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자가 먼저 대쉬했을 때, 거의 언제나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섭섭한(?) 타입의 남자들에 대한 글이다.
어떤 여자분께서 이러셨다.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용기를 내서 먼저 대쉬를 했는데, 결국엔 거절 당했어요.
여자들이 먼저 대쉬해도 되는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댓글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런 여자분들의 내면에는 분명한 하나의 오류가 있다.
다름 아닌 바로 이런 고정관념이다.
내가 대쉬하면, 그 남자는 무조건 받아줘야 해.
이렇게 묻고 싶다. 여자들은 과연 남자들의 대쉬를 얼마 정도나 제대로 받아주는가? 말할 필요도 없이 얼마 안될거다. 아닌가? 헌데 여자들은 자기가 대쉬를 하면, 남자들은 무조건 그 대쉬를 받아주길 기대한다. 그러다 그 기대가 충족되지 못할 경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네, 그 인간이 야속하네 등등을 노래하며, 신세한탄을 한다는거다. 그 충격이 좀 컸을 경우에는 대번에 '남자에게 먼저 대쉬하는건 멍청한 짓이야!'라는 제 2의 어리석은 고정관념을 만들테고 말이다.
여기에 대해 다른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 하지만 딱 한가지 사실만은 직시하셨으면 좋겠다.
여자들의 저 기대 안에는 '무의식적 오만함'이 있다. 왜 그 상대방 남자는 여자의 대쉬를 무조건 받아줘야만 하는가? 아시다시피, 그런 법은 제정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이 사실을 정직하게 직시하실 수 있는 여자분들, 계시기는 하는가...?
자, 각설하고 오늘의 본론으로 들어가자. 그리고 알아보자 왜 그 남자들은 그토록 섭섭한지...
1. 일단 '필'이 꽂혀야 하는 남자 |
이 부분, 개인적으로 대단히 흥미있어 하는 파트다. 일종의 '첫 눈에 반함'이 있어야 그 상대에게 반응하는 남자들이 되겠다. 인터넷에 떠도는 한 문서에 의하면, O형 남자들이 특히나 이런 경향이 강하다고 하던데, 자세히 조사를 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리니는 분명 O형 남자임과 동시에 이런 경향을 일부 가지고 있다고 고백해야겠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O형이신 분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짤막한 코멘트나마 부탁 드린다.
이 필(feel)이 꽂혀야 하는 남자에게 여자가 먼저 대쉬를 들어가면 무슨 일이 생길까?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 남자가 필이 꽂혀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경우에는 반응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거절을 하거나 반응 자체를 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어떤 남자들은 아예 '대쉬 자체를 받은 적이 없는 척'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럴 경우, 여자들의 상처와 충격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을 좀 빌자면, 케~ 무시, 케~ 씹힌거니까 말이다.
2. 현실을 고려하는 신중한 남자 |
요즘 너나없이 사는게 참 힘들다. 무엇보다 취업난이 도무지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만큼, 일자리에 목말라하는 젊은 층들의 부담과 압박은 상당하다 할 것이다. 이런 상황 자체는 언제나 '남녀 연애'를 치명적으로 장애하는데, 통상적으로 여자들보다는 남자들에게 많은 압박을 줄 수 있다. 사소한 데이트조차도 통상적으로 남자가 많은 비용을 지불하기 마련인데, 규칙적 수입을 보장하는 직장이 없는 남자가 매일매일 이어지는 데이트 비용을 감당할 지갑의 두께가 있겠느냐는거다.
또한 자신의 인생 및 장래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신중한 남자들은 더욱 압박을 심하게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여인을 자기가 책임져야 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고 느끼는 이런 남자들은 그 힘든 현실 앞에서 대단히 고뇌하기도 한다. 그들 모두는 아니겠지만, 일부는 이런 생각을 내게 되는 것이다.
"내가 어느 정도의 경제적 여건과 여유를 가지기 전에는 결코 연애를 하지 않을테야!"
한마디로 '나는 사랑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어'라고 느끼는 남자들인거다. 여자분들에게는 한편으론 참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보통 이런 신중-진지남들은 그 어떤 남자들보다 듬직하고 신뢰할만한 배우자의 여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자진해서 여자를 거부하니까 말이다.
3. 여자의 '적극성'에 대한 거부감 |
과학에서 플러스(+)는 동일 플러스를 밀어내고, 마이너스(-)는 동일 마이너스를 밀어낸다고 한다. 인간들의 세상에는 이런 일이 없을까? 분명히 있다. 남자들끼리의 주먹 다짐, 경쟁과 투쟁, 여자들의 여자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대표적이라 하겠다. 여기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남자들이 가진 남성 에너지다. 전투적, 투쟁적, 공격적이라 알려진 바로 그 남성 에너지 말이다. 이 에너지를 조금 순화해서 표현하자면 그게 '적극성'이 된다.
태생적으로, 본능적으로 적극성을 띄고 있는 남자들에게 여자들이 동일한 적극성을 띄고 공격적으로 대쉬를 들어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따질 필요도 없이 그냥 밀어내게 될 것이다. 쉽게 말해, '거절'인거다. 이것은 분명 플러스와 플러스의 충돌이며, 남성 에너지와 남성 에너지간의 충돌인 것이다.
때때로 어떤 남자들은 상대 여자의 적극성을 일종의 '위협'으로 인식한다는 사실도 재밌는 부분이다. 마치 어떤 남자가 자기에게 주먹을 훅하고 날리기라도 하는 양, 여자의 적극적 대쉬가 들어오면, 움찔하면서 경계를 하게 된다는거다. 뒤로 물러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공격과 위협을 피해야 하니까.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이리니가 늘상 강조하는 그 '여성스러움의 무기화' 얘기가 나오게 된다. 남자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무기 말이다. 언제 기회가 닿으면, 여기에 대한 글도 한번 써 보자.
이런 부류의 남자들에 대해 너무 신경을 쓰실 필요는 없겠다.
이 여자의 적극성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을 가진 남자는 그 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있긴 있다.
4. 특정 조건에 집착하는 남자 |
여기서의 '특정 조건'은 굉장히 광범위한 의미를 띌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자신의 이상형, 상대의 나이, 신체적 조건, 학벌 등등 같은 것들이 있겠다. 더 세밀히 들어가면 정말 끝도 없다. 생머리인지 아닌지, 쌍꺼풀이 있는지 없는지, 성형을 했는지 안했는지, 신체 특정 부위의 사이즈가 일정 수준 이상인지 이하인지 등등등등등...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의 집착은 대체적으로 젊은 나이일 경우는 피하기가 힘든 모양이다. 물론 나중에 나이가 들어가며 여러가지 내면적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때론 현실과 타협하기도 하면서 변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여러분들도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자문해 보면, 대체적으로 이 부류에 이미 속해있는 경우가 많을거다. 아닌가...?
이 유형의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광범위한 예는, '자기를 좋아해주는 사람' 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하려는 이들이 되겠다.
5. 어려서부터 꽃 핀 남자 |
쉽게 말하자면, '한 인물하는 남자'가 되겠다. 이해의 편의를 위해 한 여자를 예로 들어보자. 어떤 한 여인이 아주 어려서부터 대단한 미모의 꽃을 피웠다고 가정해 보자. 누구나 짐작하겠지만, 이 여인은 아주 어려서부터 그녀의 미모에 혹한 무수한 남정네들의 대쉬를 계속 받으며 자라게 될거다. 아주 어려서는 잘 몰라서 그냥 넘어가겠지만, 어느정도 철이 들 무렵이면, 이런 생각을 내게 될 수 있다.
"이 남자는 도대체 날 얼마나 알길래, 갑자기 와선 날 좋아한다느니, 사랑한다느니 같은 뜬금없는 소리들을 하는걸까? 틀림없이 나의 얼굴, 몸만 보고선 털컥 이러는거야. 저질들..."
다른 이들의 호감 표현, 그 대쉬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이다. 이 부정적 인식이 생겨난 이후에도 대쉬는 계속될 것이고, 따라서 그 부정적 인식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면, 그 상대가 누구인지에 상관없이 무조건 과민반응해서 도망을 가버리거나, 아니면 아예 그냥 무시해 버릴 수도 있게 될 것이다. 그와 함께 남자들에 대한 인식조차 점점 부정적으로 기울것이고 말이다.
이런 일이 여자가 아닌 남자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까? 이리니는 '그렇다'라고 답한다.
특히나 많은 여자들이 대쉬를 희망하는 준수한 용모의 남자들 중 일부가 이런 상태에 있을 수 있다. 이런 이들에게 여자의 대쉬는 '호감의 표현'이 아니라 다만 '귀찮은 찝적거림', '찔러보기' 정도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나 아주 불운한 경우, 여자에게 이용당했던 불쾌한 경험조차 있을 수 있는데, 이들의 거부는 대단히 강력할 수도 있다.
글이 길다. 마무리를 해보자.
위의 사진을 잘 보시라. 과거에 했었던 이리니의 단 한번의 거절이 한 여인을 저렇게... --;
이 글, 저러지는 마시라고 적은거다.
마지막 노파심에... 부디 이 글을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이 글의 요지는 '남자에게 대쉬하지 마라'가 아니다. 되려 이 글은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는 남자가 있다면, '그냥 대쉬해 보라'고 부추기는 글이다. 대쉬를 했는데, 거절을 당했다면...? 예전 같으면 자존심 상해하고, 상처를 입곤 했겠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지 않은가? 위의 글을 보며, '아, 그 남자가 대충 이런 유형의 남자인 모양이구나. 어쩔 수 없지.' 하고 사뿐히 넘어가시면 된다는 소리다.
또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남자의 거절로 인해 생긴 상처'가 있는 분들의 치유에도 자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적었다. 새해에는 부디 넘치는 복들을 받으시고, 무엇보다 큰 사랑 이루시길 빌며 글을 마친다.
"2010년. 사랑이 제일 쉬웠어요." 라고 외칠 수 있으시길...
< 글쓴이에게 힘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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