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계속 체중과 다이어트로 고통스러워 하는 여성들을 봐왔다. 이리니는 허구를 싫어한다. 거짓을 싫어한다. 오류와 환상을 싫어한다. 그래서 미친척하고 총대를 둘러매곤, 여성들의 체중, 몸매, 다이어트에 대한 오해와 허구를 지적하는 글을 발행해 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정신이 아니었던거다.
많은 여성분들의 고마움이 담긴 댓글을 받았음과 동시에 소수 여성분들의 날카로운 논리와 억측에 이리니의 마음과 몸은 갈기갈기 찢겨 버렸다. 겨우 겨우 정신을 수습하고 심신의 중심을 잡고 나서야, 아래에 달린 100여개 이상의 댓글들을 선연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다. 이리니의 괴상한 지성에 그 무언가가 포착되어 버린 것이... 뭐였을까? 이거다.
여자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여자다. 남자보다 되려 여자다.
오늘 이 글의 주제다.
하지만, 보통의 글과는 다른 방식을 취할 것이다. "남자가 본 여자의 다이어트, 솔직히 이해 안돼"란 글에 달린 익명의 여성들이 직접 단 댓글을 인용, 여성분들의 직접적 진술을 토대로 오늘의 주제, '여자의 적은 여자'란 사실을 증명해 보일 것이다.
* 아래에 언급되는 모든 사항은 익명 상태이며, 해당 아이디 역시 익명의 상태에서 임의로 작성되었다.
1. 현대 여성의 제 2 주적, 여성 의류
44, 55, 66. 여성 의류 사이즈라 들었다.
이리니, 뭔지 모른다.
하지만, 44 사이즈는 안다.
死死, 즉 여성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공포의 사이즈다.
블랙 와치 님
근대 저 유려한 곡선의 몸매를 갖고 살면... 인터넷 쇼핑몰이나 백화점에서는 맞는 사이즈의 옷을 찾을수 없어서 남성용 티셔츠만 입고 다녀야 할걸요...난 체지방 19%인데 맞는 옷이 없어서 옷살때 항상 스트레스...그래서 살빼는건뎅...
여성의 시각 님
즉 44싸이즈의 옷을 입기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이라면 남자들에게 절묘한 곡선을 보여주는 것 보담은 같은 여성들에게 '나 44 입어' 이런 과시욕으로 다이어트를 한다는거죠.
저도 님
하지만 역시 자기만족이라는게 있는건가봐요.. 55사이즈 만들어 놓으니 44사이즈 옷들이 이쁜거는 더 많고.. 쇼윈도에 마네킹들 걸쳐놓은 것처럼 입고 싶은 소망이 간절하고... 스스로를 너무 괴롭힌다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Shine 님
개인적으로 마른 체형에 속하는 저이지만 큰키에 큰 뼈대로 (173이거덩요) 50~52키로정도 되야 55입고 지금은 당삼 66사이즈인 저로서는 살이 찌니 옷을 모두 새로 구입해야 되서 경제적 부담이...
ALICE 님
흑흑...옷에 맞추기 위해서 하는 것도 있어요..ㅠㅠ 분명 내 허릿사이즈대로 인터넷에서 샀는데, 허벅지에서 안들어가는 이 안습한 상황은...ㅠㅠ
DEMON2156 님
이제 55를 넘어서 44를 향해 다이어트에 목숨거는 한국 여자들 저를 포함해서 정말 불쌍해요.ㅠㅠ
rune 님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건 남자들에게의 어필도 어필이겠지만, 옷을 사러가면 사이즈가 축소되서 나오기 때문이예요. 서울 뭐 백화점에 갔더니 66이상은 나오지도 않아서 좌절했지요. 이미 분위기 자체가 그렇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낯선 님
자기 몸에 맞는 옷만 입어도 그렇진 않을텐데... ㅎㅎ
사이즈는 66이면서 55에 대한 욕망으로 55 옷을 사기 때문에
삐져나오는 살들을 보게 되고...
무리한 다이어트의 악순환이....
ㅠㅠ 님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시중에 나와있는 옷을 사 이쁘게 입으려면 더 빼야하더라구요. 제가 알기로 의상디자인 하는 사람들은 처음 배울때 기준을 비인간적인;;; 모델형 팔등신에 맞추고 디자인을 배우는데.... 그거에 어느정도라도 맞추려면 따라갈 수밖엔 없게되죠; 다른데 다 괜찮고 한군데만 살이쪄있어도 옷을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팍 줄어들고, 일인치라도 줄이면 범위가 갑자기 넓어지고요. 진짜 성의가 없는건지 아님 사이즈를 다양하게 하면 안팔리는건지-_-;; 하긴 작은 옷이 예쁜 옷이라는 식의 풍토도 있고.
마지막으로 JY 님 글을 한번 보자.
지난 겨울 케이블 체널 '온스타일'에서 영국의 두 여자 연예인이 진행하는 쇼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여자들이여, 몸무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체형이 중요하다! 체형에 맞춰서 옷을 입자! 있는 그대로의 나를 꾸며보자!' 이런 취지였는데요...
한 번은 그 쇼에서 유명 디자이너들을 초대해놓고 소위 '빅 사이즈'의 여자들이 런웨이 쇼를 했습니다.
깡마른 여자가 아니더라도 예쁜 옷을 입을 수 있고, 또 예뻐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거기 참석한 디자이너란 사람들의 반응이 참 떨떠름 하더군요. 그 사람들 논지가 '우리들이 하는 일은 최상의 예술품을 뽑아내는 일이다. 또 거기에 만족하고 있다. 우리가 내놓은 패션들을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는 소비자의 몫이라 생각한다.' 라고 하더군요..
사람들이 옷에 몸을 맞춰야만 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쇼였습니다. 분명 여자들이, 우리 모두가 바꿔가야 함은 맞지만....갈 길이 너무 멀어보이더군요. ㅠ.ㅠ
예술? 사람을 굶겨 죽게 만드는 것이 언제부터 예술이었나?
자, 이 정도만 하자. 느낌이 팍 오시는가?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특정 사이즈의 옷에 자기 몸을 맞추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고군분투하고 계시는지 아시겠는가?
솔직히 이 부분, 남자인 이리니는 이해가 잘 안된다. 왜?
그 여성의류를 만드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여자라 들었다. 남자가 만드나? 아니잖아?
여자들이 만든 옷으로 여자들이 고통스러워 한다라... 참 아이러니가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다음 주제가 나온다.
2. 여자의 제 1 주적, 여자
여성의 시각 님
그녀들은 지금 자기외의 다른 녀들과 경쟁 중이란겁니다.
@_@ 님
저의 경우, 어머니가 '돼지같이 살만 뒤룩뒤룩 쪄갖고는'라는 말도 하구요.
onetymer 님
저도 여잔데... 몇몇 여자분들 자괴감? 이라고 해야 할지.. 쟤네는 허리가 들어갔잖아 난 배가나와서안돼~하는분들많으신데...
나그네 님
제가 161cm, 47~50kg을 자주 왔다갔다 합니다. 그래도 친구들은 빼라고 하네요. 45kg이 딱 좋다고요.
엄청 마른 체형을 지니고 있는 친구들때문에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하루나 님
저는 의학적으로 보통 체중을 갖고있지만 또래 여자애들이 평가하기에 통통한듯한 체형입니다.
유후 님
이리니 님은 굵은 하체가 남성적 시각에서 매력이라고 하셨지만 여자들 세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여자들이 여자들과의 외모 경쟁?!적인 면에서 직접 경험하는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는거죠)
asd 님
근데 웃긴거는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욕을 더한다는거죠..
저는 남자한테 관심이 없어서 그닥 뭐ㅋㅋ 내앞에서 그런얘기 잘안하니까.
근데 여자애들은 허물없이 지내다 보니 그런얘기 아주 잘해요.
야 너 살좀 빼야겠다 이렇게요. 어찌보면 여자들끼리의 경쟁이겠죠
사랑과 행복 님
전 고도비만 이어서 25kg를 뺀 여자인데요.
친구들은 이왕 뺀김에 50kg대로 진입 하라고 하는데, 전 60kg대 여도 상관 없다고 우기는 사람입니다.
키가 172이거든요.
낯선 님
저는 여자인데, 주로 저에게 '살 빼라' 라고 얘기하는건 여자들이죠...
그럴 때마다 저는 '니가 왜 내 살을 케어해' 라며 오히려(?) 당당한 편인데,
그러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저를 동정의 눈(?)으로 봅니다. ㅎ_ㅎ
자, 이 정도면 되겠는가? 100여개 이상의 장문의 댓글을 읽으며, 필요한 부분을 찾아내 선별하느라 눈알이 빠지려 한다.
3. 마무리
이 긴글을 적어야만 했던 이유를 간단히 언급하고 이 긴 글을 마치겠다.
1. 상기의 글은 '의류 업계' 종사자들의 자성을 촉구하기 위해 쓰여졌다.
3. 상기의 글은 여성들을 비난하려는 그 어떠한 의도도 없이 순전히 여성을 위해 쓰여졌다.
이리니의 제안
인간의 몸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인간을 재는 '자'를 바꾸는 것은 쉽다. 따라서 '자'를 바꾸자.
현재의 44 사이즈를 아동복으로, 현재 55를 44로, 현재 66을 55로, 현재 77을 66으로 바꾸자. 어떤가?
이 글은 이리니의 다른 글과는 달리, 다른 사이트로 퍼다 나르는 것을 허락한다.
- 필요하다 싶은 곳에 퍼다 날라라.
- 시간이 허락한다면, 의류 업계쪽 홈페이지에도 좀 퍼다 날라 달라.
- 여건이 허락한다면, 젊은 여성, 남성들이 많이 드나드는 사이트에도 퍼다 날라 달라. 특히, 여대는 절대 빠뜨리지 말라.
단, 사이트의 링크는 좀 걸어달라. 이리니도 먹고 살아야 한다.^^ http://youarethat.tistory.com 이다.
- 또 이렇게 말하면, '여성의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것이 뭐가 나쁜가? 따위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우라질 "극.소.수" 페미니스트들이 있을거라는 사실을 안다. 안 말린다. 자기 만족을 위해 스스로를 굶겨 죽이든 말려 죽이든 마음대로 하라. 단, 죽을 때 울지는 마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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