높게 설정되어 있거든 많이 줄이시길 권한다. 


자신의 똥꼬를 리모컨으로 자해하는 저 괴이쩍은 인물은 자신의 어머니에 의해 WOW라는 온라인 게임의 계정을 취소(Cancel) 당했다. 그 사실에 격분, 저 발광 자해 소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게임 중독 청소년이다. 

이런 가정을 한번 해보자. 이리니가 저 인간을 인터뷰할 수 있는 영광스런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바로 다음의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 하자. 

당신은 그 게임을 그토록 사랑하십니까? 

뭐라고 답할것 같은가? 틀림없이 이렇게 답할 것이다. "졸라 사랑해요".

자, 이쯤에서 저 어딕트(addict, 중독자) 얘기는 뒤로 접어 던지고, 이 질문을 여러분께 한번 드려보자. 

저 사랑은 진짜 사랑입니까?



1. 저 동영상을 고른 이유


솔직히 말하자. 이리니에게로 날아드는 상담 메일, 상담 글을 만약 영화화 할 수 있다면, 저 동영상과 상당히 흡사한 장면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어쩌면 더욱 무섭고 섬찟한 장면들이 많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어디 상담 글들 뿐이겠는가? 이리니가 쓴 글 아래로 달리는 댓글들의 일부를 자세히 보면, 저 동영상의 어딕트와 상당히 유사한 심리 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저 동영상을 고른 것이다. 



2. 여러분들의 사랑은 어떻습니까?


지금부터 질문을 빙자한 이리니의 똥침이 들어갈 것이다.

"남친(여친)의 연락이 두절된 후, 저러신 적은 없는가?"
"남친(여친)으로부터 관계 취소(Cancel)를 당한 후, 저러신 적은 없는가?"  
"이성과의 트러블 후, 저 동영상처럼 '죽어버릴테야' 같은 고상한(?) 마음을 먹어보신 적은 없는가?"

더 심한 똥침을 가할 수도 있지만, 그냥 이 정도만 해도 이리니의 의도를 충분히 짐작하시리라 믿는다. 



3. 사랑 표현


"그 사람이 없으면 죽을것 같아요."
"그 사람이 보고 싶어 미치겠어요."
"그 사람을 떠나 보내기 싫어요."

이런 얘기들, 여러분들도 다 한번씩은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영화, TV는 두말 할 나위도 없다. 특히 멜로 영화, 드라마에서는 아주 단골로 등장하는 대사들이기도 하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의 대다수는 저 표현들을 그냥 그저 그렇게, 정말 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쯤에서 아주 재미난 작업을 한번 해보자. 
저 위의 세문장에서 '사람'이라는 단어를 '게임'으로 한번 바꿔보자. 

"그 게임이 없으면 죽을것 같아요."
"그 게임이 하고 싶어 미치겠어요."
"그 게임을 떠나기 싫어요."

자, 이제는 어떤가? 미지의 그 무엇인가가, 어떤 이해가 와닿지는 않는가?



4. 사랑이냐 아니냐...


저 동영상에 등장한 인물의 심리 상태를 굳이 '언어화' 하자면, 대충 이렇게 될 것이다. 

(게임에의) 중독, 의존, 집착

여기서 다시 여러분들께 똥침. 

"이것들은 사랑입니까...?"

어? 아직 피가 안 나오네. 다시 똥침. 

"여러분들은 상대 이성에의 중독, 의존, 집착을 사랑이라 착각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5. 바로 그 '하나'

두 발로 홀로서기

이것이 바로 그 '하나'다. 이 짧은 표현을 길게 풀면 이렇게 된다. 
  • 상대에게 중독되어 있지 않다.
  • 상대에게 의존해 있지 않다
  • 상대에게 집착해 있지 않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묻는다. 

"왜 제 사랑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나는 분명 사랑하는데, 그(그녀)는 왜 저를 떠나려 할까요?"
"그(그녀)는 왜 제 사랑을 몰라줄까요? 왜 제 사랑을 받아주지 않을까요?"

이리니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당신이 그(그녀)에게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그녀)에게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왜 무겁고 부담스러울까?

당신이 홀로 서있지 않고, 그(그녀)에게 업혀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그 상대에 대한 중독, 의존, 집착이 바로 그 '업혀 있음'이다. 



6. "두 발로 홀로서기"의 진정한 의미


여러분들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굉장히 많은 분들이 저 '홀로서기'란 말을 듣자마자, '독립', '자립', '스스로의 의지 어쩌고...' 같은 생각들을 내셨으리라 짐작한다. 이리니는 좀 다르다. 

자신의 자신에 대한 사랑

쉽게 말해 '온전한 자기 사랑'이다. 언제 기회가 되면 상세히 쓰고, 오늘은 간략히 몇자만 적어 보고 글을 마치자.  


자신의 사랑으로 스스로가 충만해 있다면, 
다시 말해 스스로가 자신의 두 발로 굳건히 서 있을 수 있다면, 
굳이 다른 이의 애정, 관심, 사랑 따위가 필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가 두 발로 서지 못한다면,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 뭔가 결핍을 느낀다면,
끊임없이 다른 이의 애정, 관심, 사랑을 받아, 자신의 부족한 부분, 배고픈 부분을 채우려 할 것이다. 

그 상대가 그대에게 뭔가를 끊임없이 잘 준다면, 그대는 기쁘고 행복할 것이다. 배부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좀체로 잘 일어나지 않는다. 왜...?
그 상대 또한 그대만큼이나 부족하고, 배고프기 때문이다. 
그 상대 또한 그대만큼이나 두 발로 서지 못하고, 그대에게 기대려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사랑이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끝없이 서로에게 '줘! 줘!'를 연발하니 다투고 싸울 일 밖에 없어 고통스러운 것이다

보라! 
언제 남녀 사이에 '진정한 사랑의 꽃'이 피어날 수 있는가?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남자.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여자. 
바로 이 둘이 만났을 때다.
스스로가 사랑으로 충만해 있으니, 
상대에게 애정, 관심, 사랑을 구걸할 필요가 없다. 
오직 남은 일은 상대에게 '자신의 넘치는 사랑을 주는 일' 밖에 없다.
이러니 어찌 그 사랑이 실패할 수 있겠는가?


아, 노파심에 덧붙이자. "나 스스로 온전히 충족되기 전까진, 나 홀로 우뚝 서기 전까진 이성을 만나지 않을테야"라는 괴팍한 결심을 하시진 말기 바란다. 위의 글은 어디까지나 현실이 아닌 '이상'에 가깝다. 만약 이렇게까지 경고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저 결심을 내시려는 분들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이런 경고를 드리고 싶다.

"이리니처럼 되실겁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쏠로라는 얘기올시다. 무섭죠...? 
완전한 홀로서기는 신(神)만이 가능합니다. 인간들은 다만 노력할 뿐이죠. 
부디 노력은 하시되, 올인은 하지 마시길. 정말 이리니처럼 됩니다. 

여자분들은 두발로, 남자분들은 세발(응?)로 우뚝 서는(으응?) 섹시한 날 되시길... ^^ 


   << 글이 읽을만 하셨다면... ^^ 


< 덧붙입니다 >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시는듯 해서 덧붙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우리 사귀자"에 대한 사람들의 착각]이란 글을 쓰고 나서, 그 아래 달리는 댓글들을 보고 뒤늦게서야 깨닫게 된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사랑'이란 표현을 사용하는지를 말이죠. 하지만 이리니는 다릅니다.  

이리니는 사랑에 대해서만큼은 완벽주의자입니다. 이리니는 '인간적 사랑'을 사랑이라 보지 않습니다. 이리니는 '필요에 기반한 사랑'을 사랑이라 보지 않습니다. '보통 남녀들의 밀고 당기기식 사랑'을 사랑이라 보지 않습니다. 이리니가 말하는 사랑은 '남녀사이의 사랑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리니가 '사랑'이라고 할 때는 언제나, 항상 '완벽한 사랑'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이리니가 말하는 '사랑' 앞에는 언제나 '완벽한, 온전한, 완전한'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이 <덧붙임>은 이리니의 모든 글에 공통적으로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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