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연재/연애론

남자를 녹이는 '여자 연애 기술' - 개념편

이리니 2009. 12.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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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예고됐던 남자를 상대로 하는 '여자의 연애 기술' 중 개념편이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녹인다'에 두자. 한여름 무더위의 타는듯한 갈증을 견디다 못해, 거금 500원을 투자, 쭈쭈바를 샀는데, 아무리 빨아도 나오지 않는다면? 성질은 성질대로 나고, 조금 전까지만해도 견딜만하던 갈증이 이제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타들어가는듯 할 것이다.

지혜로운 자는 이러지 않는다. 그 쭈쭈바를 손에 쥐었다 폈다하며 무더위를 식힘과 동시에 쭈쭈바를 서서히 녹여가는 1석 2조, 1타 쌍피의 전략을 구사, 결정적인 시점에 잘 녹은 쭈쭈바를 후루룩 들이키며 남은 더위와 갈증을 일시에 해소해 버리는거다. 이들이 바로 고수. 

연애에도 이 '쭈쭈바 공식'은 훌륭히 적용되겠다. 아직 마음이 채 열리지도 않은 남자의 주변을 얼쩡이며, 어떻하든 뭔가를 빨아내 보려 애쓰는 초짜들이 있는 반면, 남자를 쥐었다 폈다하며 사알살 녹여가다가 결정적인 시점에 한입에 홀라당 털어넣는 연애계의 타짜들도 있다는 말이다.

다시 한번 기억하자. 이 글은 남자를 꼬시는 법이 아니라 '남자를 녹이는 법'이다.
 


 과연 뭘로 녹이나...?  

 

'남자를 뭘로 녹여야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대뜸 '혀요!'를 떠올리신 여자분들. 제발 이리니랑 좀 친하게 지내자. 듣자하니 여인의 입술은 달콤하다던데, 먹어봤어야 맛을 알지... 뭐, 솔직히 말해 남자인 이리니는 이 방법도 상당히 좋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사용할려면, 주사를 맞거나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하는 성가심이 있어서 뺐다. 주사는 딱 질색. 

자, 또 이리니만의 '개똥 철학' 시간이 돌아왔다. 우선 동영상 한편을 대략 5-6분에 걸쳐 감상해 보자. 이미 보신 분들도 웬만하면 다시 한번 보실 것을 권한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특히 자신의 '가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잘 주목하며 감상해 보자. 



여러분들도 익히 잘 아시는 인물이다. 솔직히 이 여인에 대한 얘기를 처음 듣고 동영상을 접했을 때, 아마 누구나 조금씩은 그랬겠지만 이리니 역시 눈쌀을 찌푸렸다. 특히나 그 경박한 태도. 헌데 이 여인이 반주에 맞춰 입을 여는 순간, 모든 상황은 180도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그 동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을 때, 이리니가 가장 신경 쓰고 있었던 부분은 위에서 '주목해 달라'고 부탁드렸던 바로 그 '가슴'이었다.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 뭉클뭉클 솟아오르던 그것. 찡한 코 끝을 지나 기어이 한 남자의 눈에 눈물이 맺히게 했던 그것. 그것은 다름 아닌 '감동'이었다.

이 글을 써나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리니는 저 여인이 부러워 견딜 수가 없다. 고작 몇 십초 밖에 되지 않는 짧은 노래로, 저 수많은 사람들을 일시에 벌떡 일어서게 하고, 입에서는 끊임없는 탄성이, 눈에서는 눈물이, 얼굴과 가슴에서는 그 뭉클한 감동이 물결치도록 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경이적인 일인가 말이다.

바로 여기에 주목했다. 저 수많은 사람을 그 짧은 시간, 일시에 움직일 수 있는 경이적인 힘, 모든 이들의 심금을 떨어울리는 바로 그 힘이라면, 남자 하나 녹이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말이다. 그 힘이 바로 '감동'이다. 인간의 가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바로 그것 말이다. 



 왜 '머리'가 아니고 '가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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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음'과 '가슴'을 뒤섞어 그냥 마음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히 굉장히 큰 문제가 하나 있다. 우리 인간은 삶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이 '머리'와 '가슴' 사이의 전쟁, 그 괴리를 경험하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피곤한 연애를 힘들게 버텨온 여인A. 너무나 힘들어 견딜 수가 없다. 이럴 때 여인A의 머리는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사는건 너무 힘들어. 이제 헤어져야 할 때야'. 하지만 여인A의 가슴은 다르게 말한다. '난 저 사람이 그래도 좋아. 여전히 사랑해'. 

한 여자를 지킬 여유가 없는 남자B. 고민 끝에 남자B의 머리는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저 여인의 행복을 위해 내가 물러나야 해. 그래야만 해'. 하지만 가슴은 여전히 이렇게 말한다. '난 저 여인을 너무 사랑해. 떠나기 싫어'. 

이런 '머리'와 '가슴' 사이의 전쟁. 경험해 보신 적이 없으신가? 누구나 다 있을거다. 그게 인간이니까. 이런 괴리, 이런 전쟁을 끝내려면, 머리와 가슴 양자에 걸친 냉정한 관찰과 탐색이 필요하다. 헌데 이 둘을 '마음'이라는 한 단어로 뭉뚱그려 놓으니, 그 결과는 자명. '혼란'뿐인 것이다. 해서 이리니는 마음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피하고, '머리', '가슴'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자, 이제 묻자.

"왜 머리가 아니고 '가슴'인가...?"

머리는 언제 어느 때든 생각, 상상, 환상, 관념 등을 이용해 거짓을 꾸며낼 수 있다. 반면에 가슴은 항상, 항상 참, 진실만을 말하기 때문이며, 이 진실의 힘은 인간 존재에 직접적, 본질적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증명해 보일 수 있는가...?"

여러분들이 누군가를 속이거나 거짓을 꾸며내려 했던 때를 상기해 보라. 여러분들의 가슴은 불안, 초조, 죄책감등으로 부들부들 떨렸을 것이다. 이것은 '불행'이다. 

여러분들이 누군가를 진정으로, 온 가슴으로 사랑했던 때를 상기해 보라. 여러분들의 가슴은 기쁨, 희망, 즐거움으로 벅차 올랐을 것이다. 이것은 '행복'이다. 

여기에는 아무 이유가 없다. 무조건이며, 무작정이다. 그 누구도 예외없이 공통적인 경험이다. 더 이상의 무슨 증명이 필요한가?

이것이 바로 이리니가 '가슴의 감동'을 선택한 이유다. 

자신의 가슴에, 그 영혼에 귀기울이세요. 
라는 명언도 있지 않던가...?



 무슨 수로 감동시키나...?  

 

① '진정'으로.

사람의 머리는 습관적으로 '어떻게'와 '왜'에 집중하는 습성이 있다. '남자의 마음을 어떻게 돌리죠?',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하죠?', '그 사람이 그러는거죠?' 처럼 말이다. 한마디로, 세부사항에 집중하는 것이다. 왜? 집착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 집중을 나쁘다 할 수는 없다. 우리는 때때로 이게 필요하니까 말이다. 문제는 이 세부에의 집중이 '본질'을 놓치도록 한다는 점이다. 끊임없이 연애 기술, 테크닉, 노하우 등에는 집중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가슴에 '진정한 사랑'이 있는지는 점검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부디 '진정', '진심', '진실'로써 상대를 대하라. 그러면 그 사람의 마음, 머리는 이해치 못할지라도 그의 '가슴', 그의 '영혼'은 그대의 진정을 알아줄 것이다. 


② 모든 것에 자신의 '사랑'을 담아. 

생생히 기억한다. 어렸을 적, 심하게 감기를 앓아 누웠을 때다. 주위가 모두 캄캄한 시각, 식구들 모두가 잠에 빠져 있는데, 이런저런 통증으로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뒤척이던 소리라도 들렸던 것일까? 갑작스런 발자욱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곤 어린 이리니의 이마에 얹혀지는 따스한 손. 어머니였다. 열이라도 있나, 식은땀이라도 흘리나를 세심히 점검하는 그 손. 이리니는 그 단 한 순간, 그 딱 한 순간, 어머니의 완전한 사랑을 깨달았다. 진심 어린 사랑, 진정 어린 사랑은 한 순간에, 순식간에 전달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연인의 손을 잡을 때, 자신의 모든 사랑을 담아보라.
연인을 품에 안을 때, 자신의 모든 사랑으로 품어보라. 
연인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줄 때조차, 사랑의 섬세함을 담아 털어보라.

그는 느.낀.다.  
 

③ 부모의 마음으로.

동갑내기 커플들은 다툼이 잦다. 왜일까? 그 이유는 단순. 상대를 대등한 상대, 맞수로써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보하려 하기 보단 자신의 고집을, 져주려 하기 보단 이기려 하기 때문이다. 이리니가 아는 것을 옛 어른들이 몰랐을까? 이런 이유로 어른들은 남녀가 만나 짝을 지을 때, 될 수 있으면 어느정도 이상의 나이 터울이 있도록 한 것이다. 나보다 어리니 용서하고,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 양보할 수 있도록 말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남자는 자기 딸을 아끼는 마음으로, 여자는 자기 아들을 아끼는 마음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 수 있겠는가? 남자는 여자의 손을 감싸안아 따스이 해주고, 여자는 남자의 땀을 닦아 위로해주니 여기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 하겠는가?
 

④ 실상을 꿰뚫는 '연민'으로. 

남자는 얼마를 살며, 여자는 또 얼마를 사는가? 고작해야 수 십년. 까닭 모르게 육체를 받고 태어나, 추위, 더위, 배고픔, 고통, 괴로움, 질병, 걱정, 번뇌, 피로... 이 모든 것을 도무지 피할 수가 없으니, 이것이 '실상'이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음에도 최후에 닥쳐오는 삶의 결과가 고작 '죽음'이니, 이것 또한 '실상'이다. 

이 모든 것을 보라. 
누가 선하며, 누가 악한가? 누가 옳으며, 누가 그른가? 
누가 잘났으며, 누가 못났는가? 
모두가 다만 슬플 뿐이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은 더 없이 사랑스럽다. 
이 슬픔에 사랑이 더해진 것이 바로 '연민'이라 하는 것이다.

이 연민의 눈으로 그대의 짝을 딱 한번만 바라보라. 딱 한번으로 족하다. 
그 뒤는 그대의 가슴, 그대의 사랑, 그대의 영혼이 알아서 할 것이다. 



 마무리  

 

글을 여기까지 읽어오신 분은 이 글이 굳이 '여자의 기술'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아셨을거다. 남녀 모두에게 적용시켜도 되니 말이다. 다만 글을 쓰는 이가 남자이기 때문에 편의상 '여자의 기술'이라는 제목을 짓고, 그에 합당하게 글을 전개 시켰다. 또한 이 글의 다음 글로 '남자를 녹이는 여자 연애 기술 - 실용편'이 발행될 예정이라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다분히 형이상학적이고, 때론 비현실적으로도 들리는 이 글이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진 알 수가 없다. 다만 한 분의 가슴에 살짝만 가닿아도 기쁘겠다는 심정으로 적었다. 

이번 개념편이 '마음 가짐'에 대한 글이었다면, 다음 글은 좀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부분을 다룰 예정이다. 
다음 글에서 다시 뵙길 기대하면서 글을 마친다. 

[ 다음 글 예고 ] 남자를 녹이는 '여자 연애 기술' - 실용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