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니 연재/남자란...

연락 잘 안하는 남자, 그들의 '꼬인 심리 해부'

이리니 2010. 1. 18. 07:00



오늘 글은 '남자 심리 탐구' 중 연락을 잘 안하는 남자들에 대해서다. 



 1. 연락 잘 안하는 남자의 종류  

 

1. 연애가 시작되기 전, 상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없는 남자. 
2. 연애는 진행 중이지만, 상대에 대한 마음이 식어가고 있는 남자.
3. 상대는 진행 중이라 믿지만, 자기는 관계를 끝내기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는 남자. 
4. 상대의 지나친 간섭과 집착에 대항, 의도적으로 연락을 잘 안하고 있는 남자.
5. 연락에 대해 별 생각도, 의미도 두지 않는 남자.
6. 현실적 이유로 잦은 연락이 어려운 남자.  
7. 연락을 도구 삼아, 여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고픈 꼬인 심사를 지닌 남자.   

이 글은 7번에 해당하는 남자들의 세부 심리에 대해서다. 쉽게 말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연락을 하지 않는 남자들이다. 



 2. 그들의 세부 심리  

 

① 연애 초기의 갑작스런 연락 두절 

연애 초기. 남자가 갑작스레 연락을 끊어 버리면, 여자들은 보통 어떤 식의 반응을 보일까? 거의 열에 아홉은 초조, 불안, 두려움 같은걸 경험할 것이고,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헌데 말이다. 그 상대 남자가 이런 여자들의 일반적 심사를 아주 잘 알고 있고, 또 그걸 교묘히 역이용하려 한다면 어떨까?

보통 이 초조, 불안, 두려움 같은 부정적 감정들은 시간과 함께 증폭되기 마련이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는데, 남자에게서는 계속 연락이 없고, 자신이 연락을 시도해도 상대에게 가닿지 않는다. 그럼? 그 부정적 감정들은 더욱 증폭될 것이다. 오만가지 생각들이 밀려왔다 밀려가고, 온갖 터무니없는 상상들까지 일어나며 밤잠까지 설치게 만들 것이다.

그런 초조와 불면의 시간을 보내며 미치기 일보직전인 어느 날. 갑작스레 그 남자에게서 연락이 온다면? 분명 어떤 여자분들은 불같이 화를 낼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 사건이 일어나는 때가 연애 초기라는 것이다. 상당수의 여자분들은 일시에 불안, 초조 같은 부정적 감정이 사라지며, 일종의 반가움과 기쁨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나 그 남자가 뛰어난 언변으로 여전히 변함없는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며, 여자의 마음을 어르고 달랠 경지에 도달했다면 더욱 더 그렇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시겠는가? 마치 여자를 위험한 물 속에 일부러 빠뜨리고선, 결정적인 순간,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 짜잔하고 나타나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아주 짧은 시간을 들여, 그것도 아무런 노력없이, 단지 연락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 상대의 마음을 순식간에 들었다 놓은 후, 자기에게로 끌어오는데 성공한 것이다.

  
② 난 너에게 반하지 않았어

혹시 이런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는가?

"인간들은 사랑을 두려워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게 진실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실거다. 뭔가 모르게 인간들은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또 심지어는 사랑 받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어쩌면 경험이 있는 분들도 계실텐데, 정말로 밖에 나가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실천하려 하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여러분들을 움찔하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더 심하면 여러분들에게 불쾌한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기도 할 것이다. 한마디로 '이 인간, 무슨 꿍꿍이로 이래?' 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인간의 사랑에 대한 두려움은 남자들도 피해가지 못한다. 해서 상대 여자에게 '난 너에게 호감이 있어. 너에게 반했어'라는 표현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 껄끄러운 것이다. 이런 식의 해석은 상당 부분 '긍정적'이다. 

자, 그렇다면 부정적 해석은 어떨까? 바로 쓸데없는 '자존심'이 개입할 때다. 그들은 어쩌면 이렇게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먼저 반하면, 지는거야"
"먼저 사랑하면, 지는거야"
"먼저 표현하면, 지는거야"

한마디로, 상대에게 숙이고 들어가는게 싫은거다. 특히나 여자에게 지는 것을 끔찍히 싫어하는 성향의 남자는 이 증세가 아주 심할 수도 있다. 바로 아래에 이어질 ③번 내용과 거의 같은 맥락이다.     

이런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먼저 연락하고 또 자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③ 난 우월해

바로 남자들 특유의 '우월감'이 개입하는 부분이다. 언제 이 남자의 우월감이 자극 받을까? 바로 자기는 연락을 안 해도, 여자가 알아서 먼저 연락을 해올 때다. 이 우월감이라는 동물적 본성에 놀아나는 남자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자, 보라구. 나는 이렇게 인기가 있단말야."
"나 같은 남자는 먼저 연락 같은걸 할 필요가 없어. 여자들이 알아서 연락을 해오니까."
"세상 사람들아, 보라구. 난 이렇게 우월하단 말이야!"

어떤 측면에서 보면, 남자들의 이 우월감이란 것은 때때로 정말 터무니가 없는데, 희한하게도 남자들의 상당수는 아주 자주 이 어처구니 없는 감정에 빠져 버린다는 것이다. 나이를 불문하고 말이다. 

예를 몇가지 들어볼까? 어떤 남자가 선거에 당선된 후, 금뱃지를 달게 되면? 마치 자기가 엄청난 인물이 됐다는 착각에 빠진다. 다른 이들이 몰고 다니지 않는 비싼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니면? 다른 이들에 비해 자기가 뭔가가 더 우월하다고 느낀다. 아주 눈에 띄게 예쁜 미녀를 여친으로 옆에 달고 다니면? 역시나 마찬가지다. 

사실 이 우월감은 일종의 쾌락을 동반한다. 그리고 쾌락은 마치 약속이라도 된듯, 중독을 유발한다. 이 우월감에 젖어 있는 남자들은 '연락 안하기'를 통해서 여자들에게 아주 자주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너, 나한테 숙여"
"너, 나한테 지고 들어오는게 좋을거야"

이런 심사를 지닌 남자가 한동안 일부러 연락을 안한다고 하자. 애가 타는 여친은 자꾸 전화를 넣고, 문자를 넣기 시작한다. 이 때, 이 남자는 대체 뭘하고 있을까? 

부재중 전화 건수를 나타내는 숫자가 불어날 때마다, 문자함에 쌓여가는 여친의 애타하는 문자의 수가 늘어날 때마다, 그의 얼굴에 지어지는 회심의 미소, 입가에 지어지는 그 섬뜩한 미소는 더욱 짙어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가슴으로는 짜릿한 우월의 쾌감을 느끼면서...


④ 길들이기

이 '길들이기'란 말에는 엄청나게 다양한 의미가 들어가 있다. 또한 이 작업은 꼭 남자가 하는 것만도 아니라, 여자들 또한 나름 여러가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혼 초에...

연락 안하기와 관련한 길들이기의 몇가지 예를 적어보자. 
  • 애초부터 그냥 여자가 먼저 연락하게 만들려고. 왜? 자기가 자꾸 하는게 귀찮으니까.
  • 나중에 있을지 모를 지나친 간섭, 집착을 미리부터 차단하려고.
  • '챙겨주기' 습관을 심어주려고. 왜? 그래야 자기가 편하니까.
  •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 같은 일종의 선을 확실히 긋기 위해.
  • 자기가 연락을 안해도 '그냥 그렇겠거니...'하게 만들기 위해. 남편들이 많이 쓰지 이거...
이 정도만 써도 이 '길들이기'의 의미는 웬만한건 다 미루어 짐작하시리라 본다. 


⑤ 겁주기

혼자됨,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이 강한 여성들에게 적용되는 사항이다. 상담 글을 받아오면서, 상대와의 이별을 그냥 이별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계신 반면에, 상상외로 강한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분들께 '연락 안해 겁주기'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분들께 상대의 연락 없음은 마치 이런 소리처럼 들리는 모양이다. 


"난 언제든 떠날 수 있어. 그러니 떠나기 전에 네가 잘 해. 알겠어?"

그냥 한 며칠 연락을 안하기만 해도 여자쪽에서 알아서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숙여오니, 남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편하겠는가 말이다. 위에서 언급한 '길들이기'는 일도 아닌게 될 것이다. 


⑥ 괴팍한 사랑 확인

뭐, 좋은 말로야 사랑 확인이지만, 유치한 심사인 것은 매한가지다. 여자들의 고질병 중 하나가 남자에게 끊임없이 '나 사랑해? 정말? 진짜로? 참말로? 리얼리?'라고 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짐작컨대, 여자들이 저런 질문을 던졌을 때, 남자가 '응, 그래. 알라뷰' 같은 닭살 멘트를 던져주면, 여자들은 그 어떤 기쁨 또는 쾌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만약에 말이다. 어떤 남자들이 이와 비슷한 사랑 확인, 호감 확인 작업을 '연락 안하기'를 통해 한다면 어쩌실텐가? 쉽게 풀자면 이렇다. 남자가 연락을 안한다. 여자가 깜짝 놀란다. 급히 폰을 꺼내 전화를 넣고, 문자를 넣는다. 이 때, 남자의 폰에는 전화 신호음과 문자가 들어왔다는 신호음이 울릴 것이다. 이 신호음들이 만약 그 남자에게 이렇게 들린다면...?

"나 너 여전히 좋아해. 나 너 여전히 사랑해"

폰에서 울리는 삐뽀삐뽀 신호음이 '알라뷰, 알라뷰'처럼 들리는 것이다. 여자들이 끊임없이 '나 사랑해? 정말?'이라고 묻는 것처럼, 남자들이 끊임없이 저 신호음 소리를 듣기 위해 툭하면 연락을 끊는 것이라면...?


⑦ 악동 심리

남자가 어린 아이일 때부터 드러내는 괴상한 심리가 하나 있다.

"마음에 드는 여자는 이상하게 괴롭히고 싶다."

이리니도 어렸을 적, 이 짓을 해본 적이 있다. 다른 여자애들에게는 무관심하다가도, 일단 마음에 드는 여자애가 고무줄 놀이라도 할라치면, 열일을 제쳐두고 달려가 고무줄을 끊어먹곤 했었다. 

이런 괴상한 심보가 어른이 되어서까지도 지속된다면? 얼마든지 연락을 끊음으로써, 상대의 애간장을 태우고, 그 괴롭힘을 통해 괴상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해서 '악동 심리'라고 적은 것이다.



 마무리  

 

틀림없이 이 글이 발행되면, 이런 질문이 들어올 것이다. 

"제 남친이 그런것 같은데,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반드시 글로써 쓰겠지만, 이리니의 개똥 철학은 한결 같다. 

'진장한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존재하고, 마음이 기능하는 한, '진정한 사랑'은 원래 불가능하다.
'진정한 사랑'은 그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이 사라졌을 때, 저절로 빛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자기 마음'이란 것을 가지고 있는 한, 사실상 그 어떠한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답도, 해결책도 나올 수가 없음을 뜻한다. 여러분이 상대를 '자기 마음대로'하려 하는 것처럼, 상대 또한 여러분을 '자기 마음대로'하려 할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라면, 어떤 궁극의 해결책이 있을 수 있겠는가?

허니 상대의 치기어린 마음을 '자기의 치기어린 마음에 맞게' 만들려 하지 말고, '자기 마음'을 잘 추스리시기 바란다. 왜인고하니 이것 이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전혀 없기 때문이다. 상대의 마음을 바꿀 능력이 우리에겐 없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무심(無心)'을 설하시고, 예수님은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라고 하셨단다.
이리니가 오늘 발행한 이 글은 그냥 까맣게 잊으셔도 상관없다. 대신 이 두 분의 걸출한 분들께서 왜 하필이면 저런 가르침을 내리셨는지 잠시나마 숙고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여러분들이 그렇게만 하신다면, 오늘 이 쓸데없이 긴 글이 씌여진 목적은 달성되었다 하겠다. 

   << 자기 마음을 추스를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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