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 일찍 잠이 깨버렸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준다더니 딱 그 짝인 모양이다. 뇌가 다 자라서 적은 수면으로도 육체가 유지가 되기 때문일까? 아니면 살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잠을 줄여가면서라도 남은 생동안 열심히 살라고 그러는걸까....?
오지 않는 잠을 청하느니 차라리 뭔가 생산적인 일이라도 해보자 싶어 컴을 켰는데 딱히 생산적인 일이라곤 할게 없다. 여기저기 떠들썩했던 각시탈이라는 드라마를 구해 2편 정도인가를 봤는데, 뭐 영 만화 같고, 유치한 중국 영화 같아서 몰입이 안된다. 시중에 나오는 상당수의 드라마나 영화가 재미 없어진다... 어쩌면 이것도 노화의 증거일지 모르겠다.
그러던 차에 2년 넘게 방치, 푹푹 썩고 있는 블로그의 방명록을 보게 됐다. 솔직히 꼼꼼히 읽어 보기가 무지 힘들다. 맞춤법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것이 예사며, 심지어 읽어도 무슨 뜻인지를 전혀 알 수 없는 글들이 대다수다. 말로야 다급해서 상담이 필요하고, 미친듯이 도움이 필요한듯 외치지만, 정작 자신이 쓴 고민의 내용을 다시 읽으며 퇴고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 자신의 뜻이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될지의 여부조차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것.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좀 힘들다.
언젠가 썼던가? 개인적으로는 휴대폰으로 하는 문자조차 3-4번의 퇴고를 하며, 카톡 문자조차 맞춤법이 틀리면 보내지 않는 성미다. 성격도 성격이지만, 그 문자나 글을 받는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의 어느 때, 한 외국 여인이 일종의 러브레터를 이리니에게 보내온 적이 있다. 손으로 쓴 것까진 좋은데, 그 편지지의 곳곳에는 화이트 자국, 찍찍 그어댄 가로줄 자국들로 넘쳐났다.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이리니는 믿을 수가 없었다.
방명록에 답글 안달고, 온 메일에 답장 안한 것에 대한 치사한 변명은 이쯤하고, 글을 전개 시키자.
"우아한 여자, 성숙한 여자"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예상외로 방명록에, 이메일에 이 문장이 많이 들어가 있다. 어떤 한 여중생이 쓴 "님이 말한 성숙한 여인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은 쉬이 이해가 된다. 그녀는 이제 갓 열 몇살 먹은 여중생이니까. 문제는 대학을 다니는 여대생, 직장 생활을 하는 20-30대의 성인 여자들조차 이런 소리를 한다는거다.
이리니는 정말로 묻고 싶다.
그럼 여태껏 대체 뭘 목표로 살아온 것인가?
그 기나긴 날을 살아 왔으면서, 우아의 뜻이 뭔지, 성숙의 의미가 뭔지를 모른다는 거. 이거 굉장히 이상한거다.
정말로 알고 싶다. 여자들은 도대체 뭘 목표로, 뭘 목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인가?
그 사람은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아요. 그래서 너무 슬퍼요.
무작정 자신의 감정에 젖어 슬프다, 슬프다 노래만 하면, 결코 그 슬픔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그 슬픔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그 슬픔을 멈추고
자신을 주시하며, 관찰할 틈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래야 그 슬픔에서 벗어날 수단, 방법을 찾아낼 수 있지 않겠는가?
눈에는 흐르는 눈물을 가지고 무슨 수로 그 눈물을 멈추겠는가?
그 사람이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아 슬퍼? 정말인가? 솔직히 말하자. 이거 아닌가?
"내가 사랑받지 못해 슬퍼요"
사랑 받지 못해 슬퍼요, 우울해요, 괴로워요, 죽고 싶어요라 말하는 이들은 결코 이 슬픔과 괴로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먹고 싶은 사탕을 받지 못해 칭얼거리는 아이는 계속 칭얼거릴 수 밖에 없다. 왜? 계속 다른 이가 사탕을 사주기만을 바라고 기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왜 이런 어린 아이 상태로 계속 머무르려 하는가? 사탕을 직접 살 수 있는 어른이 되기만 하면, 그 어디 칭얼거릴 필요가 있겠는가?
사랑에 있어서의 어린 아이란 무엇인가? 사랑을 자꾸 자꾸 받기만을 바라는 이들이다.
그럼 사랑에 있어서의 어른이란 무엇인가?
사랑을 하는 자다. 사랑을 주는 자다. 그래서 사랑을 받을 필요 자체가 없는 자다.
이 어른들은 결코 사랑을 받지 못해 괴로워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의 사랑이 모자라고 부족함을 괴로워 한다.
어렵게 인간의 몸을 받아 태어났다면, 왜 어른이 되려 애쓰지 않는단 말인가...?
좋은 남자가 없어서. 좋은 남자 어디 없나...?
이런 얘기들 여자들끼리 참 많이 한다고 들었다. 왜 여전히 싱글이냐? 라는 질문이 던져졌을 때는 '좋은 남자가 없어서요'라 답하고, 싱글 외로운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는 '좋은 남자 어디 없나?'를 마치 염불처럼 중얼거리며 서로 킬킬거리고.
한번 물어보자. 좋은 남자 어디 없나를 묻기 전에,
나는 과연 좋은 여자인가?
나는 과연 좋은 여자가 되기 위해 노력은 해왔는가?
나는 과연 좋은 남자를 만날 자격은 되는가?
정도의 질문은 한번쯤 던져 보셨는가?
이 얼굴, 이 몸매 정도면...?
여자 몸을 밝히는 남자를 만날 자격이 된다.
이 능력, 이 연봉 정도면...?
능력 있고, 돈 잘버는 남자를 만날 자격이 된다.
집안, 학력, 재산이 이 정도면...?
집안 좋고, 학력 높고, 재산 많은 남자를 만날 자격이 된다.
보셨다시피 이 '좋은 남자'의 의미는 무궁무진하다. 허니 이렇게 부탁하자.
좋은 남자를 찾기 전에, 좋은 남자가 없다고 말하기 전에,
스스로가 '좋은 남자'를 어찌 정의하는지부터 좀 살펴보자.
그리고 반드시 !!!
제일 마지막은 스스로의 자격 검증임을 잊지 말자. 이렇게 묻는거다.
"나는 그 좋은 남자에 걸맞는 좋은 여자인가?"
스스로의 키는 보지 않은채 무턱대고 키 큰 남자를,
스스로의 외모는 고려조차 않은채 무턱대고 잘 생긴 남자를,
스스로는 돈 한푼 제대로 벌어본 적이 없으면서 무턱대고 수억 연봉의 남자를
스스로의 내면은 제대로 쳐다본 적조차 없으면서 무턱대고 아빠처럼 자신에게 인자하고 자상한 남자를
찾아 헤매는 젠장녀는 되지 말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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